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경욱 Jan 25. 2016

[스타트업 개발자] 화난 실패자

#8 LIVEO 로 옮기다.

꽤 오랫만에 포스트를 남기는 듯하다. 그동안 열심히 개발했지만 퍼퓸그라피에서의 내 그릇은 회사를 먹여살릴만큼은 되지 못했던 듯하다. 지금에서야 몇 문장으로 풀어내는 경험에 불과하지만 당시의 열정, 압박감, 좌절감 등은 아직도 생생하다. 회사의 상황과 내가 가고자 하는길은 너무 달랐다. 결국 난 이사직에서 사임을하였다.


그렇다. 결론적으로 난 로켓에 주유하지 못한 실패한 항해사였다.


솔직히 슬프다기보단 화가 났다. 내가 열정을 쏟아부었는데도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더 미친듯이 열정을 쏟아부을만한 제품과 비젼을 가진 팀을 찾았다. 난 이제 더 이상 항해사가 아니다. 그렇지만 난 아직도 실패에 대해 화가 나있다. 쩌는 제품을 만들어서 지구를 정복하고 싶어졌다.


LIVEO (Live + Video)


실시간 영상 SNS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팀이었다. 오랫동안 함께한 팀웍과 재밌는 제품을 만드는 것 같아 당장 지원을 하였다. 물론 난 일반적인 구직자처럼 이곳 저곳 10군데씩 이력서를 넣지 않았다. '세상을 더 좋게 변하게 한다', '최고의 팀' 이란 문구들은 모든 팀마다 달고 있었다. 하지만 내 좁은 시야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닥 재미있어보이지 않고 힘들게만 보였다. 당연히 LIVEO 한 곳에만 이력서를 제출했었다.


오만인지 모르겠지만 난 내가 그 자리에 꼭 들어가야되며 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합격이 아닌 합류를 그토록 원했다. 사실 이건 이사님께 말씀드리지 않았던거지만 이 글에다 고백하고 싶다. 이사님 페이스 북 계정으로 엄청나게 들어가서 매일 뭐가 구직 관련 업데이트되나 정신병걸린 사람처럼 10번은 확인했다. 카카오톡은 말할것도 없고. (스토커 아니에요...)


난 새로운 둥지에 자리를 잡았다. LIVEO의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다행히도 내가 할 일은 많은 것 같았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아직 개발 프로세스가 미흡하고 코드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수준인듯하다. 코드 변태인 내가 일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덤이지만, 팀원분들도 나이스하시고 열정적이시다. 왠지 모르지만 편안함을 주는 팀 구성이다. 팀에 강아지, 엄마, 허경영이 있다. 


무엇보다 내가 만든 슬랙봇에 엄청난 반응을 보여주셨다. 특히 이사님은 열혈팬이신지 자꾸 예외 처리가 안된 봇에 명령어를 날려서 봇을 죽이셨다.

(이사님 봇 좀 그만 죽이세요...)


이제 겨우 하루 출근한 풋내기가 뭐 이런글을 쓰는가 싶겠지만,  내가 할 일이 무척 많을 듯 싶다. 내일은 주문한 맥북이 도착한다. 화풀이는 버그 없애기로 해야겠다. 딱이다.



이 포스트들은 스타트업에 종사하시는 현업 개발자 분들, 스타트업을 하고자 하는 학생분들과 경험을 나누고자 쓰고자 합니다. 저의 얇은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는 초기 창업자분들, 한 수 가르쳐주시려는 분들이 읽어주면 보람찰 것 같습니다. 잘못된 점은 말씀해주시면 독자 여러분들과 의논하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LIVEO 

Software engineer

마경욱

작가의 이전글 [스타트업 개발자] 제 컴에선 되는데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