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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석 Dec 04. 2017

기업이란 무엇인가? (I)

부끄럽게도 전 기업이 무엇인지 모르고 창업했습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출처 : 유튜브)

기업이란 무엇인가?

이런 제목을 읽고 클릭하신 분이라면 이 말은 적어도 "정의란 무엇인가?" 보다 훨씬 여러분의 삶과 관련이 많지 않나요?
하지만 놀랍게도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200만 권이 팔리는 사이 (놀랍게도 어렵고 형이상학적 강의인데 200만 권이 팔리다니 역시 한국의 수준은 높습니다.) 

마이클 샌델 - 정의란 무엇인가? - 이게 뭐라고 200만권이 팔린다냐?


기업이란 무엇인가란 것에 대한 대한민국의 답이 겨우 이것입니다.  


네이버 검색 결과 ("기업이란 무엇인가?")

기업이란무엇.인가.com (링크한 번 눌러보시지요. 너무나도 처참합니다.)

또한 인기 팟캐스트로 2백만 권 팔렸다는 지대넓얕에서도 기업이란 무엇인지 한 번도 다룬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임사체험, 수리부엉이 조차 있는 데 기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도 합니다.

이도 역시 200만권 팔렸다는 지대넓얕

수능에 나와서 일까요? 
경영학 원론에 나와서 일까요?

왜 이리 한국은 기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없을까요?



전, 닷컴 열풍 속에 창업한 1세대 벤처기업인입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기업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전 모바일 기술대상 방통 위원장 상,  

지식 경제부 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이렇게 국가 표창을 세 번 받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전 정보통신부 전액 장학금으로 로봇지능 대학원 과정을 졸업하고,

국가에서 지원받아 UCLA 디지털 마케팅 과정,

스탠퍼드 디자인 싱킹 과정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그러니 실패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죠. 아시는 분은 아는 이야기지만, 한국은 기업 경영 실패를 용서하지 않는 나라입니다(#파산자, #고액체납자, #전과자).

그래도 기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생기지 않으신가요?

창업을 꿈꾸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기업의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이 정리되어야 합니다.



기업의 유래


기업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의 시작은 기업의 유래부터 알아보는 것이 맞습니다. 요즘 유행대로
지대넓얕(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스타일로 편하게 말씀드릴게요.

놀랍게도, 지금 구할 수 있는 기업의 유래에 대해 가장 명쾌히 설명한 콘텐츠는 국방 TV의 "토크멘터리 전쟁사"였습니다. 이 중 49부 스페인, 잉카 정복 전쟁 볼게요. 유튜브를 통해 전체를 보시는 것 꼭 추천드립니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출처 : 유튜브)

기업의 유래 (기업이란무엇인가동영상입.니다.com)링크 편하게 다녀오세요!!!


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자본주의부터 소개해야 하는 데, 쉽지 않습니다.
이걸 전쟁 가지고 이야기하니, 이렇게 쉽게 이야기되는군요.

이 어려운 걸 국방 TV가 해냈습니다. 국방부 짱!!!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이후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중요합니다.


콜럼버스는 투자한 스페인 왕실에 자신의 공을 부각하기 위해, 금이 넘쳐나는 엘도라도가 바다 건너에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그 당시 스페인에 엄청난 골드 러시를 일으키는 데,  500년 전엔 지금처럼 비행기 예약해서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메리카가 아니죠.


가는 데 6개월, 오는 데 6개월, 가서 금 캐는 데 1년, 최소 2년의 시간과 이에 대한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 외 배도 빌려야 하고, 무기도 사야 하고, 화약도 사야 하고, 식량, 약품, 여기에 성직자와 회계사 등도 있으니, 성경과 양피지 등 온갖 것들이 다 필요합니다. 이 결정을 하는 게 보통이 아니죠. 그래서 위험을 선택한다고 하여 리스크 테이킹이라고 하고, 굳이 모험 정신이라고 미화할 수 있습니다.

피사로, 잉카 문명을 확인한 후 스페인으로 돌아가 투자자를 모집해 다시 잉카로 돌아갑니다.

실제 금을 대박으로 가져온 건, 피사로였는 데, 비밀은 잉카문명에 대한 약탈이었습니다. 남미 대륙의 거의 모든 금을 다 금괴로 만들어 가져온 것인데, 중요한 기업에 대한 부분만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아요. 피사로가 이끄는 200명 약탈 군단이 잉카문명의 금을 몽땅 털어왔는 데, 200명 약탈 군단 중에 고용 군인도 있고, 투자자 군인도 있었습니다. 

고용군인과 투자자 군인  (노트에 그렸어요)


고용 군인은 월급만 받았는 데, 투자자 군인은 배당금을 받았다는 거죠. 이게 어마 어마했다는 겁니다.
이런 고수익을 안겨주게 되니,

그 뒤로 이런 배당금을 노린 투자 → 투자자, 스테이크 홀더

이를 잘게 쪼개서 종이에 기록한 증권 → 증권

이를 거래하기 위한 시장  → 증권 시장

즉 자본주의가 발생하였고, 자본주의의 꽃 주식시장이 태어났다는 것입니다.


이런 특성이 그대로 내려온 것이 스타트업입니다. 결과적으로 스타트업은 다음 특징을 가지게 되는데요.

탐욕 - 피사로가 털어먹고 파괴하는 잉카 문명을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모험정신 - 위험에 대한 선택, risk taking 

탐욕과 모험정신이 스타트업의 모태가 되었다는 것은 다음 문장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일단뛰어내려!

