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주관적이긴 하지만, 허튼 얘기를 주절거리지 않기 위해 캠페인 내지 콘텐츠와 관련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함께 늘어놓고 있다.
자꾸 의무감이 느껴질수록 나조차도 할 말을 다 못 전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천천히 가고자 한다.
오늘은 카메라에 대한 생각을 좀 끄적여볼까 한다. (실은 최근에... 사실 그 얼마 전에도... 카메라를 바꿨다. 병인가 싶다.)
내 첫 디지털카메라는 그 흔한 캐논도 니콘도 그렇다고 소니도 아닌, 15년 전에는 더욱 드물디 드물었던 펜탁스였다. 렌즈가 막 휙휙 돌아가서 셀카(그때 저 단어가 있었나 싶다...)도 식은 죽 먹기 었던 optio X.
그 이후로도 그 색감에 홀려 펜탁스의 DSLR을 거쳐 순서는 헷갈리지만 캐논의 명이라 불리던 G2, 니콘의 D80 등 다양하고 목디스크 걸릴만한 묵직한 카메라들을 거쳤다.
그러던 중 첫째가 태어났다. 카메라가 아니어도 이동에 따른 짐들이 이미 나를 지치게 했기 때문에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에 사이즈가 큰 고려사항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폰카인지 디카인지 구분 안 가는 컴팩트함은 싫었고, 계속 보고 싶게 그리고 찍고 싶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극해 줄 녀석이 필요했다.
그때 만난 브랜드가 바로!
라이카 (LEICA)였다.
이미 그 오랜 역사와 카메라 하드웨어 및 사진의 깊이에 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브랜드였고, 그로인해 열광하는 팬들도 넘쳐났다.
하지만 나에겐 그 시작과 가격이 상당한 모험이었다.
물론, BMW와 라이카라고 하면 'M'으로 통하지만- 그 수동의 방식을 참고 극복해 낼 시기가 아니었다. (물론, 돈도 전혀 없었고, 아직도 없음 -_-)
그래서 'X1'으로 아이들이 무지하게 달리기 전까지는 상당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얼마 전 참을 수 없는 AF 속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라이카의 미러리스인 'LEICA T'로 넘어가는 만행을 저질렀고, 다시 렌즈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 시작되었다. 스냅용 23mm(실 35mm)와 인물용 35mm(실 50mm)를 차례로 물려보며 전에는 느낄 수 없던 그 쾌적함과 상당히 괜찮은 결과물들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 크진 않지만 알루미늄을 그대로 깎아 만든 바디에 완벽한 최첨단 AF 35mm를 물리니... 그 사이즈와 무게는 어느새 내 초심을 잃어가고 있었고 일상적인 캐리가 용이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이 녀석이 슬며시 자리 잡고 있었다.
결국, 이래저래 매일을 고민하게 될 또 다른 스트레스에 뒷걸음질치고 있을 때쯤, 이미 녀석은 내게 와 있었다.
조리개 값 1.7짜리 28mm 렌즈가 고정된 풀프레임 똑딱이
빛의 마술사
LEICA에서 summilux의 위와 동일한 렌즈만 구매하려고 하더라고 약 800만 원 수준이기 때문에-
'렌즈를 샀더니, LEICA Q 바디를 그냥 주더라.'라는 유저들 사이에 유머가 있다.
어정쩡 할 것 같던 28mm의 어색한 화각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 하였고,
스냅용, 풍경용, 인물용 어느 면에서 나 활용성이 충분한 이런 팔방미인인 렌즈뿐만 아니라,
상당한 휴대성과 셔터에 계속 손을 올리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 그리고 엄청난 AF 속도는 매일같이 우리의 오늘을 담기에는 여전히 너무 환상적이다.
※ 최근의 결과물 몇 컷은 이 글의 마지막에 가지런히 놓아두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요즘의 LEICA에 대해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훑어봤으니,
진짜 LEICA에 대한, 그 헤리티지와 진정성 짙은 광고 그리고 캠페인 얘기로 들어가 보자.
먼저, [LEICA M-MONOCHROM "Soul"] 캠페인.
이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Leica store가 진행했던 캠페인으로 2013년 칸 광고제 Film 부문 silver 그리고 Film Craft 부문에서 Gold를 수상했다.
M-MONOCHROM은 35mm 기반의 흑백사진을 담아내는 디지털카메라인데, 영상을 보면 과거 LEICA Ⅲ가 다큐멘터리와 같은 나레이션과 함께 영상의 주인공으로서 이끌어 간다. 영상 내내 전장의 일선에서 숱한 장면들을 담아내던 활약과 LEICA Ⅲ만의 Tone & Moode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마지막에는 LEICA M-MONOCHROM으로의 환생을 얘기한다.
LEICA M-MONOCHROM이 LEICA Ⅲ의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 디지털로 환생했다는 메시지는 당시의 가슴 시린 감성과 함께 완벽하게 우리에게 전달된다.
다음은 2015년 칸 광고제 Film 부문 Grandprix를 수상한 [LEICA 100 주년 기념 포트폴리오 캠페인]인
100
이 역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Leica store가 진행했던 캠페인이다.
이는 라이카를 사용하는 로버트 카파,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 여러 유명 사진작가들이 담은 역사적 순간을 오마주 하여 탄생시켰다.
보다 자세한 Scene List 및 설명은 여기서 확인이 가능하다.
카 광고제에서 한 심사위원이 이렇게 얘기했다.
필름 메이킹의 완벽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 필름 메이킹에 소재가 된 필름은 라이카만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LEICA는 단지, 빨간딱지라 불리는 로고 때문에 열광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단지, 과거의 소중했던 그리고 역사적이었던 순간들을 함께했던 카메라가 아니다.
누군가의 그리고 한 때 장면의 순간순간을 담아내는 카메라 그리고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순간의 확장을 통해 온전하게 오늘을 기억하게 만드는 힘은 라이카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by LEICA Q
※ 단지, 셔터 누르기만을 좋아하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보정 tool도 다룰 줄 모르는 풋내기랍니다.
Creative,
아는 만큼 떠오른다.
- 알싸한 몽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