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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Aug 18. 2024

집짓기 38주 차

준공청소와 전기. 통신검사 그리고, 日日是好日 현판

195일 차 2024년 7월 22일 월, 24도/28도, 비

1. 내부 준공청소
2. 설비 - 위생기구 설치
3. 통신 - 통신준공 준비
4. 금속 - 옥상데크 준비

명일 : 페인트 1차 마감 후 철수

준공 청소 / 전기. 통신 작업
소방관 진입창 스티커 부착 / 상가 금속 출입문 설치 / 설비 욕실 도기설치
엘리카 주방후드 설치 시도 (보류) / 옥상 데크 및 유리난간 마무리

라왕 원목으로 보이는 멋있게 바랜 산책로 펜스 / 건물번호 신청서

오늘부터 이틀 간은 교육이라 일찍 집을 나섰다. 박대표 님도 다른 현장방문이 있고 조소장님도 방문 일정이 없는 날이라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내부 청소가 주작업이니 청소하는데 무슨 별일이 있겠나 싶다. 비가 계속 오락가락 오기도 하고 사용 승인 신청 전 처리해야 하는 통신검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 예정된 검사가 내일로 미뤄졌다고 한다.

엘보형 납작수전 황동니플

설비 작업이 진행된다고 하여 추가 구매한 수전 어댑터와 세탁기를 벽에 밀착해서 설치할 수 있도록 납작수전을 구매해서 현장에 전달해 두었다. 납작수전은 설비 사장님께서 알려주어 인터넷으로 구매했는데 수도꼭지 모양 때문에 세탁기를 벽에서 띄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수전을 설치하면 벽에서 54 mm 정도만 돌출되니 공간을 더 확보하게 되어 매우 유용해 보인다.


상가가 들어올 1층 출입문이 보기 좋게 설치되고 옥상 유리펜스와 데크작업도 마무리되었다. 주방 천장의 엘리카 후드는 설치를 시도했으나 목재 틀 내부에 세워놓은 지지대 때문에 잘되지 않았다. 무게도 있고 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아쉽게 되었다. 청소가 한창이었을 텐데 여러 작업이 부산하게 진행된 게 신기하다. 창틀과 벽, 바닥 등 구석구석 사람 손으로 청소를 했으니 이제 공사장 느낌보다는 집에 가까워졌겠다.


주말 정부24 사이트에서 신청한 '건물번호 부여 신청서' 관련해서 구청의 부동산정보과 담당 주무관님으로부터 보완 연락이 왔다. 신청서와 주출입구가 표시된 배치도 제출인데 이메일로 바로 보내니 편리하기도 하고 직접 전화도 와서 꼼꼼히 확인해 주셔서 제대로 신청이 된 건지 우려했던 것이 말끔히 사라졌다.


옥상부위 인공지반 식재용 양토 준비

- 마사토 30%
- 인공토(육성용) 40%
- 코크피트 20%
- 피트모스 10%


196일 차 2024년 7월 23일 화, 26도/27도, 비

1. 페인트 작업
2. 통신 준공검사

특이사항 : 샤워수전 밸브!

명일 : 실리콘

도장 1차 마감 / 우. 말끔해진 입구
크기별 마사 (위 : 세척사) / 전기 스위치 수정작업 요청

손잡이까지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도장을 하고 대문이 한결 멋있게 탈바꿈하였다. 도장팀은 사용승인 후 목재 손스침을 설치한 다음 잔손질 시기에 다시 작업을 재개하게 된다. 어제 못한 통신검사는 오늘도 마무리되지 못했고 여전히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신축현장에서 설비는 전기와 배관으로 보이는데 두 가지는 골조와 함께 계획되다 보니 일찍부터 준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공사의 마지막까지 지속되는 작업인 줄은 몰랐다. 배관은 주방 싱크대나 욕실 세면대처럼 직접 사용하는 물건으로 연결되고, 전기는 콘센트나 스위치, 조명까지 마감 단계에서도 주요한 작업으로 남는다. 전체 공정에서 가장 오래 작업을 하는 팀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관여도가 높은 만큼 두 작업은 전체 공정에 대한 이해와 협력이 잘되어야 하고 그래야 좋은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배관과 전기 모두 건물 피복 아래에서 움직일 때는 몰랐다가 마감단계에 오니 접점이 점점 많아지는데, 설치가 까다롭고 자주 설치해보지 않은 수입 콘센트라 손이 많이 간다거나, 작업이 복잡하다거나 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종종 불협화음이 생기고 그게 아쉬운 결과들로 나타난다. 게다가 일이 매듭이 지어지지 않은 채 조금씩 남아 신경이 쓰인다.


