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라는 형태에 담아야 할 것은 가치와 철학
미국의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유명한 건축 미학을 창시하며 근대 건축의 첫 장을 연 장본인이다. 1896년 리핀코트지(誌)에서 처음 사용된 이 문장은 '형태는 선례를 따른다'는 관행에 대한 안티테제인 동시에 20세기 모더니즘 디자인의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르코르뷔지에, 미스 반데어로에 등 현대 건축을 이끌었던 건축 거장들은 적극적으로 설리번의 철학을 계승했고 특히 설리번의 애제자였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형태와 기능은 하나이며 정신적인 결합이다'는 말을 남기면서 스승의 철학을 발전시켰다.
한편 형태와 기능의 관계는 건축이나 디자인 뿐만 아니라 브랜딩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브랜드의 로고 및 심볼 마크 등의 외형에만 집착하면 "외화내빈"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등의 기능에만 충실하면 "유명무실"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형태에 담아야 할 가치와 철학이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태도, 사회와 미래를 개선시키기 위해 더 올바른 생각을 담고자 하는 태도가 유지되어야 브랜드를 공고히 구축할 수 있는 출발선에 설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단순히 CI나 BI를 바꾸고 멋진 말로 치장한다고 해서 결코 브랜드의 지위를 갖출 수 없을 뿐더러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뜻이다.
한 어느 가게가 선한 행동으로 세상에 감동을 선사해 사람들이 그곳에 돈쭐 내러 가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곳에는 그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만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마음에 화답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까지 감수해가며 지갑을 열었다.
*루이스 설리반의 건축 미학에 대한 부연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은 일반적인 생물학적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물고기와 새가 다른 형태(외형)에 따라 다른 기능과 습성을 갖추고 있듯, 생물의 형태와 기능의 연계성이 건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