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평안의 인사, 샬롬(Shalom)!

영성일기

by Sunny Day

주일 아침부터 말썽이었다.


어제까지는 분명 폭염으로

주말 행사가 취소된 동생과 함께

오랜만에 주일성수를 하게 되어 기뻤는데


동생이 늦잠을 자는 통에

1부 예배를 드리지 못해 늦은 김에

간단히 아침을 먹고 2부 예배를 가기로 했다

동생은 아직 이불속에서 뒹굴뒹굴,

오랜만에 늦장을 부리고 있고

엄마는 일하시다 다친 무릎때문에 절뚝거리느라

식사준비는 무리인 상황이어서

아침식사준비는 내 차지가 되었다.


아무것도 문제되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뾰루퉁해지는 못난 내가 드러났고

들릴락 말락하게 '나 혼자 해야하네'하는

푸념으로 투덜거리고 있었다.


무거운 분위기를 만든 나때문에

아침식탁은 대충 뜨는 둥 마는 둥하며

서둘러 마무리됐다.


함께 하는 식사가 얼마나 귀한지,

따순 밥 한술에

이 반찬 저 반찬을 오가는 젓가락질에

서로를 위로하고 지지하고

함께 기뻐하고 감사를 나누는

힘이 되는지

잘 알고 있으면서


순간적인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못나게 그대로 드러내버린 게 영 불편했다.


이러면 안되지 싶어 마음으로 회개하며

하나님의 선하심이 나를 지배하시기를 기도했다.


교회예배를 가면서 다리를 절며 뜨거운 뙤약볕을

힘들게 걸으시는 엄마와 보조를 맞춰

양산을 씌어드렸는데

난 평소 걸음이 빠른 편인데다가

폭염주의보인 날에 천천히 걷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 정도도 기다리고
인내해주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만약 내가 일로써 하거나

길다가 모르는 사람을 돕는 중이었더라면

이보다 더 헌신의 마음으로 했을텐데...


일할 때는 당연하게,

모르는 사람에게는 더 당연하게 했던

선행과 베품이

내 가족에게는 꽤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게

아이러니였다.

모두 나의 선함과 열심으로

인정받으려 했던 결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교회에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할머니 권사님들 옆자리이 자리를 잡고 찬양하며 예배하는데

어디선가 여집사님(?) 한분이 오셔서 할머니 권사님들께 인사를 하시며 사탕을 나누어드렸다.

두둑한 사탕 한 봉지가 다 없어지고나서야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집사님을 보며

동생이 하는 말,


언니, 저분은 사실
사탕을 주려고 하시는 것보다
할머니들의 생사를 확인하듯
안부를 여쭙는 인사를 하러 오신 것 같아. 한분 한분.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진심어린 마음, 그 마음의 정성이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도 읽히는구나.

오늘 아침, 정성스럽지 않았던 나의 마음,

하나님을 예배하고 내 삶을 주께 드리겠다고 했던

마음의 중심이 고작 가족들에게는

그 정도로 표현됐나 싶어 다시 한번 부끄러웠다.



하지만 예배중에 회개하는 영을 부어주시고

다시 한번 나를 회복케하시는

은혜를 맛볼 수 있었다.


내가 어떠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늘 신실하신 하나님,

내가 어쩌지 못하는 순간에도

기도하는 영으로

하나님만 바라보길 원하시는 하나님.


나에게 늘 선하시고 신실하신 주님.
당신이 주시는 평안의 매는 줄로
오늘 하루도,
나와 우리 가족들이
함께 매이길 기도합니다.


오늘도 평안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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