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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배우 Jun 20. 2024

2번의 커다란 아쉬움

죽음, 되돌릴 수 없는 단절

새벽 2시에 차를 끌고 화순으로 향했다. 

전날 8시쯤 의사후배와 통화하고 마지막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피곤함을 몰아내고 최선을 다해서 달려갔다. 그리고 3시 30분 잠시 들른 휴게소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카톡을 보니 3시 14분경 소천하셨단다


순간 낙심을 넘어선 낙담이 찾아왔다. 

지난번 나의 연극의 스승이자 30대의 많은 것들과 함께했던 극단의 대표를 떠나보낼 때도

얼굴 한 번 보자는 짧은 통화 후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했었는데

나의 20대를 가득 채워 줬던 아버지 같은 분의 소천을 또 놓치고 말았다


나는 왜 또 늦고 말았는가? 

커다란 실망감이 실패감으로 번지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호흡을 하고 조금 멀리서 내 마음을 돌이켜 보니 

그 실망감은 결국 나를 위한 내 편한 마음을 기다려주지 못한 고인에 대한 서운함이란 사실을 발견했다.


나는 결국 자책으로 남 탓을 하는 마음으로 상황을 벗어나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극단 대표의 죽음에서도 그랬다


그래서 아쉽지 않나?

아쉽다 지금도 나는 아쉽다 조금 더 빨리 이러저러한 핑계를 댈 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아쉽다. 그러나 그 아쉬움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기보다. 그 아쉬움으로 내 옆에 누군가에게 아쉬움이 남을 누군가를 돌아보는 선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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