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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Mar 04. 2024

집짓기 17주 차

보이지 않는 작업이 지속되는 중 feat. 이웃민원

80일 차 2024년 2월 26일 월, -1도/10도

1. 금속계단 제작의뢰
2. 내장 목공 작업 전기 입선 이후로 조정
3. 이건창호 제작도 검토

명일 : 외벽 우수 드레인 임시 배관 / 옥탑 천정 빗물 유입 방지 포장설치


창호 제작도 확인한 조소장님이 최종 확인요청 메일을 보내왔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회신해야겠다. 빌트인 냉장고로 보일러의 위치, 세탁기 수전의 배치까지 골치 아픈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될 것 같다. 얼음정수기를 포기한 보람이 있네. 지금처럼 부지런히 얼려 먹으면 되지 뭐.



81일 차 2024년 2월 27일 화, 1도/10도

이웃민원 대응 (주차문제, 비산먼지와 소음, 지붕과 물받이 먼지, 담장 일부 크랙 발생)

기초와 골조공사가 끝나고 민원도 끝인 줄 알았건만, 이웃에서 다시 민원이 들어왔다. 주택들이 거의 맞닿아 있는 인접 건물들이다 보니 피하기 어렵기도 한 듯하다. 다행히 대부분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아니어서 내일 현장에서 조소장님 포함 대책 논의를 하고 대응 계획을 세울 모양이다. 혹시나 있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인접건물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던 터라 담장 크랙은 조사 기록을 확인해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일찍 어젯밤 조소장님의 메일에 회신할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나질 않아 다시 늦은 밤이 되고 말았다. 혹시나 현장에서 기다릴까 내용을 확인하고 회신하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지금까지는 여유롭게 현장을 구경하는 정도였으면 이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재바르게 고민하고 답할 차례가 된 거 같네.


(1) 창의 개폐 방향, (2) 턴 앤 틸트창의 방충망 형태, (3) 창호 프레임 색상 (샴페인브론즈 champagne broze) 확인인데, 원래 도면과 비교하면서 실제 창을 여닫는 걸 혼자 시뮬레이션하면서 확인하다 보니 (1)번에 시간이 좀 걸렸다. 4층 서재 창만 수정요청을 드렸다. 방충망은 고정 또는 슬라이드인데, 고정에 특별한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해 주셔서 슬라이드로, (3)은 조소장님과 함께 이건창호 쇼룸을 방문해서 직접 봤던 거라 잊고 있던 이름과 색상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본 정도이다.

참고로, 알루미늄 창호는 다양한 색상칩이 샘플로 제공된다. 그런데, 칩으로 보는 색상과 프레임 전체에 적용된 느낌이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창에 적용된 샘플을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나 역시 컬러칩으로 고른 색상과 창호 샘플로 확인하고 최종 선정한 색상이 꽤 달랐다.


유리는 투명 삼중 로이 유리이고 샘플을 확인할 수 있게 현장에 비치될 예정이다. 미리 설명을 듣기로는 로이 유리는 아지랑이처럼 약간의 왜곡이 느껴지고 색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는 유리원판에 복사열의 원인이 되는 적외선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특수금속막(보통 은)으로 코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쇼룸에서는 프레임을 열심히 보느라 유리는 대충 봐서 여러 겹의 유리로 가공되어 단열효과가 좋아 보인다는 기억만 있다.



82일 차 2024년 2월 28일 수, 3도/10도

1. 설계. 감리협의 (뒷집민원 / 내외장 창호 / 재료분리대 마감)
2. 내장목공~목문제작. 건식벽체 재료 마감 협의

명일 : 금속 - 레이저 가공 중. 가공철판 ㄱ자 계단모형 공장 제작 후 월요일(3/3)부터 시공 / 설비.전기 - 현장 미시공분 마감 후 화요일(3/4) 작업시작


이른 아침부터 현장에서 민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걸 보았으나, 출장길이라 물어볼 시간도 없이 나왔는데 민원을 재기한 이웃에게 처리 방법까지 잘 설명해서 대응한 것 같다. 그에 대한 답이 온 거 같진 않지만 큰 이슈로 문제가 커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문제가 될 부분 없이 제도에 맞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도 한 몫했으리라 짐작된다.


금주 중 예정되었던 철계단 시공과 전기 입선 작업은 비예보 때문에 약간 연기될 모양이다.

그리고, 4회 차 기성금 지급 시기가 되었다. 눈에 보이는 진척이 없는 걸 아쉬워한 만큼 이번 달은 기성청구액이 적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차피 나갈 금액은 같지만 걱정 없는 월말이 되겠다. 자금에 왜 '흐름'이라는 말이 붙는지 알 것 같다. 어디선가 예기치 않은 지점에서 막히면 괴로워진다. 미리미리 열심히 계획을 세울 수밖에. 그러다 보면 당장 필요한 금액을 계산하느라 얼마나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지 잊게 되는 효과가 있다.

천년만년 직장에 다닐 수 없는 노릇이라, 준공 후 임대계획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 상업공간은 임차인이 내부공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미리 공간의 목적을 결정하고 창호 설치 후에 바로 알아보는 게 좋겠다.



83일 차 2024년 2월 29일 목, 0도/10도

시공사 직영작업 진행


2024년 3월 1일 금, -7도/0도. 삼일절 현장휴무

날씨가 깜짝 놀랄 정도로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올 겨울 잊고 있던 골목 칼바람을 새삼 만난 기분.

공휴일이 아니었어도 작업하기는 어려운 날씨였네. 봄이 이렇게 변덕스럽게 왔었구나.


토요일 현장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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