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소셜커뮤니티센터 개소를 준비하며 나와 당신에게 들려드리는 희망에세이
사회적 경제 조직을 다양하게 접해 오면서 현장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들을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곳에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봄이 아빠'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공간에서 꿈꾸는 희망일기'라는 주제로 현재 준비 중인 '김해소셜커뮤니티센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무지한 '자기반성'의 글이며, 혹여나 글을 읽다 숙연해진다거나 작은 울림과 공감이 느껴지신다면 가차 없이 팔로우나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봄이아빠의 진솔하고, 따뜻한 사회적 경제 여섯 번째 이야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하루하루 Report #6. 새로운 공간에서 꿈꾸는 희망일기
# (거창하게) 목.차.
0.인연 / 1.족보 / 2.낙인 / 3.입주 / 4.함께 / 5.희망
0. 인연
김해청춘멘토협동조합, 그리고 단체가 운영하던 '모임공간R 인제대점'은 인제대학교 민주동문회를 거쳐간 많은 선배동문들이 후배들의 편의를 배려하기 위해 마련한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부산대학교 앞에서 앞서 개장한 '모임공간R 부산대점'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인해 손님들은 뜸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이 스스럼 없이 드나드는 담장없는 유익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 김해청춘멘토협동조합과 인제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직을 겸하고 계시던 박창석 이사장님과의 만남은 2015년도 무더워지기 시작한 초여름날이 었습니다. 당시 '김해사회적경제네트워크'라는 조직을 설립하기 위해 발기인 중 한 사람으로 결합하여 네크워크 (임의단체)창립까지 함께 노력해 왔으며, 과정에서 매주마다 드나들었던 공간이 바로 '모임공간R'이었습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인제대학교 교내에 학생들의 모임과 연구 및 활동을 지원하는 코워킹 공간이나 소모임 공간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학교 밖에 위치한 '모임공간R'의 필요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공간을 운영하는 부분도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운영이 잘되어 인제대점을 지원해 주던 '모임공간R 부산대점'도 재정난에 시달리게 되었죠. 그즈음, 이사장님의 요청으로 '모임공간R 인제대점'을 운영하는 모법격인 김해청춘멘토 협동조합의 임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많은 고민들을 안고 시작했던 활동은 운영예산도 예산이지만, 계약기간 만료가 한 해 앞으로 다가 왔습니다.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없어진 대부분의 임원분들은 재계약에 대한 부정적 의사도 밝히셨고, 고민하는 사이.. 공간은 오랜기간 방치되며 따듯한 온기가 사라져 버렸답니다.
수 차례 설득하고, 제안하기를 반복하며.. 공간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다리며 일상으로 돌아왔던 어느 날, 6개월 간의 설득과 기다림으로 극적으로 '모임공간R' 과 상봉하게 되었습니다. '인연'이 될런지 '악연'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의 의지와 열정들을 한데모아 공간의 활성화를 위해 하나, 둘 기반을 조성해 나갑니다.
1. 족보
엄연히 따져보면 모법인 격인 김해청춘멘토협동조합이나 모임공간R 인제대점과 엮어낼 수 있는 학연이나 지연, 인맥이나 족보 따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억지스레 끼워맞춰보면 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 조직의 일원이고, 임원분이 운영하시는 공간, 그리고 인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한거 말고는 애써 공간을 도맡아 운영할 이유는 없었답니다. 5월에 준비하고 있는 공간리모델링 공모사업과 관련해 공간의 컨디션이나 지리적 특성, 모법인과 모임공간의 운영사례 등을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것 또한 아직까지는 서툴고, 어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엉켜있는 실타래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습니다. '모임공간R' 인제대점의 타이틀은 김해청춘멘토협동조합 법인의 과거사에 뭍혀지겠지만, 인제대 동문들과 함께 이 시대를 이끌어 왔으며 그 속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이 인제대학교 학생들을 따듯하게 보듬어 주고, 품을 내어주며 마음씨 좋은선배로써의 역할에 충실해 왔답니다. 참! 고맙습니다.
2. 낙인
'모임공간R 인제대점' 주변은 인제대학교 정문 앞 대로변이다보니 학생들을 위한 소비상권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거리에 즐비한 먹거리 음식점을 비롯해 화장품 매장, 통신업체 매장, 생필품 매장, 세련된 분위기의 커피숍과 유흥 · 오락업체 등이 빼곡히도 들어서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을, 앞으로도 없을 것만 같은 젊음의 거리죠.
