업계 최강자 피코크
2~3년 사이 빠르게 성장한 HMR(Home meal replacement: 간편식)시장에 대해 생각하며 조리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비슷한 생각을 또 한 적이 있었다. 일본의 문화와 산업구조를 따라가는 우리나라의 형태를 보고 대기업은 앞서서 HMR 제품군을 개발해나갔다. 결국 현재는 2011년도 간편식 시장의 2배를 넘기는 정도의 큰 매출 규모를 갖게 됐고, 현재 그 중심에 선 것이 이마트의 피코크(PEACOCK)이다.
피코크는 공작새라는 의미를 가졌고, 위엄과 유연함, 그리고 번영이라는 뜻이 있다(피코크 홈페이지). 피코크는 과거 1970년대 신세계가 자체브랜드로 운영하던 패션상품 상표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 이 명칭을 사용하지 않다가 사실상 2013년에 가정간편식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초기에는 냉동 컵밥을 비롯해서 제품군이 한정적이었다. 시기적으로는 즉석 식품군에서 1위였던 카레의 매출을 컵밥류가 그 매출 규모를 넘기는 정도로 간편식이 뜨고 있었지만, 업계에서 후발주자였던 피코크는 이 시점에 큰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이후에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제품과 계열사인 신세계푸드 그리고 '초마짬뽕'과 같은 맛집과 콜라보 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앞서 말했듯이, 피코크가 있기 이전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브랜드에서 간편식을 내고 있었다. 다만, 기존의 PB(자사 상표)제품들은 유통비용이 적게 들고 마케팅비용 역시 거의 들지 않아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특징이었다. 피코크는 이 부분을 캐치해서, 프리미엄 PB라는 부분을 노렸다. 유명 특급호텔 쉐프를 영입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맛집과 협업하는 등 맛에 집중했다. 그 결과, 가격이 저렴하던 타 PB제품들과 비교하면 가격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맛으로 그 부분을 극복하고 2년 만에 가정간편식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