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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한 화자 Nov 20. 2020

never be the same.

장모님 환갑 기념으로 제주도를 다녀왔다. 원래 계획은 태국이든 베트남이든 동남아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우리 가족의 모든 여행 계획은 틀어졌고 차선인 제주도로 계획을 바꿨다. 첫 직장을 퇴사하고 2015년 11월에 제주도 일주를 했으니 딱 6년 만의 방문이었다.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은 그대로였지만 그때와 달리 제주도는 많이 한산했다. 죽 늘어선 관광버스도 찾기 힘들었고, 시끄러운 중국인들의 말소리도 없었다. 중국인으로 가득 찼던 시내 면세점은 간판을 내렸다. 그래도 생각보다 제법 많은 국내 관광객들이 있었지만 착실하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돌아오던 날 공항에 앉으면서 이제 다시는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선 동양인 혐오로 인한 린치 사건들이 일어날 테고, 도착 국가에서 그리고 한국으로 되돌아와서 콧구멍을 깊숙이 찌르던지, 나는 코로나 free라는 증명서를 제출해야 될지도 모른다. 국지적으로 발생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관광객이 죽기라도 한다면 다시 움츠러들 거고, 동요할 거다. 여행지에서의 자유로움을 만끽하지 못하고 가슴 한편엔 '혹시?' 하는 무거운 추를 매달고 다니겠지.


이 모든 게 나의 망상이고 기우이길 바란다. 언제 그랬냐는 듯 동남아 어딘가의 해변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그래 이러려고 돈 벌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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