'모임공간R'은 젊은 청년들의 꾸준한 활동들을 지원하고, 동참해 왔던 의미있는 공간입니다. 4~5년간 공간을 운영하며 수 많은 학생들이 공간을 거쳐왔으며, 단체활동을 통한 문화예술행사와 명사초청 강의 등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을 연결해 주는 교두보 역할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 턱없는 공간으로써의 역할에도 충실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간의 기능과 성격이 점차 바뀌어 갈 것이며, 우리 모두가 성장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물론, 입주한 단체와 기업들 또한 어떠한 변화를 주도 할 만큼 대.단.한(?) 단체는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뗀 갓 태어난 신생기업이거나 그조차도 현재 진행형인 기업이나 단체들 뿐이랍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인제대학교 앞에서 함께모여 가치중심적인 사업들을 한다는 이유로 아.마.도. 단기적인 성과나 실패에 대한 비웃음이 벌써부터 들려옵니다. 모난 구석이 많은 탓에 당신을 인정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반대인 사람도 제밥 늘었답니다. 분명한건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 온 것이 아니라, 그간 지역에서 느꼈던 갈증과 문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짐이자 도전임을 분명히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청년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의 항해, 이제 그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일 뿐이랍니다. 앞으로 무수히 많은 고난과 역경들을 헤쳐나가며 아주아주 오래시간이 걸릴 퍼즐들을 지금부터 함께 맞춰가 보려합니다. 그 속에는 사람도 있고, 지역도 있고, 문화도 있고, 교육도 있습니다. 가지고 있는 성실함을 자랑삼아 많은 분들 앞에 서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리고 '하고 싶었던 강의'도 마음껏 하다보면 모두가 성장하는 공간,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 모두가 행복한 공간이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3. 입주
공간에 입주한 기업들의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김해청춘멘토협동조합, 인제대학교 민주동문회, 겨례하나, 청년유니온
② 공동육아협동조합 바라쿱 - 교육, 의류, 도서, 프리마켓, 디자인 등
③ 모두의주택 사회적협동조합 - 사회주택, 빈집은행, 임대주택, 주거복지 교육 등
④ The나은 디자인연구소 바라보다 - 디자인, 출판, 인쇄/광고 등
⑤ 지역미디어공동체 봄앤봄 - 지역매거진, 디자인, 인쇄, 출판, 영화 등
⑥ (가칭)심리치유협동조합 온(On)나 - 심리치유, 교육 · 연구사업 등
⑦ 김해사회적경제협의회(준) - 당사자 조직(임의단체, 약 25개 회원사), 교육 및 네트워크
⑧ 사회적협동조합 쿱하는사람들(준) - 사회적경제 관련 교육 및 컨설팅 등
⑨ 시각장애인볼링단 하누리 -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운동용품 등
⑩ 주식회사 비추다 - 고고학, 장애인을 위한 박물관 전시 · 관람제품 등
⑪ 대한자연치유학회 - 도시양봉, 도시텃밭, 자격취득과정 개발 및 보급사업 등
⑫ (부설)김해시동부생활문화센터 - 마을리더포럼, 지역문화콘텐츠, 문화예술아카데미 등
⑬ (부설)소셜팩토리 청년LAB - 청년콘텐츠연구소, 청년창업워크숍, 사회적경제 아카데미 등
개별 룸으로 나뉘어진 공간은 입주시설로 활용하고, 보증금 없이 매 월, 임대료만 지급받고 있습니다. 코워킹 공간에는 넓직한 사무실과 창고를 겸비하고 있으며, 함께 생활하는 공간은 탕비공간과 오피스공간으로 구분하여 공간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3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교육장(빔프로젝트, 냉난방기 등)과 포트락 파티가 가능한 오픈홀은 세미나와 토크쇼 등으로 어울리도록 보강하였습니다. 오픈홀에는 입주기업 지인의 (보급형)3D프린터기도 2대나 설치를 완료하였습니다. 실제 출력이 가능하며, 시설에 방문한 분들께 전해드리려고 열쇠고리도 직접 제작해 보았답니다. 다른 듯, 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입주한(그리고 입주 할) 분들에게는 꽃 길만 걸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입니다.
매 월,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미디어공동체 봄앤봄 임원들이 주최하는 단체(의미있는 주제의)영화관람도 진행하고, 영화관람 후 정기적으로 월례회의도 함께 개최합니다. 많은 단체들이 함께 사용하는 장소이다보니 불편한 부분도 상당히 발생되고 있습니다. 한 번에 확~ 나아질리는 만무하겠지만..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만큼은 스스로의 마음도 넉넉해져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부터가 짜증 한 번 덜내고, '같이의 가치'를 위해 솔선수범 해야겠습니다.
공간의 네이밍은 입주한 기업들과 논의하여 최종 '김해소셜커뮤니티센터'로 정하였습니다. 애칭으로는 청년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소셜T', '소셜C' 요런식으로 정해보려구요. 누구든 제안해 주시면 감사히 활용 할 수 있도록 애써보겠습니다.
