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주 Mar 14. 2024

드디어 주방세제를 비웠다.

설거지 비누 사용 후기




한 5년 전만 해도 나는 환경보호니 뭐니 별 관심이 없었다. 환경공학과를 나와 관련된 자격증을 따고, 환경기사로 일했지만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부끄러운 과거. 그냥 재활용 잘하면 되는 거지-라는 생각으로 안일했었지.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제로웨이스트 영상들이 뜨기 시작했다. 특히 ebs 다큐시선,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기> 영상을 보고 그냥 숨 쉬듯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던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https://youtu.be/LM6HORFapSU?si=RS_LY9_2s9MiRB6r


깔끔하고 반짝반짝 예쁘게 포장된 식재료들을 아무렇지 않게 샀고, 포장된 반찬을 사면서도 괜히 비닐봉지를 한 번씩 더 썼었다. 플라스틱과 비닐이 없이는 생활이 되지 않을 정도의 삶을 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 이대론 안 되겠다는 결심이 섰다. 


뭐라도 하자!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꿔봤다. 숨 쉬듯 하던 커피 take out부터 멈췄다. 혹시나 커피를 사 먹게 되면 웬만하면 텀블러를 이용하고, 아니면 그냥 앉아서 마시고 가는 방식으로 바꿨다. 수세미를 살 땐 천연수세미를 사서 사용하기도 하고, 유행하는 옷들은 잘 사지 않았다.



https://blog.naver.com/snfl1348/222379146913

(찾아보니 친환경수세미 사용후기를 블로그에 쓴 적도 있었음)





육아를 하다 보면 플라스틱을 정말 많이 사용하게 된다. 바디워시니 로션이니 물통이니 젖병이니 모든 게 플라스틱인 세상.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일단 잘 쓰고, 잘 버리고, 친환경용품을 바꿀 수 있는 건 바꿔보자라는 생각으로 바디워시를 다 사용한 뒤 비누를 샀다. 펌프질 한 번이면 되는 바디워시 통이 너무도 당연히 편했다. 비누를 쓰면 거품을 내는 과정이 필요하고 조금의 시간이 더 드니 좀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살지 못하겠다 정도는 아니었다. 



딱 참을 수 있을 정도-



참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다른 것들을 고체 비누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1년째 줄어들지 않던 주방세제를 지난주에 비웠고 그동안 사고 싶었던 세제비누를 구매했다. 동구밭제품인데 '동구밭'은 비누 세제뿐만 아니라, 샴푸바, 린스바, 세탁세제 등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친환경용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평소에 너무 사보고 싶었던 브랜드라 주방세제를 비우면 꼭 사야지 했는데, 드디어 샀다! 같이 시킨 비누 거품망은 아직 오지 않아서 우선 우유갑을 잘라 비누를 뒀다.


아이의 바디워시통을 비우고 아기비누로 씻기며 깨끗하게 씻기는구나를 배웠기 때문에 주방비누를 사기 전, '이게 잘 닦일까?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전혀 없었다. 



주방비누를 사용한 지 이제 3일 차다.


아마 한 달 두 달은 더 써봐야 제대로 장단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일단 3일간 사용의 후기를 말하자면 거품은 잘 나지 않지만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깨끗하게 씻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세제와의 차이점은 크게 느끼지 못하는 중.



어제 남편이 사준 튤립! 너무 이쁘죠 ㅎ_ㅎ


예쁜 노란색 튤립 세 송이를 퇴근길에 사 온 남편. 받자마자 꽃병에 꽂으며 기분이 좋았지만 이후 포장된 비닐을 분리수거하며 아예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살기는 힘든 세상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이런 꽃을 포장해 오려면 당연히 포장용품을 쓸 수밖에 없으니깐. 그렇다고 꽃 선물을 받는 건 너무 행복한데, 이걸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친환경용품을 사용해야지-



우리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피곤하더라도 해나갈 것이다. 

굳이 세제를 써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쓰지 않는 것. 텀블러를 이용해서 플라스틱컵을 사용하지 않는 것. 아이 장난감은 무분별하게 사지 않고, 웬만하면 대여해서 사용하는 것. 옷을 살 때도 그냥 사지 않고 정말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기. 가구와 가전은 오래오래 사용하기. 장 볼 때 장바구니를 늘 챙기기. 재활용 잘하기. 등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재활용이 되지 않는 플라스틱들은 이미 포화상태다. 완벽히 사라지지도 않는 쓰레기들.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기와 수질, 토양은 분명 오염될 거고 그럼 우리의 건강은 나빠질 것이다. 


결국 제로 웨이스트는 나를 위한 거다. 

앞으로도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지.


막 쓰지 말고! 아무 데나 버리지 말자! 아자아자!



작가의 이전글 2월 가계부 정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