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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준 Apr 24. 2019

세계 미래보고서 2055

박영숙 교수의 유엔미래보고서 2017년 최신판

[국내 도서 > 경제/경영 > 경제 일반 > 경제 전망]

박영숙, 제롬 글렌 지음 |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01월 20일 출간


  2055년이면 65세 이상이 되어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된다. 그때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고 인생의 로드맵을 그려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미래의 가치를 이해하고 투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다. 세계 미래보고서는 미국 워싱턴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미래를 연구하는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산출물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약 3,500여 명의 전문가들이 SoFi(State of Future Index), RTD(Real Time Delphi), 퓨처스 휠(Futures Wheel), 시나리오 기법 등 다양한 미래예측 기법을 활용해서 미래를 예측한다. 뿐만 아니라, 이 다양한 직업군(정부 공무원, 기업인, 학자 등)의 전문가들은 국제 사회에 필요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기회와 위기도 분석해서 필요한 정책 및 전략을 제안한다. 


  책에서는 먼저 2016년에 현실이 된 30년 전 예측 기술 10가지를 소개한다. 그런데 이 내용은 제목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30년 전의 예측한 걸 맞춘 게 아니라 이슈가 되었던 기술들에 대한 소개가 더 적합해 보인다. 어디에서도 30년 전에 예측했다는 증거는 확인할 수 없었다. 평소에 뉴스를 눈여겨봤던 사람이라면 별로 특별한 내용은 없다. 


마침내 인공지능이 인간 바둑 고수를 이겼다.

자율주행차가 인간 없이 거리를 누빈다.

유전적으로 세 명의 부모를 가진 아기가 출생했다.

한 소녀가 극저온 상태에 보존되었다.

473개의 유전자를 가진 인조 생명체가 탄생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피'

인간과 기계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가상현실 기술에 거대한 마켓이 생겼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용량이 153 기가와트를 기록했다.

핵융합을 위한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다.


  조금 놀랄만한 얘기는 그다음부터 나온다. 2055년의 세계를 7가지의 그래프와 도표로 정리했다. 앞서 말한 기술들을 이용해서 예측한 결과로 보인다. 그래프와 도표가 잘 나와있어서 여기에 공유한다.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들도 있다. 


1. 2055년까지 인도는 미국을 추월해 세계 2대 경제국이 된다. 3대 경제국인 중국, 인도, 미국과 나머지 세계와의 격차는 다음 몇십 년 동안 더 커진다.

출처. 세계 미래보고서


2. 영국은 더 이상 세계 10대 경제국에 포함되지 못한다. 영국은 2055년 11대 경제국의 자리에 위치한다.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의 순위가 크게 오를 것이며 나이지리아의 경우 20위에서 9위로 상승한다.

출처. 세계 미래보고서


3. 현재 개발 도상국들이 GDP의 측면에서 G7 국가들을 앞지른다. 2055년이면 E7 경제국(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인도네시아, 터키)의 GDP 총합은 G7 경제국(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의 GDP 총합을 능가한다.


4. 기독교는 여전히 지배적인 종교이다. 그러나 이슬람교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가 된다.


5. 세계 인구는 96억 명에 이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계속 증가하는 인구는 식량 부족과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6. 인간은 더 오래 살게 된다. 2055년 평균 기대 수명은 76세가 된다.


7.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은 점차 증가한다. 2010년 세계는 약 33 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냈다. 2050년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55.87 기가톤에 이른다.


  다음으로 2055년 미래 주요 키워드 5개가 나온다. 


기본소득의 보편화

의회의 소멸과 정부의 축소

전 세계 1일 생활권

에너지를 비롯해 무료화되는 의식주

우주 식민지


  앞의 7가지 그래프와 도표보다 훨씬 기대되는 미래이다. 기본소득 제도 덕분이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자아실현을 위해서만 일하게 된다고 한다. 일자리는 대부분 프리랜서로 바뀌고 정규직은 노예나 다름 없어진다. 지금도 노예이지만, 미래에는 1년에 2~3개월, 하루에 2~3시간 일하게 된다고! 정말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그 시점에 65세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해지는 건 2030년부터 풍요의 시대가 도래해 의식주, 교통, 에너지, 교육 등이 모두 무료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헬조선도 가능할지는 의심스럽다. 하지만 진짜 이런 미래가 온다면 지금부터라도 일하느라 밤새고 몸을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먹을 거 다 잘 챙겨 먹고 운동도 해서 조금이라도 몸을 건강하고 젊게 유지하는 것이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서 신직접민주주의가 나타나고, 한 곳으로 몰리는 권력이 분산되어서 지금의 북유럽처럼 대부분의 정부는 작은 권력만을 갖게 된다. 국가는 시스템이 운영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역할로서 존재하게 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100년이 지나도 무리일 거라는 비관적인 생각부터 든다.