1층 입구와 옥상에 조성되는 토심이 낮고 그리 크지 않은 화단이 조성되는데 식재 준비를 위해 조소장님이 조경 쪽에 조언을 구했고, 옥상은 대마사를 하지 말고 양토만 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1층 화단 역시 콘크리트 위에 만든 화단이라 동일한 환경으로 조성하면 된다고 한다. 또, 요즘처럼 뜨거운 햇빛 아래 식물이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식재는 9월 이후 가을에 하기로 했다. 매일 물을 주어도 타들어가는 마당의 수국을 보면 무엇이든 옮겨심기에 좋은 계절이 아닌 것은 확실하고, 당장 식재가 필요하지는 않으니 천천히 오래 함께할 나무와 식물들을 골라봐야겠다. 건물 주변 어디든 자연토양 위에 나무를 심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큰 화분과 같은 화단에 만족해야 한다.

나무뿌리가 파고들거나 물이 스밀 가능성처럼 건물을 취약하게 만들지 않기 위한 결정이지만 '그래도...' 하는 미련이 있다. 7년 전 리모델링을 하면서 마당을 만들 때도 똑같았다. 흙이 있는 마당을 갖고 싶어하는 나를 주변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자꾸 말린다. '관리가 어렵고', '벌레가 생길 수 있고'... 다 알았다고 하다가 '실내에 습이 많아질 수 있고'... 이르러서는 내 바람은 욕심이 되어질 수밖에 없다. 큰 나무들이 마당에 자라고 있는 집들은 어떤지 궁금하네...


이케아 욕실 AS가 다녀갔고, 이케아 세면기가 아닌 3층은 배관 연결을 하지 않고 철수했다고 전해왔다. 방침이 그러니 당연할 수 있는데, 이케아 세면기가 설치되었던 2, 4층은 배수관이 벽으로 연결되어 있어 못한다고 하고 조건이 많고 일이 말끔하게 끝나지지 않아 그리 좋은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욕실가구들이 별 특색 없이 다들 비슷비슷한 디자인에 기능도 거기에서 거기이다 보니 다른 대체재가 있지도 않다. 개별 소비자가 고르기보다는 대규모 물량으로 투입되는 아파트가 많아서 그런가? 전보다 욕실가구들이 더 많이 등장한 거 같긴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어 보이진 않고, 기성품이든 제작가구든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각 실마다 화재감지기를 설치해야 하므로 각각 천장에 위치를 잡았다. 3층 다용도실에는 인덕션을 쿡탑(도시가스)으로 변경하였기 때문에 감지기가 가스누설경보기로 변경되고 이런 설치작업도 전기에서 한다.


설비작업 중 샤워기 디버터를 꽂으려니 밸브와 맞지 않는다고 한다. 밸브를 다 심고 타일마감까지 다 한 상태에서, 말 그대로 청천벽력;; OMG! 골이 지끈거린다. 하... 구매한 지 벌써 반년이 자나 가는데... 이제 와서 어쩐다;;; 일단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찾아본다. 밸브가 단종되진 않았을 것이고 문제는 또, 타일이다.

하.. 걱정이다. 말 그대로 걱정거리이다. 빅 이슈.


