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지도를 하다 보면 정말로 표현력이 부족한 분들을 본다. 어느 정도냐 하면 하루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기록하기조차 어려워한다. 운동에 비유하자면 근력이 정말 정말 부족한 케이스인데, 이런 분들을 위한 좋은 트레이닝 방법이 있다. 바로 일기 쓰기다. 하지만 글 근육이 극도로 부족한 경우 일기도 어려울 수 있어 단계를 나눠야 한다.
글 초보를 위한 일기 쓰기 3단계
글 초보를 위한 일기 쓰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단순 기록으로 시작해 그 속에서 감정을 탐색해 보고 다음 선별과 집중하는 것이다.
일기 쓰기 1단계 : 단순 기록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하루에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본다. 몇 시에 일어났고, 아침은 언제 뭘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하루 동안 뭘 했는지 사건 위주로 기록한다.
기억이 안 나면 건너뛰어도 괜찮다.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고, 강박적으로 일상을 빠짐없이 기록하려는 목적도 아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시간 순으로, 기억나는 대로 나열하면 된다.
일기 쓰기 2단계 : 감정 탐색
기록 자체가 익숙해지면 이제는 각각의 사건에 대한 내 생각과 기분, 감정을 덧붙여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은 어땠는지, 식사를 할 때, 누구를 만났을 때, 특정 사건에 대해 느꼈던 점을 쓴다. 그마저도 거창하게 다룰 필요 없다. 처음엔 기분이 '좋았다 / 나빴다' 정도로 시작하면 된다.
일기 쓰기 3단계 : 선별과 집중
다음은 일상의 기록 중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을 기록에서 제외하는 동시에 중요한 일, 특히 기억에 남는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본다.
일기 쓰기의 핵심
1.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몸에 익숙해지는 것이 우선.
2. 문장력, 글의 논리와 구조, 맞춤법 등을 따지지 않는다.
3. 훈련 과정에서 쓴 글은 절대로 타인과 공유하거나, 스스로도 평가하지 않는다.
일기 쓰기 초반에는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가능한 자세하게 쓴다. 오로지 최대한 길게 쓰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맞춤법이나 문장의 완성도는 따져 묻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