링크드인의 설립자인 레이드 호프먼의 말인데, 번역해보면 "스타트업이란, 절벽에 뛰어내리면서 비행기를 만드는 일이다. 일단 뛰어!!! "
왜 이런 짓을 하나면 탐욕이고, 이들의 특징은 모험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탐욕과 모험을 설명하는 아주 좋은 말입니다.



500년 전으로 돌아가 보는 상상을 해볼게요.

황금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을 거란 욕심과 탐욕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을 향해
전재산을 처분하고, 배에 오르는 모험...
모험이라 쓰고 탐욕이라 읽는 이런 행동을 할 수 있으신가요?


할 수 있다면...

당신은 기업가 정신이 있는 것입니다.


기업가 정신의 본질은 탐욕과 모험 정신인 거죠. 불어권에서 정의한 말이죠. 앙뜨레쁘레누어. 이를 미국에선 마스터 마인드라고 미국식 표현으로 다시 정의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말입니다. 탐욕에 대한 인정과 관용. 그리고 모험정신에 대한 찬양이 500년이 지난 지금 아메리카 대륙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을 이뤄낸 거죠. 



실리콘 밸리 개발자 인터뷰 

학교 후배 중 실리콘 밸리에서 10년 이상 개발자로 근무하는 어떤 후배(매우 안정지향적인 후배입니다)에게 스타트업에 들어가는 건 어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 후배의 이야긴 자긴 절대 선택하지 않겠다고 말하더군요. (위험과 고수익, 말장난 같은 피칭에 몇백만 달러가 왔다 갔다 하는 것에 대해 자신은 맞지 않는다란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해준 이야기  "Size does matter!" 

회사 규모가 커야 복지도 크고, 월급도 많고, 안 잘린다란 이야기.


결국 미국도 성향에 따라 대기업 선호가 엄청나구나 

(구글, 애플, 페이스북은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완존 공룡 대기업이죠) 실리콘 밸리에서 일한다고 모두 기업가 정신이 철철 넘치는 듀드(dude - 친구의 애칭)는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다시 500년 전으로 돌아가, 이때의 탐욕을 조금 더 설명드릴 꼐요.
기업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것은 생산에 필요한 자원(원료와 생산인력)과 물건을 팔 수 있는 시장이었는 데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식민지였습니다. 잉카 문명에 대한 말살이 식민지의 시작이었다면, 이후 대략 300년간은 전 세계가 식민지가 되는 진행 과정입니다.

대항해 시대가 열리면서,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 프랑스, 영국이 교대로 패권국이 되는데 가장 돈 되는 무역품은 중국산 물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면, 그다음은 도자기, 마지막은 차였습니다.

위대한 동양 
중국에서 서양이 원하는 것을 가져오기 위해선 유럽의 모든 은을 중국에 가져다줄 수밖에요 그러다 문제가 발생합니다. 유럽 전체에 은이 하나도 없어진 거죠 중국의 차를 살 은이 없던 영국은 식민지에서 재배한 사탕수수를 팔아 겨우 무역합니다. 차가 그냥 뭐 지금 커피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당시 유럽인의 꿈은 프랑스 왕궁에서 마카롱과 차를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이해가 안될 수 있습니다.)


미국 독립운동의 단초가 보스턴 차 사건에서 발생할 정도로 차에 대한 서양의 애정은 어마어마합니다. 차에 대한 세금이 어마 무시하여 대부분의 세금 거부 전쟁이 다 차에 대한 세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10년 전쯤 중국 "차"가게 우습게 보고 갔다가 기겁한 적이 있습니다. 입구에 있는 게 싼 것, 안 쪽이 비싼 거였는 데 그 당시 환율로 안에 것은 500만 원 정도 됐고, 입구에 있는 저렴한 차가 20만 원 정도 됩니다. 


다시 돌아가서 중국에서 차를 사 올 "은"이 동난 영국은 당시 발견된 양귀비로 아편을 만들어 중국사람들을 중독시켜 이 무역 적자를 해소합니다. 아편 중독자를 만드는 도덕적이지 못한 일이라도 이런 탐욕을 기업가 정신으로 생각했고, 중독될 때까지 무상 지급하는 것조차 용인하는 탐욕의 문화가 자본주의였습니다.

그 뒤엔 제국주의 사상이 마수를 들어냈습니다. 이렇게 유럽에서 시작한 기업과 자본주의는 18,19세기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극한으로 발전하여 제국주의를 낳게 된 것입니다. 이 제국주의가 극한으로 가서 생긴 게 세계대전인데, 그 뒤는 다른 이야기니까 관심 있으신 분은 여러 가지로 역사를 공부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진 서양 이야기만 했습니다. 

굳이 서양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동양 이야길 하기 위함이라고 느낌이 오지 않으신가요?

B.I.N.G.O. 대단하십니다.

제가 쓰다가 너무 힘들어서, 챕터를 나눌게요. 이제 동양에서의 기업 이야기를 드릴 텐데,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실리콘 밸리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다 보면, 기업가 정신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불어권에서 유래한 단어라 앙뜨레쁘레누어라고 읽어야 한다고 전 배웠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발음해선 말할 때마다 토나온다는 거죠. 미쿡에서 들어보니 아주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엔터프레누어, 대부분 엔터프래너라고 편하게 발음합니다. 참고하시길... 에너프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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