197일 차 2024년 7월 24일 수, 26도/31도,  가끔 비

1. 에어컨 설치 및 시운전
2. 4층 완강기 설치
3. 4층 데크 작업 마무리
4. 주소판 설치

명일 : 이웃 주차장 방수작업 및 배면 잡석 깔기, 주차라인 도장

화재감지기 설치 위치 지정
각 실별 화재감지기 설치 / 소화기 비치 (해바라기 무엇;) / 4층 완강기 설치
시스템 에어컨 설치 / 에어컨 분전함 암페어 교체 (20 > 30)
에어컨 작업 및 시운전 / 4층 데크작업 마무리
일일시호일 셀프 현판식 (수평계까지 등장)

욕실 샤워밸브 때문에 어제는 골치가 지끈지끈. 일단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바로 디버터를 끼울 수 있는 밸브와 훅 같은 걸로 물을 차단할 수 있는 수전(spout)을 주문했다. 밸브는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워 다시 아마존에 주문했고, 수전은 배송이 빠르고 가격차가 크지 않은  11번가의 아마존몰에서 구매했다. 그런데, 밸브단에서 물을 차단하지 못하는지 수도로 바꿨을 때 샤워기에서 계속 물이 흐른다고 하니 천상 저 수전은 필요 없게 되었다. 타일을 뜯고, 샤워밸브를 뜯어내고, 다시 교체하고, 타일작업을 하는 큰 공사가 일어나게 생겼다. 

밸브보다도 타일이 걱정이라 늦은 시간까지 구글링을 해보았다. 2016년도에 나온 제품이라 거의 다 팔린 게 맞는데 이탈리아 등 일부 나라의 사이트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 타일가격보다 배송비가 더 비싼 것이 문제일 뿐, 절대 구할 수 없는 타일은 아닌 거에 일단 안심. 정보를 알았을 뿐 아무것도 해결된 건 아니지만, 딱히 지금 뭘 할 수도 없으니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어야지.


오늘 도로명 주소가 부여되었다고 구청 담당 주무관님이 알려주었다. 당초 신청하려던 건물번호 중 뒤쪽 번호를 한자리로 하는 것은 반려되었다고 한다. 지도에서 주변 건물번호를 확인해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해 보였는데 따로 상세한 설명은 고 기존 번호대로 정해졌다고 한다.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동안은 건물 번호가 사라졌었는데 내일부터 사용할 수 있고 7/26부터 포털사에서 검색이 된다. 적절한 타이밍에 금속사장님이 만들어주신 주소판도 작업이 되어 자체 현판식이 되었다. 멋진 색을 갖게 된 대문과 콩자갈과 이제 주소판까지 아주 잘 어울린다. 


주소판은 별도 도장 없이 그대로 노출시켜 녹이 앉게 하려고 한다. 꽤 오래전 가봤던 상하이의 레드타운(紅坊)의 간판과 건물들을 상상했다. 일일시호일이 새겨진 현판 역시 시간이 흐르고 산화가 지속되어 붉은색으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엔 이곳에 다녀간 이들의 삶의 모습도 조금씩 달라져 있을 것이다. 온전히 붉어진 주소판을 보며 무더위만큼이나 치열했던 2024년의 여름을 각자의 이야기로 기억해 내길 기대해 본다. 희망으로 새겨본다. 무엇보다 모두 건강하길.


조소장님이 서안조경에서 일하셨던 조경가분을 소개해주셨다. 욕실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니 마음의 여유가 안 나는데 공유해 준 작업 사이트의 사진을 보니 마음이 다 평화로워지는 듯하다. 마음은 끌리는데 현실은 바늘하나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로 꽉 채워진 콩주머니 같다.


198일 차 2024년 7월 25일 목, 25도/35도, 소나기

1. 화단 바닥 액체 방수
2. 준공 서류 준비
3. 금속 - 4층 복도유리

특이사항 : 장마 이후 폭염

명일 : 옥상, 1층 바닥정리 시작, 화단 자리 드레인 보드+우수배관+잡석 깔기 후 금속 화단 견적

화단자리 액체방수 / 배면잡석 깔기

구청으로부터 자율형 건물 번호판 설치 신청이 처리되었다는 공문을 받았다. 자율형 건물 번호판도 기본 규격이 있어서 이에 맞게 제작하라고 알려주었고, 정부24에 올린 설치계획 도면에 글자 사이즈를 표기하여 구청 담당자에게 재송부하였다.

