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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Jul 09. 2021

착한 선택은 사실은, 생각의 포기였음을...

원래 이기적인 인간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게 옳다.

딸만 넷인 가난한 집에서의 장녀로서 돈을 아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착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용돈을 아껴 필요한 학용품을 사고

책값을 달라하기도 미안해서 친구 책을 빌려 복사본을 썼다.

전공도 부모님을 위해서 선택했고

집에서 대학을 다녔기에 부모님이 외박을 하면 걱정하실까 봐 데뷔한 작가들과의 중요한 워크숍에서도 중간에 빠져나오는 노력을 했지만

결과는 난 불행해졌고, 무능하기에 남을 원망하는 못난 인간이 되었다.


착할 수 없는 인간이 착한 일이라 착각하며 선택해온 삶이란

사실 내 삶에 대한 생각을 포기했던 것일 뿐

이기적인 선택만이 날 구원할 수 있었음을 너무나 늦게 깨달았다.


착한 선택이라 생각한 내 삶의 선택들로 인해

나 스스로 내 팔자를 꼬았을 뿐

(어언제나 누우구나 지 팔자는 지이가 꼬는 법이다.)

동생들과 부모님께 오히려 더 짐이 되고 걱정거리가 되었지.

전혀 집 안에 보탬이 되질 못했다.

그러면서 난 집안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했다고 착각하며 살았다.


신랑과 아이들과 살고 있는 지금도,

나의 자발적인 그들에 대한 봉사와 희생은 나 또한 행복하게 만들지만

억지로 착한 척 하다가 항상 혼자 울분에 휩싸이게 된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한 것이다.


돈은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식물처럼, 번데기처럼 웅크리고 가만히 있으면서 매몰비용으로 벌지 못한 돈보다

청춘을 낭비한 것이 더 아깝고 너무나 속상하다.


아들이 없는 우리 부모님은 여태 지인에게 했던 자동차보험을 다이렉트로 갱신하는 것도 사위의 힘을 빌려야 한다

딸들도 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사위가 더 믿음직스럽나 보다


일하고 싶다. 아니 지금도 일은 하고 있지.

그럼 돈을 받는 일을 하고 싶다.

졸업 전에 취업한 동기가 한 말이 있다

"내가 돈을 주는 위치면 즐거울 수 있고

내가 돈을 받는 위치면 힘든 게 당연하다."

(이 말의 핵심은 돈을 줄 땐 '즐거울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고'

돈을 받을 땐 '무조건 힘든 것'이다.)


하지만 그 녀석이 간과한 게 있다.

돈을 받는 일을 얻고 싶어도 못할 때는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수치심으로 괴로운 것을.


질투는 꽤나 자기 발전에 유용한 도구다.

질투를 한다는 건 내가 갖지 못한 남이 가진 것을 욕망한다는 뜻이기에

적절한  노력이 있다면  발전에 도움이 된다.


내가 질투하는 그들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왜 질투하는지도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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