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듯하다가도 빛과 공기가 완연한 가을임을 드러내는 오늘.
템플스테이 이후에 모든 마음이 가벼워졌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 다시 돌아온 일상에서 어떤 마음들이 모여서 불안하기도 하고 그 불안을 느끼며 지치기도 하고, 순간순간 행복한데 또 마냥 기쁘지는 않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잘 지냈냐고 물어보는데, 태연하게 "응, 잘 지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잘 지내는 것 같다고 하길래, 모든 사람의 인생은 '인스타그램에서는 희극, 현실은 비극'이라고 했다. 마치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는 비극'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할까?
친구들도 썩 잘 지내는 것 같지는 않다. 인생은 걱정이 하나도 없이 마냥 행복한 일만 있을 수는 없는 것 같다. 희로애락 모두가 어우러진 것이 인생이겠지, 나의 지금 마음은 힘들고 슬퍼도 좋으니 어서 어디에선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또 막상 일을 시작하면 쉬고 싶다고 생각을 하겠지? 글도 두서가 없는 게 마치 뒤죽박죽 나의 마음 같다.
그렇지만 결론은 항상 힘 내보는 걸로, 이 여유도 언젠가는 곧 끝날 테고 인생사는 새옹지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