외곽크기 260*215mm, 한글표기 28mm, 로마자표기 16mm, 건물번호 72mm 이상
정사각형 제작 시 한변 260mm 이상

실제 주소판을 설치한 근경과 원경 사진을 사용 승인 전 부동산정보과로 이메일로 제출해야 하는데, 세움터에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여 조소장님이 사용승인 서류와 함께 챙기기로 했고, 준공서류에 완강기, 소방관 진입창, 주차장과 건축물 외관사진도 필요하여 현장에서 준비하였다.


3층 벽매립 수전의 부품을 아직 찾지 못했다. 판매자에게 문의했으나 정확한 부품을 특정하지 못한 데다 부품비용 마저 비싸 일단 현장에서 더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새 박스를 뜯어서 설치한 건데 써보기도 전에 이미 중고 같은 상태가 되어 속상한데, 부품마저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다.

아직 설치하지 못한 그로헤 매립수전 / 건물번호 부여 처리 공문


199일 차 2024년 7월 26일 금, 25도/33도, 비

1. 외부화단 잡석 깔기
2. 준공서류 준비
3. 보일러실 입구 스타코 손질

특이사항 : 시스템 에어컨 AS

명일 : 미정

외부화단 잡석 깔기 /  벽돌타일 손보기

오늘은 변덕스러운 날씨의 거의 끝판왕 급이다. 햇빛이 나서 뜨겁다가 갑자기 폭우가 퍼붓다가 10분도 지나지 않아 해가 쨍하고 났다가 다시 또 비가 왔다가.... 일기예보도 필요 없는 날씨와 뜨거운 더위가 지속되니 점점 지켜가는데, 그래도 마감이 되어간다. 드디어.

하나씩 둘씩 진전이 있는 것이 보이고 그만큼 안심이 되기도 한다. 사용승인을 위해 열심히 서류 준비도 진행 중이다. 실제로 한 달가량 정신없이 마감이 진행되던 시기 대비 점점 일의 양이나 들어가는 에너지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게 느껴진다. 일의 가짓 수가 감소하고 덩어리도 작아졌다. 모두의 노력으로 큰 불은 다 꺼진 듯하다. 이제 서류를 잘 준비해서 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문제없이 받아내는 게 관건인 때가 된 것이다.


사용 승인 조건 중 하나인 도로복구(전폭교체)를 해야 하므로, 마포구청에 유선 문의를 해보았다. 공무원들의 일처리 방식이 답답하다고들 하지만, 나름대로 법과 제도를 기준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집단이라는 믿음도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문의내용은 (1) 전폭교체가 왜 필요한지 (2) 시설 인입 시 도로복구비용으로 세금이 납부한 바 있으므로 (1)이 필수적이라면, (2)에 해당하는 구간은 마포구청이 복구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검토하고 알려주기로 했고 이후에 담당 주무관님과 꽤 긴 통화를 했다.

 

200일 차 2024년 7월 27일 토, 28도/32도, 소나기

1. 옥상 마사토+상토 올리기

명일 : 세면도기 배송, 조명거울 교체

옥상 화단용 양토 조성 (방근시트와 상토)

3층 세면도기를 다시 구매했다. 벽 매립 수전의 높이가 좀 낮은 편이라 세면대 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어서이다. 3층의 조명거울도 배송이 잘못 와서 월요일에 교환 배송된다. 이케아 욕실은 제품이 파손되어 재배송 되고... 한 번에 일이 끝나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


짧은 출장이 있어 오전에 현장에서 미팅으로 하고 오후에는 인도네시아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머릿속은 걱정거리로 차있는 데다, 자재 구매로 이번 달도 꽤 큰 금액이 카드대금으로 나온 데다 매월 말 신축대출 이자를 낼 예정이라 이래저래 마음이 편칠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금 사는 집과 1층 상가 임대가 정해질 것 같다는 것. 숨을 쉴 수는 있게 되었다.


벌써 200일, 

본격적으로 집을 허물고 신축을 하려고 준비한지 벌써 일년이다.

가끔 더딘 듯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매일매일 앞으로 냐아간다. 그리고 조금씩 끝이 보인다. 

완성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러 사람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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