  아주 빠른 시속 3,000킬로미터 속도의 하이퍼루프 진공 자기 부상 열차로 인해서 전 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된다고 한다. KTX보다 몇 배는 비싸서 못 타겠지만 풍요의 시대를 타고난다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완벽한 가상현실이 나타나 아바타를 이곳저곳으로 보내서 1인 기업으로 먹고사는 자영업자들도 보편화된다. 개개인의 의사소통은 텔레파시를 이용하고, 비트네이션 같은 많은 정부대행 서비스 업체에서 각자 소유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 유행한다. 가상현실이 완벽하게 발전하게 되면 영화 '매트릭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여서 그리 달가운 미래는 아니다. 결혼 제도는 소멸하고 여러 사람과 느슨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는데 벌써 '폴리아모리'라는 형태의 연애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내가 보기엔 바람피울 핑곗거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에너지를 비롯해 무료화되는 의식주는 우주 태양광 기술의 발전과 철강보다 싸고 강한 그래핀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결국 기술 발전으로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대신 해수면 상승으로 에너지 섬이라는 것이 둥둥 떠다닌다고 한다. 영화 '워터월드'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주 식민지는 달 식민지와 화성 식민지를 말한다. 태양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커짐에 따라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반면 화성은 더 따뜻해져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될 수 있다. 어떤 기준이 될지 모르겠지만 화성으로 가는 데에 우선순위가 있다면 우리 자식들은 지구에서 불타서 죽을 확률이 높다. ㅜ.ㅜ 하지만 양자컴퓨터의 개발로 수조 배로 빠른 컴퓨터를 이용하며, 생명체의 원거리 순간이동도 가능해지면 내 염색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


  이후에는 3년 안에 이루어질 큰 변화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책이 나온 지 3년이 아직 안 되었기 때문에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내용들이고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해당 내용은 목차로는 확인할 수 없기에 소제목들만 간단하게 정리했다. 


사물인터넷 분야

무선 네트워크 밀도: 메가비트당 가격 급락과 와이파이의 종말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의 기하급수적 증가

위성을 통한 글로벌 인터넷 연결

광대역과 온보드 센서들을 갖춘, 머리에 쓰는 기기들의 발전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혼합현실 분야

화면 해상도가 두뇌의 시각적 입력과 같아진다.

아이트래킹 기술로 모든 것이 조종 가능하다.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의 얼굴인식 기술, 실제 외모를 그대로 옮겨준다.

가상현실은 컨퍼런스, 교육, 여행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디스플레이와 스크린의 종말


드론 분야

드론은 점차 첨단 스마트폰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

감지 및 회피 기술이 소비자용 드론에 표준화된다.

지구의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드론의 데이터 수집 및 사용 용량은 위성을 능가한다.

드론은 와이파이와 비슷하게 된다.


3D 프린팅 분야

개인화된 영양 공급이 새로운 종류의 3D 프린터를 창조한다.

신발과 옷감의 프린트는 패션과 소매업을 붕괴시킨다.

혼합 소재의 완성품 프린팅이 한 번에 이루어진다.

박스 안의 공장

3D 프린터로 인간의 기관과 조직을 인쇄하는 미래


AI 로봇 분야

스마트폰 모듈은 로봇을 위한 슈퍼컴퓨터의 한 부분으로 연결된다.

로봇을 위한 클라우드 내에서의 공유 학습

협력형 로봇의 활용

신경으로 통제되는 인공기관

노인들을 돌보는 로봇


생명의학 분야

신체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기기의 일상화

미싱 링크를 해결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가위 '크리스피' 기술

3D 프린팅 되는 인공기관

신경가 직접 연결되는 전자 기기


  여기까지 나온 내용들은 책의 50페이지 정도만 읽으면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책에서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은 앞에서 간략히 나온 주제들을 더 자세하게 다룬다. 1~6장은 책의 목차를 보고 관심 있거나 신기해 보이는 부분들만 골라서 읽어도 충분하다. 마지막 7장은 15대 지구촌 도전 과제의 대안들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마지막 부분은 읽어보면 앞에서 나온 미래가 올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도전 과제들은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이 세상을 한 단계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주의 깊게 읽고 가장 풀고 싶은 문제를 정해 보는 것도 좋다. 15대 지구촌 도전과제는 아래와 같다.


지속 가능한 개발과 기후변화 대응

깨끗한 수자원 확보

인구 증가와 자원의 균형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글로벌 미래예측과 의사결정 개선

정보통신 기술의 글로벌 컨버전스

빈부 격차 해소

의료 보건 문제의 개선

교육과 학습의 미래

민족분쟁

여성의 지위 향상

초국가적 조직범죄 퇴치

에너지 수요 증가

과학기술의 발전

윤리적 의사결정


  책에서 마지막까지 방대한 범위의 주제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책만 읽어서는 완벽한 통찰력을 얻기는 힘들다. 그래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존에 가지고 있던 통찰력이 증가하기는 한다. 평소에 SF 장르를 즐긴다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소설과는 다르게 구체화된 내용과 관련된 연구성과들을 알려주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어서 더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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