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재 작업 마무리 및 본격 외장작업 시작
1. 외부벽돌 단열재 붙이기
2. 금속 - 4층 두겁 방수합판 시공
3. 방수 - 지층, 1층, 계단 조인방수/ 화장실 방수
명일 : 금속 / 외단열작업
주말을 야무지게 보내고, 먼 거리인데 이른 시간에 방문하신 봉림 고대표님께 샘플을 보여드리고 시공방법에 대한 논의를 저렇게 사진처럼 모두 선 채로 한참을 했다. 우리는 궁금한 것이 많고, 봉림 대표님은 경험이 많다. 그러니 질문과 이야기가 끊이질 않을 수밖에.
샘플 중 마지막에 배합한 3종을 선정하고 출근을 했는데, 바지런한 조소장님과 누림 대표님, 현장소장님은 봉림산업에서 알려준 작업 현장을 직접 확인하러 가셨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고 건물 전체를 종석미장으로 한 주택인데, 확대한 벽면을 보니 실제로 보면 더욱 멋질 거 같다. 봉림에서 참여한 현장을 열거하며 몰탈의 크랙이 발생한 현장, 백화현상이 일어나 아쉬웠던 점, 그래서 그걸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알려주시는데, 끊임없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열정과 자신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래서 이렇게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가 되신 게 아닌가 싶다. 공사과정은 미장을 하고 약품 처리 후 고압 분사기로 씻어내는 작업이라 다른 공사에 영향도가 높아, 가공된 재료로 만들어오는 방식을 누림에서 제안하는 등 논의가 이어졌으나, 역시 손으로 하는 일답게 쉽게 갈 수 있는 법은 없다.
현장을 다녀온 후, 현장 채팅방으로 조소장님의 요약 메시지가 도착했다.
1. 콩자갈 노출 마감 느낌은 좋고, 다만 콩자갈 색상 표현이 면마다 달라서, 섞는 비율대로 동일하게 나오기는 어려운 면이 있음, 콩자갈 시공 특성 → 추후 봉림산업 샘플 가져왔을 때 다시 협의
2. 단열재-매쉬미장-콩자갈 사이가 뜨지 않도록 시공 주의 요함.
3. 콩자갈 줄눈- 알루미늄 기성줄눈재를 사용함 → 3*3m가 아니라 더 잘게 줄눈을 만들어 줘야 크랙 하자 없을 듯
4. 기타 백화현상 방지를 위하여 시공 시 주의 필요, 건조상태, 날씨 등 시공성 요함.
덧. 한전에 전기를 신청(총 18KW)하면서 전기차 완속충전기를 함께 신청하면 좋았을 텐데, 설치업체와 계약 후 업체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해서 포함시키지 못했다. 완속충전기 모델부터 찾고 신청준비를 해야 한다. (아쉽;)
1. 외부벽돌 단열재 붙이기 / 메쉬미장
2. 방수 - 지하층 그라우팅방수 / 2층 화장실, 3층 부엌바닥, 보일러실 조인방수
3. 주방 - 이케아 주방 상세 안 최종협의 및 결정
명일 : 금속 / 외단열작업 / 방수작업
그라우팅 방수 (Grouting) : 콘크리트 구조물 균열 부위에 고단위 에폭시 수지를 주입(인젝션)하여 굳히면서 갈라진 틈의 보수나 보강, 방수에 사용
무언가 몰아치는 기분, 쫓기는 기분, 뭔지 모르겠지만 놓치는 기분, 그래서 불안한 기분.
마감재 선정과 주방 설계 등 굵직한 것들을 정하느라 시간에 쫓겼고, 결정적으로 마음 한켠에 커다란 과제이나 바람처럼 있던 종석미장 논의가 시작되면서 조급해진 모양이다. 거기에 자재비용이 크게 들어가고 변동에 따른 추가 비용도 예상되면서 생기는 마음에 부담도 큰 듯하다. 계속해서 계산하고, 계산하고. 그런다고 자금이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혹시라도 구멍이 생길까 챙겨보게 된다. 그나마, 오늘 이케아 주방 협의를 조소장님이 꼼꼼히 챙겨주셔서 마무리되고 조금이나마 한 가지 마음의 짐은 덜었다.
계속되는 방수작업 현장을 보면 마음이 놓인다. 외단열재를 붙이고 메쉬가 붙고 미장을 하고 나니 비로소 익숙한 벽면의 모습이 되었다. 매끈하게 평탄한 면을 보니 이것 또한 마음이 놓인다. 비가 자주 와서 걱정인데, 한편으로는 지하처럼 누수에 취약한 공간을 점검하는 데에는 장점도 있다. 현장에서 열심히 방수작업을 하면서 점점 지하 바닥의 물기가 사라지는 듯하다.
통풍이 잘되는 창호 배치를 고민했는데 부디 쾌적한 지하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길.
