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목
어떤 밤,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는데 글이(강아지)가 내 발목을 베고 아주 편히 자고 있는 게 느껴졌다. 글이의 목선과 내 발목의 굴곡이 아주 딱 맞아떨어지는 기분 좋은 느낌.
그때 나는 내게도 발목이 있다는 걸 다시금 알았다. ‘아, 나한테도 발목이 있었지!’
내 발목이 꽤나 쓸모 있고 가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평소엔 내 존재를 잘 모르겠다. 그런데 가끔씩 나의 구석구석을, 나의 부분을 알게 해주는 느낌, 잠깐의 순간들이 있다.
내게 가까워지는 그런 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