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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별리사 Nov 23. 2022

음식도 특허를 받을 수 있나요? (4)

음식에 관한 특허를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온 고별리사입니다.


앞선 편에서는 특허 취득에 있어서 식품이라는 기술 분야가 갖는 특징과, 그러한 특징 때문에 특허를 취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그렇다면 “특허 받은 레시피”, “특허 받은 비법 양념” 등이 적혀 있는 음식점이나 가공식품들은 어떻게 특허를 받은 것일까요? 이번 편에서는 식품에 관한 특허를 취득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전략을 살펴보도록 할텐데요, 그래서 특허에 관한 다소 심층적인 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앞선 편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모든 특허 발명은 신규성(기존에 알려져 있던 배경기술에 비해서 새로울 것)과 진보성(기존에 알려져 있던 기술을 기초로 하여 쉽게 도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 요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식품 발명은 그 기술 분야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발명에 비하여 신규성과 진보성이라는 요건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식품에 관한 특허 발명은 신규성과 진보성 요건을 만족하기 위하여, 해당 식품에 첨가되는 구성 성분을 특정할 뿐만 아니라, 그 구성 성분의 수치를 함께 한정하는 전략을 취하고는 합니다. 이를 특허적 용어로는 “수치 한정 발명”이라고 합니다.


식품 분야에서는 위와 같은 일반적인 형태의 수치 한정 발명도 있지만, 식품과 관련된 물리적,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변수인 파라미터(parameter)를 한정함으로써 발명을 특정하는 파라미터 발명도 흔하게 사용되곤 합니다. 파라미터 발명도 파라미터라는 요소로서 발명과 관련된 수치를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수치 한정 발명으로 취급됩니다.


다시 삼계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특허법에 따르면 발명은 쉽게 실시될 수 있도록 명세서에 명확하게 기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특허 청구항은 발명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를 한정하여 발명을 특정하는 형식을 띕니다. 예를 들어서 발명이 ‘삼계탕’일 경우, “영계, 찹쌀, 밤, 마늘 및 인삼을 포함하는 삼계탕”와 같이 기재하여 삼계탕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요소를 모두 한정하여 발명의 구성을 명확하게 합니다.


그런데 식품 발명의 경우 이렇게만 기재할 경우에는 신규성 또는 진보성 요건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으니, 각 구성요소의 수치도 함께 한정하는 ‘수치 한정 발명’의 형태로 기재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예를 들어서, 위 삼계탕을 “40일령 내지 50일령의 영계, 100g 내지 150g의 찹쌀, 밤 1개 내지 3개, 마늘 3개 내지 5개 및 인삼 1개 내지 3개를 포함하는 삼계탕”으로 기재하여 삼계탕을 구성하는 성분의 구체적인 수치를 함께 한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의 수치 한정 발명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마요네즈에 관한 발명이 있을 때 마요네즈의 성분뿐만 아니라, 점도나 밀도 등의 파라미터를 한정하는 것이 파라미터 발명의 형태로 기재된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발명에서 수치를 함께 한정한다고 해서 진보성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처럼 한정된 수치 범위에서, 삼계탕의 비린내가 개선된다거나, 기름기가 줄어든다거나,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분의 함량이 증가된다는 등의 우수한 효과가 나타나며, 이러한 효과는 해당 수치 범위 밖에서는 기대하거나 예측하기 힘든 효과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면, 진보성을 인정받기 위한 발판이 마련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등록된 식품 특허 발명을 살펴보면 식품의 구성 성분과 함께 성분의 수치나 파라미터와 관련된 수치가 함께 한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렵게 취득한 식품에 관한 특허는 어떠한 가치가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싱가포르 슬링 칵테일입니다. 맛은 너무 좋은데, 진보성을 인정받기 쉽진 않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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