1. 외부작업 - 우천으로 연기
2. 금속 - 주차장 간접등라인 설치
명일 : 메쉬미장
매주 하루, 이틀씩 비가 온다. 마감공사를 하면 내부에서 일이 진행되니까 날씨의 영향을 덜 받을 줄 알았으나, 웬걸. 지금 우리는 외부 단열재를 붙이는 중이고, 다시 또 외부 벽돌타일을 붙여야 한다고. 날씨 원망 중.
봉림 대표님께서 샘플을 만드셨다.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내일 직접 만나게 될 예정!
외단열재 마감이 되면 바로 외벽 종석미장이 들어가고, 벽돌타일이 붙는 순이다. 일정이 빠듯하게 진행되어야 해서 샘플을 받자마자 확정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잘 나오겠지.
1. 외부벽돌 단열재 붙이기 / 메쉬미장
2. 금속 - 옥상 두겁 시공
명일 : 메쉬미장 화스너고정
'미장'은 콘크리트 골조의 표면이나 조적 및 벽돌로 만든 벽체를 평평하고 곱게 마모시킨 다음 모르타르를 고르게 펴 발라 평탄화하는 작업이라는데, 마감 공사의 시작과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면이 고르게 다듬어져 다음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하고, 그냥 그대로 마지막 작업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단열재 위에 메쉬가 덮이고 말끔하게 미장한 면을 보니 사람이 이렇게 고르게 펼칠 수 있나 싶을 정도다. 그러니 직업이 있는 거겠지.
난간설치를 위한 합판 위에 금속 두겁이 올라간다. 금속은 정말이지 언제나 '탁, 탁, 탁' 리듬이 느껴질 정도로 각이 맞아 보기도 좋고 기분도 좋다. (보실 일은 없겠지만... '훌륭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이번 주 내내 주인공이신 콩자갈. 오늘 드디어 샘플을 받아서 조소장님과 공원에 두고 이리보고 저리보고.
빛이 잘 드는 곳에 두었다가, 우리가 움직이면서 행인처럼 걸어봤다가 앉아봤다가, 보고 또 보고.
저녁 무렵 해가 질 때가 되니 샘플의 자갈들도 빛을 받아 색이 달라진다. 따뜻한 반짝임과 함께 골드빛을 띠는 것이 오후 내내 햇살과 마주하는 서향집이 줄 수 있는 다양한 인상이 될 듯하다.
그렇게 골랐다.
실제로 시공이 되면 또 어떨지. 여전히 기대로 설레는 중.
1. 외부벽돌 메쉬미장 / 화스너고정
2. 금속 - 옥상 두겁 시공
명일 : 메쉬미장 화스너 고정 / 벽돌타일 먹줄 놓기
따라안~ 저렇게 골라졌습니다. 아이보리색 건물 외관과 잘 어울릴 거라 기대하며 마지막까지 고심 끝에 둘의 만장일치로 진행! 시키기로. 종석미장을 두른 1층 입구 현관 컬러까지 정하고 나니 큰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그런데...
이렇게 결정하고 결정했는데도 뭔가 계속 남은 느낌은? 하아... 뭐지? 기분 탓인가?
오늘은 윤현상재 타일대금 결제. 여기도 (몹시) 기대되는 아이템 중에 하나랍니다.
외단열재 고정을 위해 화스너가 단단히 설치되었다. 콩자갈도 있고 벽돌타일도 있고, 단단히 붙어 있어야 바깥에 붙을 것들 또한 단단히 고정될 거라 꼼꼼히 챙기시는 듯하다. 실제로 단열재가 벽에서 분리되는 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노동과 시간을 요구하는 건물 위에 단열재를 반복해서 붙이고, 반복해서 붙이며 외벽 전체를 감싸고 나면, 다시 메쉬로 감싸고 미장을 하고, 또 화스너를 고른 간격으로 깊이 박아 넣고, 또 박아 넣고, 다시 미장을 하고. 반복되는 일을 끝까지 꼼꼼히 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게다가 그걸 빨리 끝내려는 마음으로 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중요해진다. 세상의 모든 반복되는 일을 진중하게 대하는 마음이.
그 일이 모여야 비로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외장단열재 작업이 3주 만에 마무리되었다. 비 덕분에 시간이 더 걸렸다. 작업일 기준, 총 9일.
수고하셨습니다. 애쓰신 덕분에 오래오래 따뜻하고 시원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벽돌타일 먹줄 놓기
명일 : 벽돌 타일 소모품자재반입 / 콩자갈면 시공 / 금속 두겁 시공, 방청도장
차주 : 화 - 벽돌 타일 붙이기 / 수, 목 - 벽돌타일 붙이기 / 금 - 벽돌메지 시공
어느새 토요일. 월요일에 또 비소식.
봄에는 비가 자주 와야겠지만; 비그림이 있다가 없다가 계속 조마조마 지켜보는 중이다.
왜냐하면 월요일에 드. 디. 어. 종석미장 시공이 있기 때문이다.
