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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tton plant Mar 14. 2019

공동의 재산

결혼하니깐 좋아? 결혼을 하고 뭐가 달라?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내 월급이 '공동의 재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 물론, 영민이의 월급도 나의 재산이 되긴 했다.

나의 노동력과 나의 시간을 투자해 번 돈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니? 공동재산이라니? 
 

하나에서 둘, 개인에서 공동체로의 전환 후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간 문제가 '돈'이었다.

돈을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쓸지에 대해 의견을 모아야 했고, 
예민한 부분인 만큼 각자의 생각을 충분히 피력해야 했으며,
서운함이 없도록 서로를 배려해 결론지었다.






우리의 돈 관리는 아래와 같다.
각자의 월급이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들어오면 월 X백만 원을 공동 통장으로 이체한다.
이체 후 남은 금액은 개인의 용돈으로 사용하기에 더 많이 벌면 더 많은 용돈을 쓸 수 있다.

비슷한 연차에 비슷한 월급을 받는 동갑 부부이기에 가능한 타협점일 것이다.
함께이지만, 한 명의 개인으로서도 돈 버는 재미가 있도록 일정 부분은 '자유'로 남겨두었다.


알뜰살뜰 똑 부러지는 영민이는 매달 가계부를 적고, 큰 그림은 함께 그리려 노력한다.

조금의 특이점이 있다면 구두로 약속한 건 아니지만,
모든 지출에 앞서 대화와 의논을 한다는 것이다.

그 지출이 단지 나만을 위한 물건이라 할지라도
서로에 대한 예의이기에, 늦은 보고도 잊지 않는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공유하고 큰돈을 쓸 때는 더 많은 논의를 하는 일,
쉽지 않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적게 쓰고 더 많이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다.

돈을 쓰는 행위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있는데
상대가 무엇을 중시하는지, 돈에 대해 어떤 가치 판단을 갖고 있는지,
물건을 고르는 안목과 취향, 습관은 어떤지 이해할 수 있기에.
나는 당신이 궁금하고 고로 우리는 대화한다.




결혼하니 뭐가 좋은가,
결혼하니 뭐가 가장 다른가?

얼마나 대화하고 얼마나 서로를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 생각한다.


결혼은 옳다. 해볼 만하다.

단, 누구와 하는 결혼이냐에 따라 달라지며.
상대와 대화하는 방법에 따라 많은 게 바뀐다 생각한다.


그렇기에 가끔은 자기성찰도 필요하다.
내가 타인과 대화를 잘 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SoojinLee_with_YoungminKi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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