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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 Oct 09. 2021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쉽지가 않네

현재 취업 후 꼭 배우고 싶었던 노래를 배우는 중이다. 학생 때는 돈과 시간이 없어서 배우고싶어도 배우지 못했던 것이지만 취업하고는 물론 여전히 시간은 모자르지만 돈이 해결되었기 때문에 억지로 시간을 짜내어서 배우는 중이다. 


이런 말 하기 굉장히 민망하지만 그래도 나름 노래는 못부르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수처럼은 아니겠지만 음역대가 보통 남자들보다는 높은 편이기에 어지간한 노래는 다 소화하고.. 음정 박자 평범히 다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서일까 점점 노래부르기가 힘들어지고 점점 목이 쪼여지는 현상이 많아지다보니 배움에 대한 갈망이 커져만 갔다. 


유튜브를 통해 야매로 독학을 해보았지만 역시 혼자서는 한계가 있었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만 반복하고 정확한 길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찾고 찾아 괜찮은 학원을 발견해서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작년 늦봄쯤 시작하여 지금 1년이 넘게 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내가 발전했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기초부터 천천히 배워나가고있는 중이긴 하지만 1년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내가 만족할만한 노래는 못부른것 같다. 기준이 높아서인지 내가 헛걸음을 하고있는건지 아니면 발전하는 단계를 눈치채지 못하는 상태인지 알 수가 없다. 선생님은 처음왔을때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듣기에는 달라진게 없어보였다.


진지하게 상담해본 결과 지금 만들어놓은 기본기를 기존의 습관에 똘똘 싸여진 노래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천천히 적용시켜나가고있지만 고질병은 고쳐지지 않는 것이였다. 마음 같아선 매일매일 수업을 듣고 싶지만 시간도 안되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노래를 가수처럼 부른다는 것은 그냥 타고나길 가수로 타고나거나 아니면 내가 대학공부를 보컬로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새로운걸 1년 가량 배우다보니 배움이란게 참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미 뭔가 한가지를 이뤄놓은 상태에서 새로운것을 배운다는건 지금껏 해왔던 그 고된 과정을 다시 거쳐야한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나타나는 본능적인 거부반응이 아닐까. 


고민하지말고 시작해라는 말은 너무 낙관적인 말이다. 시작해도 그 정체되는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다들 포기하기 마련이다. 어떤 웹툰에서 이런 말을 본적이 있다. 노력은 뜨겁고 열정적인걸로 보이지만 사실은 극도로 정적이고 차가운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열정적이고 뜨겁다면 사람들이 금세 노력을 포기할리가 없다. 반복되고 눈에보이지 않는 모래성을 쌓아나가는 과정이 즐거울리가 없다. 


100세시대에 맞춰 부모님께 하고싶은 새로운걸 계속 도전해보아라고 말하는게 얼마나 주제넘은 짓인지 새삼 깨달았다. 그분들이라고 안하고 싶었겠는가.. 존경한다 이순간에도 끈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모든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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