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승인 신청 및 보도블럭 교체, 현장 특검
1. 지하 노출 콘크리트 보수
2. 사용승인 신청 접수 처리
명일 : 노출 콘크리트 보수작업 계속 (월-수 예상)
사용승인에 필요한 방대한 서류준비가 완료되고, 오늘 아침 드디어 사용승인 신청이 접수 되었다. 신청서식상 처리기간은 3일인데 보완내용도 생기고 며칠 더 소요되는게 일반적인 듯 하다.
실내 문을 제작 중인데 바닥과 손잡이 컬러에 맞는 문 색상을 원격으로 고르고, 1층과 지하의 출입문 손잡이를 기성품 중에서 골랐다. 전체적으로 오크색에서 조금씩 밝거나 어두운 정도로 고르고 있다. 그리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자재 중 욕실 무지주 선반이 남아 조소장님에게 부탁드려 함께 찾아보는 중이다. 자꾸 뭐가 더 남은 거 같지만 자재도 선정도 더 이상 할 건 없는 듯하다. 내가 맡은 미션도 이제 끝이 난다. 길디 길었네.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섬의 발릭파판에 와있다. 금방 돌아갈 예정인데 오늘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주말에 사람이 북적이던 이슬람 사원에 잠깐 들러보았다. 더운 나라답게 개방감 있는 구조의 건물이 인상적이다. 높은 층고에 바람이 잘 통하고 실내인지 실외인지 구분이 모호한 그늘 아래 쉬는 사람도 있고 누워서 잠을 청한 사람들이 있다.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공간으로 보여 종교적인 건물이 가지는 위엄이나 엄숙함 보다는 편안함과 휴식과 더 어울려 보인다.
서울이 너무 더워서 이곳이 더 덥거나 그렇지도 않다. 게다가 지금은 건기이기도 해서 오히려 습도가 덜한 것 같기도 하다. 어쩌다 이제 동남아 날씨와 비교할 수 있게 되다니;; 걱정스러운 요즘.
1. 지하 및 1층 노출 콘크리트 보수
명일 : 보도블럭 전면교체
노출 콘크리트 마감 작업이 궁금했는데 3층 때도 그렇고 결국 구경을 못했다. 저 분야도 고수분들이 계셔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았을 때 공사장 같던 공간이 말끔히 변신한 듯한데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벽과 천장 마감부터 출입문 손잡이까지 남은 업무들을 하나씩 현장에서 챙기면서 일의 매듭이 지어져 간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제작가구 설치가 예정되어 있으나, 사용승인 중 현장점검 일정을 감안하여 시공일을 조금씩 조정하고 있다고 한다. 도어락과 CCTV 설치를 위한 현장점검을 다녀갔고, 작업은 사용 승인을 득한 후 한 번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출장을 마친 나는 이제 긴 여정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간다.
1. 보도블럭 시공
2. 출입문 손잡이 설치
특이사항 : 폭염주의보
명일 :
새벽 도착 비행기로 인천에 도착해서 집으로 오니 이른 아침부터 블럭 교체 작업을 준비 중이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날씨 속에 야외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모두들 땀이 비 오듯 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기도 하고 작업자들이 지치지 않도록 시원한 음료수를 현장에서 나눠 마시며 작업이 진행된다.
보도블럭 교체작업은 포클레인으로 기존 블럭을 벗겨내고 모래를 부어 바닥을 다진 다음, 다시 블럭을 까는 순서로 진행된다. 처음 알았는데 보도블럭 보다 차량이 다니는 블럭은 더 두꺼운 제품이라고 한다. 걷어낸 블럭을 보니 두께가 1/3은 더 있는 것 같다. 저걸 다 트럭에 실어 폐기물로 운송해서 버려진다는 게 아깝지만 작업하는 걸 보니 새 블럭과 기존 블럭 재활용이 비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가 납득은 된다. 포클레인이 기존 블럭을 긁어내면 사람이 긴 수평계로 바닥을 평탄화하고 소형 기계로 다진 다음, 다시 사람이 블럭을 오와 열에 맞춰 배치한다.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걷어낸 타일을 재활용하려면 걷어낼 때부터 사람이 가지런히 쌓았다가 다시 써야 하므로 결국 품이 더 들어가고 작업속도 면에서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차량과 사람들이 오가는 걸 감안해서 오늘 안에 끝나는 게 좋았을 텐데 자재가 소량 부족해서 내일까지 작업이 이어지게 됐다.