4. 함께
(인증)사회적기업을 10년 정도 운영해 오면서 관련된 일반 · 사회적협동조합을 3회, 관련없는 다른업종의 다른유형으로 5회 정도 조직을 만드는 작업에 동참했답니다. 늘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지금까지 의미를 같이 나누며 오랜기간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늘 '함께'하는 과정은 힘이듭니다.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생활문화', '마을공동체' 등등 사회적경제 영역에는 좋은사람들만 넘쳐나는데로 한데 모아두면 의견의 불일치나 갈등으로 인한 다툼을 야기합니다. 그도 그러할 것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수 십년을 살아왔고, 현재도 높고 낮음의 차이, 길고 짧음의 차이, 멀고 가까움의 차이, 성별의 차이, 사고의 차이, 가치의 차이, 친분의 차이, 균형의 차이 등 다름을 인정해야 하지만 주관적인 관점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이해하려 합니다. 왜곡된 시선으로 상대를 질책하고, 비판하거나 잘잘못을 들춰내는데 익숙합니다. 반면 칭찬이나 배려, 공감이나 참여는 인색하죠.
책망과 질책보다는 관심과 배려, 칭찬과 격려가 필요한 것이 '함께'하는 첫 단추라는걸 저도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수 십가지 중 한 가지랍니다. '아기는 엄마의 감탄을 먹고산다.'고 했던가요? 우리는 누군가의 작은 관심과 감탄으로 인해 자신감을 북돋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공간에 입주한 분들은 서로서로 함께 하기위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서로의 행사를 지지하고, 그 사업들이 순탄하게 계획된 바, 모두 이룰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배려와 응원을 다 해야 합니다. 옹졸한 마음으로야 어찌 큰 일을 도모할 수가 있겠습니까? 따듯한 관심과 자발적 참여, 지지, 응원, 배려가 필요한 지금입니다. 함께의 '가치', 그 가치를 또한 함께 나누는 '같이' 사는 입주공동체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5. 희망
내가 사는 고향, (경상남도)김해시는 2020년도 인구60만 10대도시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좀 더 젊고 참신한 사업들을 벤치마킹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와 생활체육, 생활문화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보급하고 있으며 인근 도시와의 접근성을 높여가며 '김해시' 만의 편안하고, 안락한 도시의 모습을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도 해결 할 수 없는 지역 이기주의와 그로 인한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국에서도 동단위 인구밀집률이 높은 곳이 여러곳이 있으며 그중 단연 장유1,2,3동의 경우 외부에서 유입된 주민들의 소비상권이 형성되지 못해 프랜차이즈도 망해나자빠지고, 새건물들의 공실률은 갈수록 높아만지는 괴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0년차 아파트들이 즐비한 구 신시가지에 해당하는 삼계동, 내외동, 어방동 일대에서는 난개발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주촌면, 진영읍, 장유1동 등)로 인구이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젊은층의 인구유출로 인해 아파트 매매물건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어 갈수록 그 심각성은 커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주거'라는 개념이 새롭게 정립될 시기라고 느껴집니다. 이미 주거복지의 패러다임의 변화는 수 년전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웃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지역을 더욱 더 살기좋은 도시로 만들어 가는 '희망'을 품게 됩니다. 내가 사는 고향, 김해시에서 내 아이가 아이를 낳고 살 때, 지금 보다는 조금 더 나은 도시, 나아가 나은 세상을 꿈꾸기 위해 저는 오늘도 지역을 보살펴 갑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 '사회적경제'와 '주거복지'를 통해 많은 고민을 시작합니다.
우선, 2018년도 중순께. 개소를 앞두고 있는 (가칭)김해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컨트롤 타워로 서부권역은 생활자치단체인 '우리동네사람들'을 거점으로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 생활문화공동체와 마을만들기 사업의 기초교육, 기초컨설팅 기관으로 동부권역은 기 입주한 '김해소셜커뮤니티센터'를 거점으로 지역의 문제들을 감지하고, 제안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갖추어 가자는게 기본적인 틀이랍니다. 큰 하나의 거점센터와 작은 두 개의 트랙(공간)을 활용하여 1단계와 2단계를 거쳐 광역 · 전국으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을 내보내자는게 가장 큰 틀에서의 제안사항이며 과정에서 3개 조직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이 성공과 실패를 좌지우지 한닥고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이러한 제안들은 새로울 것도 없는 아주 단순하고 명확한, 그리고 정직하고 일상적인 발상으로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활동가 분들이 제안해 온 내용들입니다. 보다 큰 일들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우리는 '희망'이란 녀석을 가슴에 품고, 서로 서로 상생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해 나갑니다. 지금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기 때문이죠.
#. 나가며..
관계에 대한 인색함은 전국에 내놓아도 지지않을 만큼 까칠하고, 모난 구석이 많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옳은 소리를 해야한다면, 누군가 악역을 맡아야 한다면 그 상황에서 또는 그 순간 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망언들을 퍼부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제법 더 남아있기에 살아가며 그 상처들이 덧나지 않도록 호호 불어가며 싫어도 빈대처럼 붙어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피하지는 마세요. 어차피 겪어야 할 문제들이고, 어차피 저와 함께 헤쳐나가야 할 문제들이라면 진정성 있게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합당하다고 사려됩니다. 당해보고 겪어 내어 본 사람만이 알겠지만, 저 또한 무수히 깨지고 다져지고 성장하며, 너무나 많은 일들을 감당해 내고 있기에 그 너머에 분명, 우리가 바라던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 희망을 함께 붙잡고 싶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우리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