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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험소녀 Mar 10. 2024

결국 할 수 있는 건 러시아 이야기

앞으로의 작은 전진을 위한 한 걸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라는 이름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던 지난 2년.

러시아 전공자들과 관련 생업 종사자들에게는 코로나보다 더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끝내 지금까지 닫혀버린 하늘길, 전쟁 중인 위험한 지역이라는 인식,

러시아 여행은 감히 이야기할 수 없게 된 지도 오래다.

나조차도 러시아에 가지 못했는데 무슨 말을 하겠는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 정부의 기조가 러시아와는 벽을 단단히 쌓아가고 있지만,  

정치와는 별개로 민간 교류는 감사하게도 계속 이어지는 중이다.

그 나라에서 살아가는 서민들과 그들이 일군 문화까지는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울 건 배우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자!


국내에서 이와 같은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움직임은

끊임없는 눈치 싸움과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러시아를 이야기해도 될 타이밍인가?


학계에서도 이젠 준비를 해도 되는 시점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한 연구소에서 강연과 함께 대중적인 전공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었고, 거기에 한때 여행으로 인기를 몰았던 블라디보스토크도 포함되었다. 덕분에 감사하게도 책자의 필진으로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가장 자신 있게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이야기라 흔쾌히 응했다.


처음 원고 요청을 받고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모두 쏟아내듯 가열차게 써내려 갔었다.

꽉 막혀있는 상황들과 답답한 심경들이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터져나와 글로 풀어지는 듯했다.


《러시아를 이해하는 아홉 가지 키워드》


그렇게 얼마 전 『러시아를 이해하는 아홉 가지 키워드』 단행본이 출간되었고,

나는 아홉 가지 키워드 중 마지막 '블라디보스토크'를 담당했다.


그렇다. 아무리 살려고 이렇게 저렇게 발버둥 쳐봐도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러시아 이야기였다.

지금은 분위기를 봐가며 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이야기
블라디보스토크 이야기


러시아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알아가면 양국 교류에서도 분명 좋은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러시아는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이웃 나라기도 하니, 이웃에 대한 예의는 갖출 필요가 있지 않은가.


어떤 거창한 것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거창한 무언가도 처음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이야기로 시작해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길 바란다.


물론 연구서적이라 책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탐독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양국 간의 이해에서 앞으로의 작은 전진에 한 걸음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다양한 기회를 통해 글로, 또 다른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시 러시아 콘텐츠를 가지고 다가가고 싶다.



★ 게재한 모든 사진들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습니다:) Copyright by 모험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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