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에도 참 많은 이유들로 제가 운영하던 프로그램에 찾아와스스로를 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만났어요.
한결같이 '나'를 알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막연히' 믿고 있었죠.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나를 안다'라는 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어떤 취향과 가치관을 가지고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지,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망설임 없이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의미에서 나를 잘 알고 있다면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에별다른 고민 없이, 내게 유익한 선택을 명쾌하게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나 알아가기는 쉬우면서도 또 어려워요.
일상적인 나 알아가기는 상대적으로 쉬워요.
"너 먹는 거 뭐 좋아해?"
"나는 치킨? 고기 같은 거?"
난 치킨이나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
이런 수준의 나는 쉽게 알아챌 수 있죠?
이런 취향은 식사 메뉴를 골라야 하는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돼요.
삶 속 다양한 문제들을 놓고 저울질해보면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죠.
무게감 있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내 모습 알기는 다소 어려워지기도 해요.
"넌 뭘 잘해? 넌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야?"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꽤 많은 사람들은 조금 당황할 거예요.왜 그럴까요?
1. 자주 생각해보지 않아 익숙하지 않아서
대체로 친구 또는 가족들과 일상적으로 저런 질문을 주고받지 않죠.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걸, 자주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잘 알 수는 없겠죠.
'왜 자주 이런 것을 못해봤을까?' 생각해본다면
우선 그럴 필요를 스스로 느끼지 못했을 수 있어요.
또는 필요는 있었으나 원하는 깊이만큼 함께 말할 사람들이 없었을 수도 있고요.
2. 부담감과 나에 대한 책임감
그럴듯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도 있죠.
나에 대해 설명하는 거니 더 명쾌하게 잘 설명하고 싶기도 하고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이니 쪽팔리고 싶지 않기도 하고요.
3. 디테일한 앎을 위한 표현력이 부족해서
느낌을 생각으로 구체화시켜서 표현을 해야 하는데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부족하다면 나를 다 표현할 수 없죠.
표현력은 내가 알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 이야기와도 관련되어 있어요.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고 이해한다면우리가 어떤 삶을 삶들을 살 수 있고 그때 어떤 감정들을 느끼며 어떻게 행동하리라 하는다양한 레퍼런스를 알고 그중 몇 가지를 동경하고 참고하며 그려 쫓아 가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삶들, 내 우주가 작다면 내 상상력과 표현력도 그 크기에 제한을 받는 것 같아요.
이런 표현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더욱 디테일한 나를 알 수 있죠.
"어떤 음식이 좋아?"보다
"어떤 질감의 튀김, 어느 정도로 촉촉한 살코기, 염지는 어느 정도로 되면 좋아?"
질문에 대한 내 취향을 명확히 알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는데 더 도움이 될 거예요.
뭔가 좀 어려워 보이죠..^^:
그런데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요.
나라는 사람은 한 문장으로 절대 정의할 수 없어요. 그래서 초점이 중요해요.
"나는 치킨을 좋아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며 멋진 장소를 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공통점이 없는 음식, 대인관계, 공간의 취향들.
각자 이야기할 수 있는 취향의 영역은 너무 많고 다양해요.그 취향 하나하나마다 나에 대해 자기소개할 정도의 간단한 문장들만 추려봐도 그 양이 상당할 거예요.모두 나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걸 한 문장으로 정리가 될까요?절대 불가능해요.
'나'라는 사람은 정말 다양한 성향과 특징이 모여 만들어진 집합체거든요.
그래서 중요해지는 게 초점이에요.
내 수많은 모습 중 어떤 모습을 보고 싶은지를 결정하는 거죠.
내 취업 역량에 대해 알고 싶다면 좋아하고 잘하는 활동, 일하는 환경,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죠.
내 연애 가능성에 대해 알고 싶다면내가 좋아하는 사람_이상형의 특징, 내 인간적인 매력 등을 알아야겠고요.
요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내가 어떤 요리를 좋아하고 하고싶은지, 요리와 관련해 어떤 센스와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알아가는 게 필요하겠죠.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각 초점 별로도 더욱 디테일하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해요.
이러한 초점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꿈,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잡아주는데그 꿈이 없거나 막연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고
때문에 나를 알아야 하는 상황에도 어떤 면을 어떻게 알아가는지 감을 잡기 어려워해요.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아봐요
언듯 보면 쉬운데, 깊어질수록 복잡해지죠.
무엇이든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나 알아가기는 가장 컨트롤하기 쉬운 존재인 '나 스스로'를 두고 하는 것이니 만큼 나 알기에 대한 욕구와 부지런함만 있으면 시작해볼 수 있어요.
다만 좋은 질문을 던져주도 표현을 도와주고 생각을 더욱 깊게 하게 해 주는 게 어려운데그런 문제들, 혼자 해결하지 말아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하나씩 해결해가다 보면어느덧 나라는 사람에게 가까워져 있을 겁니다.
저, 열심히 글 쓰면서 여러분들의 나 알기를 돕고 싶어요.제가 같은 문제로 꽤 힘들었었거든요. 그리고 도움을 받아 많이 해결하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