외부용 벽등 5개가 추가로 배송되었고 아직 설치하지 못한 등기구와 전기작업 일부는 다른 전기업체 사장님이 마무리할 예정이다. 원래 작업했던 업체는 특검 전 전체적으로 배선 점검을 진행하는 중이고, 주 업무가 있으므로 전기 관련 수정작업은 별도로 요청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
조소장님이 설계하고 있는 다음 신축 건물의 건축주분들이 다녀가셨다고 한다. 여기저기 스티커에 아직 마무리가 안되었는데,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은 이런 현장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설렘일까? 걱정일까?
좋은 설계안으로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집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시점일 테니 설렘이 더 크리라. 게다가 대부분의 일은 다음번에 더 잘하기 마련이니, 덩달아 기대가 되고 부럽기도 하다.
대지와 풍광이 다르고, 일상이 다르고, 바라는 바도 다를 새로운 집은 어떤 모습일지, 내년 이맘때쯤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도 생기길 바라본다.
1. 보도블럭 교체작업 마무리
2. 조명기구 설치
전기 사장님이 오셔서 외부 벽등 설치부터 진행해보려 했으나, 전선을 빼놓은 위치에 조명을 설치하려니 어쩐지 위치가 다 어정쩡하다. 벽돌 타일을 까고 전선 위치를 바꿔야 제대로 달 수 있다고 해서 다시 작업을 미뤘다. 그래도 큰 성과가 하나 있으니, 3년 전 구매했다가 박스에 있던 Herstal 조명을 달게 된 것이다. 설치하고 나니 콩자갈, 유리블럭과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크롬 조명과 노란빛이 아주 잘 어울린다. 높이를 살짝 낮춰보는 시도도 하고 싶었는데, 작업하면서 펜던트 전선을 설치 높이에 맞게 절단하면서 딱 맞게 달 수밖에 없게 된 건 좀 아쉽다. 펜던트 조명은 선을 그대로 두는 게 활용하기 좋은데 말이다. 그럼에도 지지대도 없이 사다리 만으로 조명을 다느라 애써 주신 터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센서로 동작하기 때문에 2층으로 진입할 때마다 기분 좋은 인사를 건네는 조명이 될 듯하다.
사용승인에 필요한 서류 제출 후 구청 건축과에서 여러 보완사항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 도면검토는 모두 끝나고 내일 오전 특검(특별검사원으로 등록된 건축사를 통해 건물이 도면대로 잘 지어졌는지 확인하는 절차)이 지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두근두근.
사용 승인을 준비하는 것도 바빴을 텐데 마치자마자, 승인 이후 잔여공사와 보수공사 항목을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내주셨다. 열어보니 지금까지 논의하거나 리포트한 거의 모든 내용이 정리되어 있고, 사진까지 찍어서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 두셨다. 시간이 많이 걸렸을 일인데 감사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다. 누림은 리스트를 토대로 공정별 계획을 수립해서 2주가량 집중해서 마무리를 진행하게 된다. 나는 나대로 한번 죽 검토를 하면서 손질이 필요한 일들을 현장에 표시해 놓고 구글 공유문서 리스트로도 만들 예정이다.
1. 금속 - 외부 화단 틀 설치
2. 특검 대응
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나니 부산하던 현장이 조용해지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이제 대부분 잔손질만 남은 내부 작업은 일단 멈추고, 오랫동안 마감 방식으로 두고 고민이 이어졌던 외부 화단 작업이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면적도 적게 차지하고 건물과도 어울릴 것 같아 금속이었으면 했는데 누림 박대표 님의 제안으로 깊이도 좀 더 생겨 기능도 좋아지고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화단이 생겼다. 화단 앞에는 작은 벤치를 만들어서 잠깐 앉아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현판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조금씩 변하고 나무가 자라면서 운치가 생기고 멋진 모습이 될 거라 기대한다.
