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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리 Feb 03. 2022

이 모든 것들의 시작 : 첫 회사와 첫 퇴사

외국계 F&B 매장 관리자는 어떻게 스타트업에 발을 들이게 되었나?

시작이 있어야 끝도 있듯이 나의 첫 사회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대학시절 파리바게트와 Tim Hortons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 경험이 나를 이끌어, 외국계 F&B 회사의 매장 관리자가 나의 첫 직업이 되었다. 물론 회사의 차이도 있겠지만, 아르바이트 생으로서 봤던 매장 관리자들에 대한 환상은 입사와 동시에 산산조각이 났고 24시간 운영이 되는 매장의 특성상 교대 근무와 주말 근무까지 필수였다. (입사 지원할 때는 교대 근무를 해야 하는 줄 몰랐는데, 입사 후 알게 되어서 약간 취업 사기를 당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는 사실)


첫 회사는 시스템화가 잘 되어있기로 아주 정평이 난 회사였는데, 매뉴얼대로 따라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정말 진부한 표현이지만 일을 하는 내내 한낱 부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삶은 어릴 때부터 도전 정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정해진 규율대로 따르는 회사의 업무 방식이 나와는 맞지 않았고, 의지와 상관없는 매장 발령으로 성과가 나눠지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우연히 대학 동기 A 만났고, 그는 스타트업 창립 멤버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회사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자 스타트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있다며 환상을 마구마구 심어주었다. 그리고  자리가 파할 , 시간이 된다면 본인 회사에서 개최하는 컨퍼런스의 헬퍼가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말한 대로 나는 인생에서 도전 정신을 빼면 논할  없는 부류의 사람이었기에 휴무를 컨퍼런스 날에 맞추겠다고 약속하였다.


대망의 디데이, 그가 나에게 심어준 스타트업의 환상을 체험할 수 있는 날이었다. 그 컨퍼런스에는 온갖 스타트업의 부스들이 다 모여있었고, 직접 눈으로 보니 얼른 로켓에 올라타야 할 것 같은 열망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친구의 빽(?)으로 참석한 애프터 파티에서 만난 파운더, 대표라고 불리는 수십 명의 사람들은 내 상상 속 로켓이 우주 저 멀리로 갈 수 있도록 연료가 되어 주었다. 그날 나는 서울 안의 실리콘밸리에 있었다. 컨퍼런스를 다녀온 후, 아무리 생각해도 이 회사에서의 나의 미래는 없었고 하루라도 먼저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기에 아무런 준비 없이, 막연히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첫 퇴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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