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네 말투에 너무 서운해져, 어린아이처럼 울먹거리게 돼. 늘 니가 걱정되고, 아프다는 말에 하루 종일 염려되고 그래서, 오랜만에 만났을 때 좋은 음식이라도 먹이고 싶은데. 어린아이처럼 입에 맞지 않으면 맛보려고도 안 하는 네가 너무 야속해. 약이라고 생각하고 먹어주면 좋을 텐데, 왜 하지 말라는 음식을 해왔냐며 짜증 담은 말투로 쏘아붙이기까지 하니 속상함을 넘어서서 무안하기까지 하더라.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것뿐인데. 대신 아파줄 수도 없으니 말야.
가끔 있잖아.
당신이 억지를 부릴 때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당신 말과 행동이 모두 틀렸다고 어깃장을 놓게 돼. 오늘도 그랬어. 나는 먹지 않을 거라고 애써서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장어탕을 만들어 왔잖아. 몸에 좋은 것은 아는데, 내키지 않는 걸 어떻게 해. 그래서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 온 건지.
당신의 정성을 알기에 더 화가 났어. 입에 대지도 않을 음식을 나를 위해 애써 만든 당신이 너무 답답했어.
양쪽의 입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실은 그 말속에 서로를 향한 염려와 배려가 있음을 알게 돼. 서로가 상대 마음의 발로를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진심은 저 깊이 묻어두고 퉁명함을 담은 말만 먼저 튀어나와 서로를 할퀴었을 뿐이지.
그런데 말야. 아무리 굉장한 선물이라도 전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잖아. 그러니까 당신의 마음도 맞다고 그렇게 한 번 인정해 주면 안 될까.
-당신이 걱정하는 마음도 맞다고. 그런데 내가 먹기가 너무 힘들다고.
-니가 염려하는 마음은 알겠다고. 그런데 약이라고 생각하고 한 입 먹는 시늉이라도 해주면 좋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