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대생 Nov 19. 2021

젠더갈등에 대하여

진실 혹은 거짓

연일 인터넷상을 뜨겁게 달구는 단어들은 매번 바뀌어 왔다. 사실 커뮤니티를 잘 안하는 사람이지만 주식정보나 게임정보를 얻으려고 가끔 구경하고는 있다. 그러던 중 얼마전 있었던 '퐁퐁남' 사건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보단 미래가 걱되었다. 단순히 이슈에 관한 걱정이라기보단 이제 우리는 뭘보고 뭘믿어야하는지 판가름하기가 너무 힘들어지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인터넷이 정착한 순간부터 우리에게 당면한 문제긴 했지만 요즘들어 더욱 심화된 느낌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남녀관계에대한 ㅇㅇㅇ썰이라고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재밌게 읽다가도 정말로 현실에 이런일이 있어?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반쯤은 거짓말 아니면 과대포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지만 사람이란게 그렇다 글이 재미있고 클라이막스까지 찍어버리면 현장감 때문에 사실로 믿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글쓴당사자라도 글을 쓰다보면 점점 과격해지고 조그만했던 사실이 부풀려지게되고 글의 마침표를 찍을 때쯤이면 이것이 내가 겪은 사실이 되어버리는 수준이되버리는 것이다. 


사람이 말을하다가 감정에 북받혀 점점 과격해지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다. 한번 써내려가고 가속이 붙기시작하면 무조건 클라이막스의 정점을 찍기 위해 결국엔 밍밍한 이야기에 첨가물을 넣어야만 한다. 세상 사람들 사는일이 영화나 소설처럼 극적일 수는 없는 법인데도 공감을 받기위해서 인위적으로 극적이게된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애초에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를 경험담이 읽기좋은 에피소드로 탈바꿈이 되고나니 사람들이 그 모든 이야기들이 바로 옆에서 일어난것처럼 착각을 하게된다. 


지금 발생되고 있는 젠더갈등들의 대부분은 여기에서 발단하는거라고 생각한다. 남녀 차별을 당해본사람은 당연히 있겠지만 5백만명이 사는 세상에서 몇가지도 되지않는 이야기와 뉴스들로 사람들은 마치 자기 주위의 100명이 그런 일이 겪은것처럼 착각하고 싸우는 중이다. 실제로 차별이란걸 겪어본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어릴때 지구촌이라는 단어를 배우면서 세계가 가까워졌다는 이야기를 사실 체감하진 못했다. 결국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리 떨어져있으면 아무리 소통해도 체감하면서 공감하긴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나의 착각이였던 것 같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공감능력이 높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야기라면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지금도 수많은 거짓 이야기들이 커뮤니티상에선 진실이되어 이곳저곳 퍼지고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눈덩이처럼 커져가고있는 하나의 집단의식은 무서울 정도다. 이젠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까지 영향을 끼치고있으니... 중국이 검열을 하는 이유가 충분히 이해가가고도 남을 정도다. 이러다간 중국뿐아니라 일반 국가들도 검열을 해야할 판국이다.


지금 발생하고있는 젠더갈등은 더 이상의 정책이나 사람들의 의식개선으론 해결하지 못 할 것이다. 중립의 의견은 철저히 외면당할것이고 각자의 진영의 의견만 각자의 진영에서 환호받고 다른쪽은 묵살하는 그런 세상이 와버렸다. 사회주의와 자유주의가 싸우던 냉전시대에는 세계가 이분되었지만 이젠 인류가 분열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제 막을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고 스스로 회복되기엔 이미 늦었다. 결국 완전히 분열되거나 한쪽이 파멸할때까지 이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마지막엔 승자도 패자도 남지 않을 것이다. 인구가 곧 힘이 되는 세상에서 인구절벽에 도달한 국가는 당연히 도태할것이고 부족한 노동력을 이민자나 난민을 통해 메울것이고 점점 줄어드는 한국인들은 밀려나고 밀려나다 결국 영국같은 형태가 되어버릴 것이다. 이런 말을 입아프게 해봤자 외면당할테니 조용히 최후의 날을 기다릴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