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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원 Nov 16. 2024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나에게 꿈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꿈: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있었던 날, 수험생보다 교사가 된 지인들이 더 많은 탓에 시험감독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놓고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다. 뒤이어 수능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적정 난이도로 고르게 출제했다"라는 익숙한 브리핑을 뉴스 속보로 접했고, 국어영역의 시험지가 공개되자 수능 필적 확인 문구가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는 곽의영 시인의 '하나뿐인 예쁜 딸아' 중 한 구절이 채택되었고 "눈물이 난다"등의 반응들이 있었다.


저 넓은 세상에서 큰 꿈을 펼쳐라.


  수험생들이 해당 문구를 매 과목마다 정자로 꾹꾹 눌러썼을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울컥하기도 하고, 머지않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로 첫발을 내딛을 수험생들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아 "2010년에 수능을 응시했던 나는 과연 꿈을 펼쳤나?"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나에게 꿈은 어릴 적부터 의사나 판•검사와 같이 직업으로 대표되는 「명사」가 아니라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 동사」였다. '꿈'의 뜻이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다 보니 직업을 꿈으로 갖게 되면 그 직업을 갖는 순간 이상향이 사라져 삶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선 좋아하는 일을 찾으려면 당연히도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지극히도 주관적인 것이기에 본인스스로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또는 잘하는지 등을 깨우쳐야 한다. 어떤 사람은 좋은 성과와 보상이 있는 경우를 좋아하는 일로 생각하는 반면에 누군가는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경우를 좋아하는 일로 여길 수 있다. 이러한 본인만의 기준을 세울 때에는 급작스런 결정이 아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신만의 데이터가 구축된 상태에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경험해 보는 것이지만, 여러 일을 경험해 본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기에 유사한 경험이라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 보아야 한다.


  가령 정부의 정책을 집행해 보고 싶다면 공무원으로 생활해 보며 몰입해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공공기관의 인턴을 통해서라도 '찍먹'을 해보아야 한다. 글로만 이해했던 것들을 눈으로 직접보고 손으로 만져보아야만 좋은지, 싫은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업이 있고 병행할 수 없는 경우라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고리타분한 전공서적을 보며 더 알아가 보고 싶은 분야인지부터 판단해 보아야 하고, 자격증 취득 등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며 데이터를 수집해나가야 한다.


  또, 지금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그 생각은 언제 변할지 모르기에 이를 대비하기도 해야 한다. 당장 나로서도 좋아하는 일을 해오고 있지만, 요즘의 관심사는 '박물관과 미술관'에 향해 있고 뒤이어 '학예'분야에 늦바람이 불고 있다. 이처럼 좋아하는 일이 영원할 수는 없고, 삶의 진행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지식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독서와 같은 작은 일이라도 일단 해보는 게 중요하다. 물론 실패에 따른 매몰비용도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실패를 통해서 얻게 되는 경험력과 알게 모르게 쌓인 지식들도 결국엔 나의 자산이기에 그 가치는 결코 낮지 않다.



식상하지만 결국에 답은 '노력'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에 따른 금전적인 이익도 누리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삶이다. 하지만 이러한 삶에는 불확실하지만 '운'도 따라야 하고, 본인의 '노력' 역시 크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다가도 그 일이 좋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이 경우는 대부분 좋은 성과와 보상이 뒤따랐을 때의 경우이다. 좋은 성과가 나오려면 잘해야 하고 잘하려면 그 일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싫었던 일이 손에 익을 만큼 고인물이 되어야 한다. 결국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의 흥미와 관심이 필요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항상 꿈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꿈이라는 단어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이라는 뜻의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라는 긍정적인 뜻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꿈'이라는 단어에 상반되는 두 가지 뜻이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경험과 긍정적인 경험이 굳어졌기 때문일 것이고, 이는 꿈을 이룬 경험과 이루지 못한 경험이 공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당연스럽게도 꿈의 긍정적인 의미를 쫓아야 하지만, 이루지 못한 꿈도 언젠가는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하고 나는 이 발판의 명칭이 '노력'으로 정의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내 꿈을 펼쳤는지 묻는다면? 나는 "꿈이 현재진행형이라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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