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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Sep 20. 2016

Season2, 2nd Korean's Night

우버 그리고 파닭

학원 사람들과 치킨을 먹었다. 신세계였다. 정확히 말하면 치킨이 아니라 파닭이다. 솔직히 한국 치킨을 런던에서 먹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엄청 비싼 가격이기에 돌아갈때까지 먹을 일은 없을줄 알았다. 그런데 새로운 학원에서 새롭게 시작한 사람들과 한국식 '친구가되길 바래' 코스인 술을 마시기로 했다.


여기서 잠깐 새로운 학원에대해 말하자면, 여긴 전형적인 시험대비반 학원이다. 시설도 엄청 크다. 건물에 총5층이 있는데 그게 전부 학원이다. 이전에 다니던 학원은 고작 1층만이 학원공간이였음을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규모다. 리셉션에, 엄청 큰 도서관에, 카페테리아에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는 숫자의 강의실. 이것말고도 아이엘츠나 캠브릿지 시험을 주관하는 학원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살짝 눈쌀이 찌푸려질만한 점이 있다. 바로 한국인이 엄청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 나도 그랬지만, 어학원에 한국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학원을 구할 때 학원에 한인비율이 얼마나 되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중 하나이다. 내가 다녔던 학원은 한국인 비율이 정말 적었다. 내가 있었을 때엔 한국인이 총 6명정도 있었다. 그것도 오전 오후반 총 합쳐서 말이다. 어지간해서는 같은반 걸리기도 힘들었고 그로인해 한국인과 거의 마주칠일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지나고 점점 런던에 적응하다보니 그건 또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이 없으면 가장 좋은점은 한국어를 쓸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무조건 영어를 쓸수밖에 없고 나도 한동안 한국어를 쓰지않다가 친구랑 전화통화할 때 말이 꼬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그거말고 딱히 이점이 없다. 그럼 한국인이 많이 있으면 뭐가 좋다는 것이냐고?


첫번째로 한인이 많은 곳의 학원의 학생들이 한국문화에 좀더 익숙하단 것이다. 솔직히 유럽애들끼리 자기네들 국가의 지명얘기하고 문화얘기를 하면서 떠들면 나같은경우는 알아듣기가 너무 힘들다. 솔직히 말이 길어지면 뭐가 뭐였는지 전혀 기억나지않는다. 게다가 내가 만약 한국에대해서 이야기라도하면 전부 벙찐 표정이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표정. 그 허무함이 한국에대해서 말하는 것을 주저하게만들고 그렇게되면 진짜 할 말이 없다. 선생님들이나 조금 이해하지 일반 학생들은 아무런 관심도 흥미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학원에 적응하기가 편해진다. 오해하는게 한가지 있는데 한국인들이 많다고 자기들끼리만 몰려다닌 것이 아니다. 각자 자신들만의 그룹을 만들고 외국인들과 다니기 때문에 한명과 친해지면 그 그룹에 끼여서 더 빨리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다. 나같은 경우는 뭐 어학원이 처음도아니고 이래저래 말할 기회만 있으면 친해지는건 별 걱정이 없지만 처음온 사람들에게 있어선 아무것도 없는데서 하나하나 부딛혀가는 것 보다는 훨씬 적응하기 편하다. 그에 따라 다양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게된다. 나는 해보지 못한 것들을, 생각도 못한것을 좀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 물어보면 한국인이 아예없는거 보다 조금이라도 있는게 좋다라고 답한다. 다들 런던에서 오래 지냈고 외국인친구도 많은 사람들이다. 나도 공감하는 바이다.


아무튼 다시 요점으로 돌아오자면 내가 듣는 수업에 한국인이 나 포함 4명이 있다. 총 6명중에 4명이라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그래서 새 코스를 다함께 시작한 기념으로 다함께 술한잔 하기로했다. 그래서 향한 곳이 바로 치맥이다. 여러 선택사항이 있었는데 그중 나 혼자 치킨을 안먹어봐서 그곳으로 정했다. 치킨을 먹기로하고 수업이 끝난뒤에 음식지으로 갈려는데 한분이 우버를 타자고했다. 우버는 택시라고 생각하면된다. 여튼 난 여기서 우버를 한번도 타본적이 없었다. 탈 이유도 없었고 비싸기도했다. 그런데 우버라니..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지금 학원에 있는 한국인들은 꽤 잘사는 사람들이다. 나는 상상도 못할 부자들도 많았다. 학원자체가 비싸기도하고 유명하다보니 돈있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듯했다.) 아무튼 결국 4명에서 우버를 타고 치맥집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여차여차 우버를 타는 방법도 알게되었다. 그냥 길에서 잡아도 되지만 우버 어플리케이션이 있었다. 여기서 지금 자기 위치를 찍고 목적지를 찍어보내면 근처에있는 우버기사가 이것을 잡고 태우러오는 시스템이였다. 우버기사의 신상정보도 떠서 신뢰도도 있었고 안전했다. 가격은 잘 모르겠는게 감사하게도 타고가자고 한분이 우버비를 내셨기에 확인할 도리가 없었다.


도착한 음식집 이름은 말 그대로 '치맥'이였다. 엘리펀트 캐슬쪽에 있는 상당히 잘 알려진 곳이였는데 나도 예전에 들어본 곳 이였다. 파닭을 시키고 술을 시키려는데 맥주말고 소주를 시켰다. 맥주는 영국어디서든 마실 수 있으니 소주를 마시자는 것이였다. 나도 소주가 그립기도했고 게다가 한번도 마셔본적없는, 내가 영국에 오고난뒤에 발매된 과일 소주가 있어서 동의했다. 무려 사과맛소주. 뭐 다들 알겠지만 진짜 그냥 음료수맛이였다. 오랜만에 먹는 파닭도 정말... 환상적이였다. 먹어본지 너무 오래되서 한국꺼랑 비교할순 없었지만 내가 이제껏 먹어본 최고의 파닭이였다.

파닭과 술한잔을 걸치며 서로 소개도하고 이야기도하면서 두번째 한국인의 밤을 보냈다. 그 뒤로도 호프집도가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헤어졌다. 전형적인 한국 뒷폴이였다. 오랜만의 느낀 한국의 정겨움이였다. 덕분에 더욱 한국이 그리워지기도 했고말이다. 오죽했으면 그날 빔 친구들과 엠티간 꿈을 꾸었겠는가. 뭐 그래도 아직은 아니다. 한국을 돌아가는 그날까지 좀더 런던을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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