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비 Aug 08. 2024

내가 만난 보석처럼 빛나는 멘티들

사회리더가 되어 대학생을 멘토링하다

예전에 대학교 다닐 때, 막연하게 '대학교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장래 희망이 교수라기보다 '대학교 캠퍼스의 그 젊음 속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을 것 같았다. 지금이야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기보다 취업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듯해 안타깝지만, 당시에는 대학 캠퍼스만큼 젊음이 충만한 곳이 어디 있었을까. 아마 그 시절이 청춘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교에 있으면 늘 젊게 살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사계절 중에서도 '봄'을 가장 좋아하고, 태어난 것도 '춘삼월'이니, 나는 태생적으로 젊음을 그리워하는 존재인가 보다.


정부기관 중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지원하여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장학재단'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생, 초등학생을 위한 장학금도 있다. 여러 사업 중 사회리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는데, 나는 2019년부터 사회 리더로 참여하며 대학생들을 위한 멘토링을 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젊은 인재들이 사회에서 리더십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주로 대학생이나 청년층을 대상으로, 경험이 풍부한 멘토(사회리더)와 연결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공유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사회리더의 풀(pool)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어떤 분들은 10년 이상 멘토로 참여하신 분들도 계신다. 사회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하고 싶은 마음들이 멘토로 이끈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도 내가 받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해에 나와 매칭된 멘티들은 7명으로 연세대학교 1학년 학생도 있고, 대구한의대학교에서 올라오는 멘티까지 다양한 인재들이 함께 하고 있다. 처음 이 프로그램과 연을 맺은 것은, 2018년 전 직장상사였던 김경륜 대표가 멘토링을 하고 계셨고, 나를 부멘토로 위촉을 해주셨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2019년 멘토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첫 시작은 꽤 까다로웠다. 멘토링을 1회 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해의 4월~11월까지 매월 1회씩 멘토링을 해야 하니 시간과 비용은 물론 책임감이 필요한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10명 이내로 매칭이 되는데, 나의 경우는 너무 많은 멘티님들 보다 6명 정도의 멘티님들과 만나는 것이 좋았다. 멘티들이 멘토의 프로필과 1년간의 멘토링 운영계획서를 보고 지원하면, 멘토가 면접을 직접 보고 최종 매칭을 완성하게 된다. 나는 학생들의 '북극성을 찾아 셀프리더십을 장착하기'라는 주제로 매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당연히 멘토링도 있지만, 전문코치로서 코칭을 기본으로 한다. 나를 먼저 선택해 준 멘티님들에게 늘 감사하고, 면접 볼 때 하는 이야기지만, 나도 멘티님들을 선발할 수 있지만, 멘티님들도 나를 최종 선택하는 자리니 상호 면접의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만난 학생들과 매달 갖는 멘토링 시간은 오히려 내가 그들이 사고방식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가졌던 '로망'의 실현이라고 할까. 멘토링 역시 내가 일방적으로 경험과 지혜를 주기보다 상호 성장하는 그런 관계이다.


7월의 멘토링 시간은 특히 유쾌한 시간이었다. 1년의 멘토링 프로그램 중 전체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는데, 4월 멘토링의 본격 시적을 알리는 '코멘트데이'와 8월 '리더십 콘서트'가 있다. 이번 8월 리더십 콘서트에서 'H.O.T(History of Our Team)' 콘테스트를 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멘티님들이 다 같이 해보자며 의기투합을 했다. 우리 팀의 상반기 멘토링 활동의 여정을 담고, 하반기 활동을 다짐하자는 의미를 담은 2분 이내의 동영상(숏폼 콘텐츠)을 촬영하여 제출하는 이벤트였다. 7월 멘토링이 끝난 뒤, 그 자리에서 팀장(멘티 중 1명이 하게 됨)의 주도 하에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우리는 최근 영화가 나온 '인사이드아웃 2'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Dream Inside Out'을 기획하고 바로 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멘토인 내가 주인공 멘티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어요?"라고 질문하면 "저요.. 아.."라고 말하면서 그 짧은 시간에 주인공 멘티의 머릿속 감정 본부에서 감정들이 마구 소용돌이치며 감정 표현을 한다. 감정 본부의 역할은 다른 멘티들이 각자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소심, 분노, 기쁨, 불안, 슬픔, 버럭'이라는 감정들이다. 이 장면을 위해 별도로 줌으로 만나 감정 연기들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감정들을 다 겪고 나서 "아, 저는 저답게 살려고요!"라고 주인공 멘티가 이야기를 하면 "어떤 모습이든 응원할게요! 파이팅!" 하며 내가 마무리를 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1'28"의 최종 영상의 탄생하고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패러디하여,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를 알고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전달하는 영상"이라는 제목까지 달아 출품을 했다. 후작업까지 담당하는 멘티님까지 다들 적극적으로 한 팀이 되어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모습에 정말 감동이었다. 누구 하나 빼는 것 없이 재밌게 참여하는 모습에서도 젊음을 느낄 수 있었고,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믿고 그들이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앞으로 남은 멘토링도 잘 마무리해서 이번 멘토링이 멘티님들의 인생의 한 지점에서 돌아봤을 때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 각자의 삶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길'을 찾아 더불어 함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