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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준 May 07. 2019

너의 하루를 안아줄게

걱정 마, 그 꿈들은 결국 너의 삶이 될 테니

[국내 도서 >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 에세이]

최대호 지음 | 넥서스 BOOKS | 2018년 03월 10일 출간

  이 시집은 사랑이 뭔지 궁금했던 시기에 구매했던 책들 중의 하나이다. 좋은 감정, 사랑하는 감정은 무엇이고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제목은 위로에 가깝지만 목차를 보면 연인에게 해줄 법한 말들뿐이다. 사회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로하려는 척했지만 저자는 애인을 안아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랑 얘기뿐이다. 책의 프롤로그와 첫 번째 챕터의 제목까지는 위로를 하려는 것 같다가 그 이후부터는 달달한 문장들이 쭈욱 이어진다. 애인이 없어서 힘든 사람이라면 이 시집을 읽고 위로는커녕 낚였다고 화를 낼 수 있으니 솔로라면 주의하길 바란다. 


  시집의 저자를 보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책에 나오는 일러스트와 중간중간에 나오는 사진들이 시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 비싸게 팔리는 다이어리 속지처럼 색이 튀지 않고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림을 누가 담당했는지는 책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저자가 시도 쓰고 일러스트도 그린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책에 나오는 시들도 좋지만 한 장 한 장 감성이 느껴지는 일러스트 때문에 이 책을 살 확률이 더 크다. 그런데도 그림을 누가 그렸는지 나와있지 않은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진집이나 일러스트집에 시를 적당히 뿌린 듯하다.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속지를 가진 다이어리 같아서 책의 여백에 곱상하게 메모를 남겨서 연인에게 선물해주기에 좋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해냈지?'라는 생각보다는 '맞아. 그렇지'라고 공감하게 되는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이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이고 두껍지 않아서 휴가철에 선배드에 누워서 읽기에 적당하다. 저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읽는 이가 남자라면 책을 읽는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했을 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연인에게 쓸 달달한 표현 모음집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훨씬 눈에 잘 들어온다. 책의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all about me book'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두 페이지 가량의 공간도 제공한다. 여기에 편지를 써서 연인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제목 하나에 다른 폰트로 두 개의 시가 나온다. 내용을 보면 두 개의 시인 것 같기도 하고 제목이 하나라서 합쳐진 하나의 시 같기도 하다. 이 중에서 그림과 함께 짤막하게 나오는 시들이 좀 더 간결하고 임팩트 있다. 읽어보면서 공감이 많이 갔던 시들을 아래에 공유한다.




좋아해요


딱 좋은 오늘

딱 좋은 바람

딱 좋은 온도


그리고 

딱 좋은 너와.




한 스푼


누군가 나에게

아메리카노를 주었어.


나는 쓴 커피는

안 좋아하는데


시럽은 없고

그냥 마시기에는 너무 써서


네 생각을 넣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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