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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후루 Jun 06. 2022

자살 포상금

한 인간이 십 분 후에 자살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백 살을 채우기 전의 자살이니, 그의 자녀들은 정부로부터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인간의 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 현재는 이백 살이 넘어서도 생존할 수 있다.


전 세계는 죽지 않는 인간들에 의해 절망적인 인구 증가 문제에 직면해 있다.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이 부족하고, 살 수 있는 땅도 남아 있지 않다. 환경오염은 극심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백 살이 되기 전에 자살하면 포상금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포상금은 자살하는 사람이 지정한 사람에게 전해진다.


포상금의 액수는 이른 나이에 자살할수록 더 커진다. 이백 살이 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해서 액수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곧 자살을 시행할 이 인간은 백팔십 살이므로 포상금이 비교적 크지는 않다.


세 명의 자식들이 나누어 가지면 얼마 되지도 않을 것이다.


사실 그는 더 살고 싶었지만, 자식들의 압박을 견디기 어려워 마지못해 죽기로 한 것이다.


능력도 없으면서 자신의 욕심으로 낳은 덕분에 자식들이 고생하며 살고 있으니 억울할 일은 없다.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더 빨리 죽는 것이 마땅했다.


약은 주입 되었고, 그는 고통 없이 죽었다.


그의 자식들은 집으로 돌아가며 마음속으로 자신들은 절대 자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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