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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성대 Oct 21. 2022

나를 안다는 게 도대체 뭐야?

#35 진로탐색, 필살기처럼 생각하는 나 알기 짚어보기

왜 스스로를 알고 싶어요?


"왜 스스로를 알고 싶어요?"


"뭔가.. 나를 잘 알고 있으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

"뭘 하고 싶은지 알아가는 게 나 알아가기가 아닐까요? 진로가 막막해서요."

"그냥 다 모르겠어서요.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낮아지고.."



이외에도 참 많은 이유들로 제가 운영하던 프로그램에 찾아와 스스로를 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한결같이 '나'를 알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막연히' 믿고 있었죠.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나를 안다'라는 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어떤 취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망설임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의미에서 나를 잘 알고 있다면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에 별다른 고민 없이, 내게 유익한 선택을 명쾌하게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나 알아가기는 쉬우면서도 또 어려워요.



일상적인 나 알아가기는 상대적으로 쉬워요.


"너 먹는 거 뭐 좋아해?"

"나는 치킨? 고기 같은 거?"


난 치킨이나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이런 수준의 나는 쉽게 알아챌 수 있죠?


이런 취향은 식사 메뉴를 골라야 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돼요.

삶 속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저울질해보면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죠.



무게감 있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내 모습 알기는 다소 어려워지기도 해요.


"넌 뭘 잘해? 넌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야?"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꽤 많은 사람들은 조금 당황할 거예요. 왜 그럴까요?


1. 자주 생각해보지 않아 익숙하지 않아서

대체로 친구 또는 가족들과 일상적으로 저런 질문을 주고받지 않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걸, 자주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잘 알 수는 없겠죠.


'왜 자주 이런 것을 못해봤을까?' 생각해본다면

우선 그럴 필요를 스스로 느끼지 못했을 수 있어요.

또는 필요는 있었으나 원하는 깊이만큼 함께 말할 사람들이 없었을 수도 있고요.


2. 부담감과 나에 대한 책임감

그럴듯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있죠.

나에 대해 설명하는 거니 더 명쾌하게 잘 설명하고 싶기도 하고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니 쪽팔리고 싶지 않기도 하고요.


3. 디테일한 앎을 위한 표현력이 부족해서

느낌을 생각으로 구체화시켜서 표현을 해야 하는데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부족하다면 나를 다 표현할 수 없죠.


표현력은 내가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 이야기와도 관련되어 있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고 이해한다면 우리가 어떤 삶을 삶들을 살 수 있고 그때 어떤 감정들을 느끼며 어떻게 행동하리라 하는 다양한 레퍼런스를 알고 그중 몇 가지를 동경하고 참고하며 그려 쫓아 가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삶들, 내 우주가 작다면 내 상상력과 표현력도 그 크기에 제한을 받는 것 같아요.


이런 표현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더욱 디테일한 나를 알 수 있죠.

"어떤 음식이 좋아?"보다 

"어떤 질감의 튀김, 어느 정도로 촉촉한 살코기, 염지는 어느 정도로 되면 좋아?"

질문에 대한 내 취향을 명확히 알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는데 더 도움이 될 거예요.

뭔가 좀 어려워 보이죠..^^:


그런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요.



나라는 사람은 한 문장으로 절대 정의할 수 없어요. 그래서 초점이 중요해요.


"나는 치킨을 좋아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며 멋진 장소를 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공통점이 없는 음식, 대인관계, 공간의 취향들.

각자 이야기할 수 있는 취향의 영역은 너무 많고 다양해요. 그 취향 하나하나마다 나에 대해 자기소개할 정도의 간단한 문장들만 추려봐도 그 양이 상당할 거예요. 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걸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될까요? 절대 불가능해요.


'나'라는 사람은 정말 다양한 성향과 특징이 모여 만들어진 집합체거든요.


그래서 중요해지는 게 초점이에요.

내 수많은 모습 중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거죠.


내 취업 역량에 대해 알고 싶다면  좋아하고 잘하는 활동, 일하는 환경,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죠.


내 연애 가능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_이상형의 특징, 내 인간적인 매력 등을 알아야겠고요.


요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내가 어떤 요리를 좋아하고 하고싶은지, 요리와 관련해 어떤 센스와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아가는 게 필요하겠죠.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각 초점 별로도 더욱 디테일하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해요.


이러한 초점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꿈,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잡아주는데 그 꿈이 없거나 막연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고

때문에 나를 알아야 하는 상황에도 어떤 면을 어떻게 알아가는지 감을 잡기 어려워해요.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아봐요

언듯 보면 쉬운데, 깊어질수록 복잡해지죠.

무엇이든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나 알아가기는 가장 컨트롤하기 쉬운 존재인 '나 스스로'를 두고 하는 것이니 만큼 나 알기에 대한 욕구와 부지런함만 있으면 시작해볼 수 있어요.


다만 좋은 질문을 던져주도 표현을 도와주고 생각을 더욱 깊게 하게 해 주는 게 어려운데 그런 문제들, 혼자 해결하지 말아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하나씩 해결해가다 보면 어느덧 나라는 사람에게 가까워져 있을 겁니다.


저, 열심히 글 쓰면서 여러분들의 나 알기를 돕고 싶어요. 제가 같은 문제로 꽤 힘들었었거든요. 그리고 도움을 받아 많이 해결하기도 했고요.


첫 글이 좀 길었지만, 다음은 좀 더 간명한 글들로 찾아오겠습니다.


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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