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장치 앞에서 탐사대원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다양한 국가들에서 선발된 스무 명의 탐사대원들의 얼굴은 기대로 가득했다.
이제 그들은 행복을 찾았다. 그리고 곧 모든 인류는 행복해질 것이다.
그 장치가 탐지된 것은 육 개월 전이었다. 남극의 지하 깊은 곳에서 특이한 신호가 감지되었다.
과학자와 역사학자들은 그것이 바로 인류에게 행복을 선사할 장치라고 확신했다.
고문서에 기록되어있던 그대로였다.
인류가 지구에 생겨난 직후에 어떤 존재가 지구 깊은 곳에 그 장치를 숨겨놨다는 것이다.
그것은 행복의 비밀을 품고 있으며, 모든 인간이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었다.
오랜 시간이 걸린 탐사 끝에 그 장치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지자 전 세계 사람들은 열광했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니.
남극의 땅 아래를 파고 들어가며 그 장치에 도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헌신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마침내 마주한 그것은 모두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작은 장치였다.
전자레인지와 비슷한 크기의 검은 육면체로 한 면에 작은 버튼 하나가 있는 것이 다였다.
장치 앞에 선 탐사대원들은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그중에 리더가 정신을 차리고 장치에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음, 여기에 뭔가 적혀있군.”
장치의 윗면에 고어로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탐사대 중에 있던 언어학자가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글을 해석해보더니 입을 떡하니 벌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른 대원들이 초조하게 뭐라고 적혀있는지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그러자 언어학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장치를 발견할 수 있을 때가 되면, 인류는 행복이란 것을 절대 느낄 수 없는 생물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해질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있다. 바로 여기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그럼 인류가 이 지구에 탄생한 그때로 시간이 되돌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