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명도 언젠간 사라진다. 돈도. 예술 작품도. 부동산의 가치도.
아프리카의 원숭이들이 도구를 이용해 과일을 깨트려 먹는데
이미 구석기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수준으로 도구를 만드는 걸 포착했다.
돌과 돌을 깨트려 좀 더 뾰족이 만든다던가 하는 것이 초기 구석기 인들이 만든 도구와 유사했다.
그 기술을 쓰는 원숭이들이 후손에게 알려줘서 기술이 전해질지가 관건이긴 한데, 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면 아마 자손과 이웃에게 기술을 알려주고 발전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250만 년 후엔 지금의 원숭이들 후손은 지금의 호모 사피엔스들과 같은 문명을 이룩할지도 모른다.
이미 늙은 항성에 속하는 '태양'은 약 100억 년의 수명에서 이미 50억 년을 살았고, 30억 년 뒤에는 소멸 준비를 한다. 그땐 이미 태양이 수성과 금성을 먹어치우고 커져버려 지구는 불타고 있을 것이다.
인류는 훨씬 그 이전에 이미 지구에서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인류가 이룬 이 문명도, 경제 시스템도, 가치 있는 예술들도 모두 잿더미가 될 것이다.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는 매 순간 시속 40만킬로의 속도로 우리 은하로 다가오고 있다.
약 40억년 후에는 우리 은하와 부딪쳐 초신성이 되고, 거대 블랙홀이 만들어지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이 모든 것은 무의미해질 것이다.
과학이 알려주는 숫자라던가 '팩트'를 읽다 보면
지금의 내 고민이 참 사소해 보인다.
직업이 없이 집에서 애들만 키우고 있어서 뒤처지는 기분이 들고 위축돼요.
-30~40년 뒤엔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는데. 이 소중한 하루하루를 이렇게 걱정으로 없애 버린다고?
남들은 다 재테크다, 주식으로 돈 벌었다, 코인으로 갑부가 되었다,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한다, 등등 앞서 나가는데 난 소설책 읽고, 내가 만든 가상의 인물들이 사랑에 울고 웃는 대사들을 쓰면서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걸까요? 나도 경매 공부를 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삼전 주식'이라도 한 주 사놔야 하나, 나만 세상모르고 순진하고, 돈 공부 안 해놓으면 너무 가난하게 살면서 아이들한테 미안한 부모가 될 것 같아 불안해요.
- 200년 뒤엔 이런 화폐 체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며, 무엇이 자산가치가 될지 모르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나'라는 가치를 올리는 데 좀 더 집중해!
글을 쓰고 있지만 이번 공모전에도 안되면 어떡하죠? 난 평생 이렇게 준비만 하다 내 인생을 다 보내고 별 볼 일 없는 인간으로 끝나버릴 것 같아 무서워요.
- 2000년 정도 지나면 인류가 지구에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네가 무슨 걸작을 쓴들 잊히고 없어질 걸, 뭘 안달복달하고 그래?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거 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진다면' 걱정을 '해야지만' 걱정은 '할수록 늘어난다.'
불안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나는 언젠간 죽고, 내 모든 것은 사라지고, 내가 사라지면 세상은 끝나는 것이다.
내가 없는 세상이 대체 내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물론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내길,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도 잘 살기야 바라지만, 그건 그들의 몫이고 인생의 무게일 뿐.
숫자는 중요하지만 숫자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당장 한두 시간 후의 일도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 몇 만년.. 몇 백만 년.. 일을 끌어다가 지금의 모든 내 인생의 할 일과, 할 수 있는 것들에 '어차피 무의미해질 일~' 이라며 치부하고
지금의 내가 준비하는 자격증 공부라던가, 글쓰기, 방 청소, 빨래를 돌리고 너는 일 모두가 할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몇백억 부자가 되는 것과 몇 천 원에 고민하며 소비하는 아줌마로 살아가는 것에 큰 의미를 두거나, 의기소침해하지 말란 것이다.
...라고 열심히 글을 썼지만, 그래도 돈은 늘 아쉽고, 누가 부자가 됐다는 소식은 괜히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불편해지고,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이런 글을 또 길게 쓰게 되는 것이다.
만 광250만년 후엔 새로운 인류가 생길 것이고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는 시속 140킬로로 다가오고 있다.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 은하는 시속 140킬로로 다가오고 있다.0만 광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