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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싸한 몽상가 Oct 11. 2016

사진은 순간의 연속이고, 온전한 오늘이다.

Leica

주관적이긴 하지만, 허튼 얘기를 주절거리지 않기 위해 캠페인 내지 콘텐츠와 관련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늘어놓고 있다.

자꾸 의무감이 느껴질수록 나조차도 할 말을 다 못 전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천천히 가고자 한다.



오늘은 카메라에 대한 생각을 좀 끄적여볼까 한다. (실은 최근에... 사실 그 얼마 전에도... 카메라를 바꿨다. 병인가 싶다.)

내 첫 디지털카메라는 그 흔한 캐논도 니콘도 그렇다고 소니도 아닌, 15년 전에는 더욱 드물디 드물었던 펜탁스였다. 렌즈가 막 휙휙 돌아가서 셀카(그때 저 단어가 있었나 싶다...)도 식은 죽 먹기 었던 optio X.

 그 이후로도 그 색감에 홀려 펜탁스의 DSLR을 거쳐 순서는 헷갈리지만 캐논의 명이라 불리던 G2, 니콘의 D80 등 다양하고 목디스크 걸릴만한 묵직한 카메라들을 거쳤다.


그러던 중 첫째가 태어났다. 카메라가 아니어도 이동에 따른 짐들이 이미 나를 지치게 했기 때문에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에 사이즈가 큰 고려사항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폰카인지 디카인지 구분 안 가는 컴팩트함은 싫었고, 계속 보고 싶게 그리고 찍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극해 줄 녀석이 필요했다.


그때 만난 브랜드가 바로!

한 브랜드만 죽어라 파는 <매거진 B>. 그 34번째 브랜드.

라이카 (LEICA)였다.

이미 그 오랜 역사와 카메라 하드웨어 및 사진의 깊이에 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브랜드였고, 그로인해 열광하는 팬들도 넘쳐났다.

하지만 나에겐 그 시작과 가격이 상당한 모험이었다.

물론, BMW와 라이카라고 하면 'M'으로 통하지만- 그 수동의 방식을 참고 극복해 낼 시기가 아니었다. (물론, 돈도 전혀 없었고, 아직도 없음 -_-)


그래서 'X1'으로 아이들이 무지하게 달리기 전까지는 상당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참을 수 없는 AF 속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라이카의 미러리스인 'LEICA T'로 넘어가는 만행을 저질렀고, 다시 렌즈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시작되었다. 스냅용 23mm(실 35mm)와 인물용 35mm(실 50mm)를 차례로 물려보며 전에는 느낄 수 없던 그 쾌적함과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 크진 않지만 알루미늄을 그대로 깎아 만든 바디에 완벽한 최첨단 AF 35mm를 물리니... 그 사이즈와 무게는 어느새 내 초심을 잃어가고 있었고 일상적인 캐리가 용이하지 않았다.

LEICA T / 주미룩스 TL 35mm f1.4 / 주미크론 T 23mm f2.0

 

그리고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이 녀석이 슬며시 자리 잡고 있었다.

풀프레임 똑딱이 <Leica Q>

결국, 이래저래 매일을 고민하게 될 또 다른 스트레스에 뒷걸음질치고 있을 때쯤, 이미 녀석은 내게 와 있었다.


조리개 값 1.7짜리 28mm 렌즈가 고정된 풀프레임 똑딱이

빛의 마술사


LEICA에서 summilux의 위와 동일한 렌즈만 구매하려고 하더라고 약 800만 원 수준이기 때문에-

'렌즈를 샀더니, LEICA Q 바디를 그냥 주더라.'라는 유저들 사이에 유머가 있다.


어정쩡 할 것 같던 28mm의 어색한 화각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 하였고,

스냅용, 풍경용, 인물용 어느 면에서 나 활용성이 충분한 이런 팔방미인인 렌즈뿐만 아니라,

상당한 휴대성과 셔터에 계속 손을 올리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 그리고 엄청난 AF 속도는 매일같이 우리의 오늘을 담기에는 여전히 너무 환상적이다.


※ 최근의 결과물 몇 컷은 이 글의 마지막에 가지런히 놓아두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요즘의 LEICA에 대해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훑어봤으니,

진짜 LEICA에 대한, 그 헤리티지와 진정성 짙은 광고 그리고 캠페인 얘기로 들어가 보자.


먼저, [LEICA M-MONOCHROM "Soul"] 캠페인.

이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Leica store가 진행했던 캠페인으로 2013년 칸 광고제 Film 부문 silver 그리고 Film Craft 부문에서 Gold를 수상했다.

LEICA - M-MONOCHROM "Soul"

M-MONOCHROM은 35mm 기반의 흑백사진을 담아내는 디지털카메라인데, 영상을 보면 과거 LEICA Ⅲ가 다큐멘터리와 같은 나레이션과 함께 영상의 주인공으로서 이끌어 간다. 영상 내내 전장의 일선에서 숱한 장면들을 담아내던 활약과 LEICA Ⅲ만의 Tone & Moode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LEICA M-MONOCHROM으로의 환생을 얘기한다.


LEICA M-MONOCHROM이 LEICA Ⅲ의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 디지털로 환생했다는 메시지는 당시의 가슴 시린 감성과 함께 완벽하게 우리에게 전달된다.




다음은 2015년 칸 광고제 Film 부문 Grandprix를 수상한 [LEICA 100 주년 기념 포트폴리오 캠페인]

100


이 역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Leica store가 진행했던 캠페인이다.

Leica "100" via La Vida Leica


이는 라이카를 사용하는 로버트 카파,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 여러 유명 사진작가들이 담은 역사적 순간을 오마주 하여 탄생시켰다.


Apollo 11 Astronaut Buzz Aldrin on the Moon by Neil Armstrong/NASA"Raising the Flag on Iwo Jima" by
"Migrant Mother" by Dorothea Lange
"VJ Day, 1945" by Alfred Eisentaedt
"Behind the Gare St. Lazare" by Henri Cartier-Bresson

보다 자세한 Scene List 및 설명은 여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카 광고제에서 한 심사위원이 이렇게 얘기했다.

필름 메이킹의 완벽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필름 메이킹에 소재가 된 필름은 라이카만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LEICA는 단지, 빨간딱지라 불리는 로고 때문에 열광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단지, 과거의 소중했던 그리고 역사적이었던 순간들을 함께했던 카메라가 아니다.

누군가의 그리고 한 때 장면의 순간순간을 담아내는 카메라 그리고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순간의 확장을 통해 온전하게 오늘을 기억하게 만드는 힘은 라이카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by LEICA Q

※ 단지, 셔터 누르기만을 좋아하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보정 tool도 다룰 줄 모르는 풋내기랍니다.






Creative,

아는 만큼 떠오른다.

- 알싸한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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