종석미장이 끝나는 대로 바로 외부 벽돌 타일을 붙일 수 있도록 먹선을 전체에 그어두었다. 저 선을 따라 붙이는 모양이다. 그렇지, 바르게 나란히 정렬이 잘 맞기 위해서는 선긋기부터지. ^^
오늘도 나는 뭔가 빠진 느낌의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
그나마 다음 주엔 모처럼 휴일이 있지만, 가족여행 일정이 있어 여유가 생기진 않을 듯하다.
작업일 기준 122일이지만,
첫 삽을 뜨고 6개월이 꽉 채워지고 있다.
반년이다.
생각보다 빨리 되는 거 같다가, 더디다가, 빨리 되는 거처럼 보였는데 마무리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거나....
그러는 중이다. 여전히 마감공사 중이고.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만 지치는 건 아닐 테고 기운을 내야 한다.
골조를 세우고 처음 '공간'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을 발견했던 퇴근길, 어둠 속에 가라앉은 작은 탄성이 지하층 어딘가에 묻혀 있을 것이다. 성장기 아이처럼 매일 자라나는 매스를 보며 기대와 긴장이 뒤섞인 불안한 설렘은 내 몸이 기억한다. 그리고... '계단이 이렇게 신박한 물건이었나?' 보고 또 보며, 수평 수직을 오가는 매일의 시간이 절로 그려지던 순간까지, 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無에서 有가 되어가다 보니 그런 놀라운 경험들이 건물과 나와 지난 시간 속에 박혀있다.
반면, 마감은 사뭇 다르다.
마치 예능프로에서 본 수확이 끝난 드넓은 옥수수밭 같고, 체크리스트가 줄줄이 채워져 길게 펄럭이는 과제 목록 같다. 이런 일에는 끈기가 필요하다. 한줄 한줄 해내는 것으로는 눈에 띄는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집중력이 필요해 보인다. 첫 번째 이랑을 작업할 때처럼 집중해서 움직여야 어느 순간 허리를 펴고 돌아봤을 때, 비로소 말끔히 정돈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곁에서 지켜보는 나에게도 마감은 지난한 과정으로 느껴진다. 최종파일이 '최최최..최종', '진짜 마지막 최종'이 되기까지, 하나하나는 잘 보이지 않지만 종국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디테일들로 대부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직접 시계를 조립하고 가방을 바느질하지 않아도 명품이 나오는 데는 디테일을 완성시키는 장인들의 역할이 있다. '40년 간 트레이닝복만 만든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옷'처럼 이 집도 10년, 20년 자기 분야에 숙련된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게 거친 공간이 다듬어지고 있다.
마감이 진행 중이다.
집착의 시작은 이러하다.
오래된 건물 바닥에서 흔히 발견되는 '도끼다시'라 부르는 바닥. 금속 메지가 심겨 있고 갖가지 색의 돌이 반짝인다. 수많은 이들의 걸음이 머물거나 오갔을 그 바닥의 어떤 부분은 닳아서 둥글게 파여있기도 하고 금속 메지라인이 얇아져 있기도 하다. 그걸 보면서, 내가 모르는 시간과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일곤 했다. 이유나 근원은 모르겠으나, 오래된 것 그리고 누군가의 손으로 빚어진 결과물을 보았을 때마다 생기는 나만의 증상이랄까. 누군가의 이야기는 이제 시간이 지나 사라지는 것에 대한 연민으로 가라앉고, 시간이 더해지며 금방 흉내 낼 수 없게 은은한 빛을 가진 것들에게서 오래된 온기가 전해지는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 코로나가 잠잠해지기 무섭게 집짓기를 핑계로 오랜 숙원이던 시카고 여행을 떠났다. 개인적인 여행에 마치 큰 미션이 있는 것처럼, '집짓기 투어'라고 이름을 붙이고는 시카고뿐 아니라 인근 오크타운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오래전 알바 알토의 집에 처음 걸음을 들일 때처럼, 제프리 바와의 Number11에서 하룻밤을 보냈을 때처럼, 그리고 요시무라 준조의 숲 속 여름별장 앞을 서성일 때처럼, 그렇게 '이런 곳에 살고 싶어'라는 기억을 만들어준 또 하나의 집이었다. 수수해 보이는 외관이 담고 있는 화려함과 따뜻함 같은 것들. 그리고 또 하나의 결정적 순간은 다소 즉흥적인 '집짓기 투어'를 마치고 오크파크를 거닐다 발견한 Unity Temple의 모습이다. 단정한 외관도 멋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느낌. 손에 닿았을 때의 촉감이 눈으로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다. 돌처럼 보이는 외벽은 만졌을 때 오돌토돌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매력이 넘쳤다. 그런 건물을 가져보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니 시간이 지나서 더욱 진지해지고 우아해지는 건물. 언젠가 나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누군가에게 뭉치고 씻겨진 나의 흔적을 담아 조용히 말해줄 수 있는.
그래서 이렇게 열심입니다.
오늘의 내가 언젠가의 누군가에게 전하는 글을 쓰고 있는 기분으로 말입니다.
사진 속 풍경에는 입 밖으로 꺼내어 부를 수 없는 '내 친구의 밝은 미소'가 그대로 남아있기도 하고... 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