건물이 완성되어 가고 출입구가 생기면서 인터폰과 잠금장치 설치를 준비 중이다. 각 층에서 외부 방문객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건물 외부와 계단실 몇 곳에 CCTV도 설치하게 된다. 품질도 괜찮고 가격도 합리적이라고 하여 코멕스 제품으로 견적을 받았다. 더불어 실내에서 대문 개폐를 제어하기 위해 EM Lock(이엠락)이라는 장치를 대문에 설치하게 된다. EM락은 자력을 사용하여 단방향으로 열리는 문의 개폐를 제어한다고 하니, 아쉽게도 양쪽으로 열리는 대문으로 활용은 어렵게 되었다. 사무실에서 흔히 보는 출입버튼을 눌러 열리는 자동문에 달린 장치 같은데 검색을 하니 고장이 심심치가 않은 모양이다. 보드가 들어간 전자장비이고 노후화되면 문제가 생기는 거 같은데, 사무실에서도 종종 도어락을 수리를 하는 걸 보면 사용빈도는 그보다 적겠지만 내구성이 좋지는 않을 수 있겠다. 부착되었을 때도 부담이 덜하도록 소형 제품을 알아보거나 문프레임에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고장 났을 때 수리가 더 어려운 건 아닌지 문의해 봐야겠다.)
오늘 정해진다고 했던 특검은 휴가기간과 겹친 탓인지 구청과 통화해 본 조사장님이 일정이 불확실하다고 알려왔다. 일반적으로는 특검 지정 후 3일 내로 현장방문이 이루어지는데 오늘 정해진 것이 없으니, 당장 차주부터 예정된 가구작업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사용승인 요청 후 언제 검사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현장을 어수선하게 할 순 없어서 현장은 한없이 조용해졌지만, 구청과 감리사 간에는 계속해서 도면수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건축과의 도면검토가 마무리되어야 도로, 소방, 상하수도 등 관련 부서의 검토가 진행되다 보니 휴가까지 맞물리면 사용승인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겠다. 8월 말 이사계획은 바스스...
그런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차주에 예정되었던 가구 설치 일정을 2주 뒤로 미룬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갑작스럽게 특검이 온다는 연락이 왔다. 일정 지연을 걱정했던 터라 갑자기 오는 걸 탓할 수도 없다. 조소장님의 메시지가 대화방에 전해지자마자 모두 황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장소장님과 함께 현장이 어지럽진 않은지 재빨리 점검하고, 조소장님도 급히 현장으로 출동.
조소장님과 특검 건축가가 현장을 확인하는 동안 화단 프레임을 설치하던 금속팀과 함께 근처 카페에서 차가운 레모네이드를 한잔씩 들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옹기종기 모여 기다리고 있자니 그 모습이 갑자기 우스꽝스럽게 느껴져서 웃음이 났다.(누가 보면 더위를 먹은 줄;;) 다 큰 성인들이 중요한 숙제를 검사받는 아이들처럼 긴장한 채 소곤대는 것도 그렇고, 그 와중에 나누는 소소한 농담도 그렇고, 여하튼 시트콤의 한 장면 같았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법에서 정한 대로 도면을 그리고, 그대로 만들었으니 딱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거 같은데 말이다. 곧 현장점검을 마치고 조소장님은 특검 건축사분과 함께 구청으로 갔다. 실은 이때부터가 더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소소한 보완사항은 있었지만 잘 마쳤다는 소식과 함께 조소장님이 현장으로 돌아왔다.
사용승인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특검이 와서 어떤 걸로 문제를 삼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걱정이 많았던 과정이라 결과를 듣고 나니 마음이 놓이기도 하고 서로서로 고생했다는 인사를 건네본다. 한시름 놓는 순간이다. 사용승인까지는 아직 구청의 절차가 남았지만, 이제 '잔손질'이라 부를 마지막 작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끝난다니 뭔가 싱겁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고, 어쨌든 묘한 기분이다. 이 기간이 오래 길었으니 심적으로 마무리를 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
지금까지 함께 고생한 분들이 '일일시호일'에 오래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 머릿돌 같은 걸 써보기로 했다. 영화의 엔딩크레디트처럼 모든 분들의 이름을 다 새기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의견을 드리고 나서 조소장님이 멋있고 간결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대로 건물 어딘가에 새겨져 긴 시간을 같이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가끔은 익숙해진 글귀를 새삼스럽게 읽어보고는 얼마나 지나왔는지 손가락을 접어보기도 하고, 지난 여정에서 만난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소식을 궁금해하고, 또 고마워하며 좋은 하루하루를 채워가게 될 것이다.
