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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동 Apr 24. 2016

너와 나의 관계.

전 여친의 소식을 듣고, 관계를 생각해보다. 


최근에, 예전에 만났던 친구의 SNS를 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어디서 익숙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였다. 
재 작년쯤인가 오래된 노트북에서 그 친구의 사진을 발견했을 때는 
사정없이 휴지통에 사진을 넣었는데, 이번에는 그저
담담하게 사진을 보고는 '잘지내'  하고 속으로 말한 후 자리를 떴다. 
서로가 너무나 좋지 않게 헤어졌던 친구였는데, 
시간이 지나니, 미웠던 감정도 퇴색이 되었고, 좋아했던 감정도 무뎌졌다



예전에는 가장 가까운 사람 중에 한 명이었으니  소식이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학창시절. 밥 한 끼를 같이 먹었던 동성친구 조차 
'그 친구는 무엇을 하나' 하고 궁금하긴 하니, 그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헌데, 예전에 만났던 친구가 지금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불씨가 되었던 것일까?
이리저리 밖을 쏘다니다가 밤늦게 들어왔던 어느 날. 
나는 침대에 앉아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고, 누군가를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자전거를 타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와 내가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고, 한쪽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여전히 자전거는 앞으로 나아간다. 모두가 페달에 밟을 때도 
자전거는 한동안 앞으로 나아가고 , 비로소 꽤 시간이 지난 뒤에야 멈추게 된다

 

이는 비단, 연인관계뿐만이 아니라 많은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관심이 생기고, 마음의 오름을 느끼다가, 이내 꺼지기도 하고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 그녀는 아무 잘못이 없음에도 나는 그녀를 미워하기도 한다. 
중학교 시절, 내 친구는 어느 여자애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 여자애는 내 친구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헌데, 좋아했던 마음이 미움으로 바뀌고 그 친구는
한동안 그 여자애를 욕하고 다녔다. 심지어 반장선거에서 그녀를 뽑은 나를 
미워하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나 몸이 훌쩍 컸으나,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마음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할 때, 나는 그도 나를 좋아해 주기를 자연스럽게 바라게 된다. 
헌데, 그와 나는 다르게 태어났고 감정의 변화가 동일하지 않을 텐데, 
나는 그것을 머릿속으로 이해할 뿐, 한동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상대방을 미워하게 된다. 
관심을 가지고 좋아했던 사람을 미워하는 일만큼 아이러니 한 상황이 발생한다.
누구나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건강한 관계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만
살기 힘들고 때로는 아파하며, 오해하고, 의심하며, 미워하게 된다. 
그러한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인연이 아닐 수도 있고, 감정 변화의 속도가 다를 수 있다. 
그러니, 당신의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해해보자. 
그의 감정 변화가 당신과 같지 않다는 것은, 그의 잘못도 당신의 잘못도 아니니. 

나, 그리고 당신에게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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