2023년 1월 겨울,
김수영과 건축가 조지현이 만나 계획을 시작하고,
2023년 10월 가을,
‘누림종합건설(주)’과 함께 첫 삽을 떴습니다.
2024년 8월 여름,
박종훈, 이창한, 최권식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일일시호일’이 완성되었습니다.
고마움이 크다. 오래오래 그럴 것이다.
이제는 이사날짜를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살고 있는 집의 전세계약이 이루어졌고 1층 상가도 임대사업자가 정해졌다. 전세금도 이자가 없을 뿐 빚이나 다름없지만 불안함이 좀 덜해졌다. 상반기 부가세 환급분도 나왔다. 주택분을 제외하면 납부세금의 40% 수준 밖에 돌려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마감과 재정상황까지 체크하느라 전전긍긍하던 심리적인 부담이 확연히 줄어들고 여러모로 느슨한 기분이 드는 날이다.
임대가 확정된 1층에는 가까운 사람이 카페를 열게 된다, 게다가 내가 지은 이름이 일사천리로 가게 이름이 되었다. 바로, 우리 집 디디가 주인공인 "디디앤숲 (DD & SOUP)". 기대하시길.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들을 마음으로 힘껏 응원을 보내본다.
1. 특검 보완사항 처리
2. 건축주 품질점검 - 펀치리스트 작성
꽤 오랫동안 매일 아침 시끄럽던 현장이 불현듯 조용해졌다.
시끄러운 소음도, 먼지도, 작업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사라졌다.
그러고 나니 이제 이 공간을 사용할 사람들이 부쩍 들락거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일이 끝난 건 아니기에, '마무리'를 하고 싶은 나로서는 멈춰진 현장소음이 기다려진다.
스티브 잡스가 일의 성공여부를 아는 방법이 있느냐는 인터뷰 질문에, 처음 (잘될 거 같아) 설레었던 마음이 끝까지 지속되면 그 일은 성공한다고 답한 걸 인상 깊게 본 적 있다.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여전히 설레는가?
두어 번 어려운 순간이 있기도 했지만,
실은 '내내' 설레었다.
집 짓기의 과정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필요한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계약을 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이 투영되도록 계속해서 소통하고 결과를 확인하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모두의 가치 있는 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의 생각과 고마움도 전한다. 또, 계획된 일정대로 진척이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안전한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동작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제때 지급되도록 미리 준비한다.
하지만, 실제로 작업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내가 아니다. 그 일의 진척을 확인하는 사람도 나 혼자는 아니다. 그러나, 온전히 만족스럽던 혹은, 그렇지 못하던,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나 혼자이다. 그게 어렵다. 고집을 피워야 할 것과 적당히 양보해야 할 것의 기준을 정해놓고 수용할 것과 거부할 것을 명확히 해주면 좋은데, 취향과 관점이 작동하는 영역으로 가면 너무 어려워진다. "별 지장 없어요", "이 정도는 그냥 넘어가죠", "지금은 거슬리지만 곧 안 보일 거예요"와 같은 설득을 단호하게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관점에 따라 완전히 틀린 얘기라고만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을 해오면서 늘 생각한 건데,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드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와 경험이 비슷할 때이다.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제품을 만들 때도 있지만,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 때도 있다. 전자의 문제는 대부분 동작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에 설명할 필요도 없는 반면, 후자에는 끊임없는 논쟁이 있다. 그럴 때 서로 비슷하면 일이 잘 풀리고 기대한 것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만나기도 한다.
마감은 마지막 마무리이다.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놓은 구조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완성도를 높이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경우가 발견되기도 한다. 나란히 배치되어야 할 스위치가 제각각 다른 간격으로 배치되어 있거나 서로 수평마저 맞지 않는 스위치에 스티커를 붙이고 메모를 남기지만, 이걸 맞추자고 콘크리트 벽을 뚫을 수는 없고 어느 시점엔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닌지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는, 간격이 맞지 않고 비뚤어진 스위치를 누르며 종종 눈살을 찌푸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시간이 지나서 무뎌지는 건 사용이 익숙해지는 것이지, 눈에 띄는 오류에 익숙해지는 것은 아닐 테니까.
어쨌든, 크고 중요한 이벤트가 잘 마무리된 한 주이다. 다같이 맡은 바를 잘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