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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Feb 24. 2023

진정성은 설명이 안된다.

후쿠오카 여행에서 만난 가이드분에게 감사하며....

2박 3일 후쿠오카를 다녀 왔다. 코로나로 인해 멈췄던 해외여행을 고교 친구 부부 5쌍이 함께 하며 재개했다. 이번에도 패키지 여행이었다.   

  

후쿠오카는 이번에 두 번째였는데, 입국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도 있었지만 입국 검사를 위해 얼굴 찍고, 지문 찍고 반복하는 일에서 참 비효율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평생 찍을 증명 사진보다 더 많은 사진을 일본 입국하면서 다 찍은게 아니냐며 농을 할 정도로 여러 차례 같은 절차를 반복했다.     

 

현재, 후쿠오카는 한국인 여행객들로 먹고 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 관광객으로 메워져 있었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에 목말랐던 국민들이 쉽게 갈 수 있는 이웃 나라 중 하나인 중국이 문을 열지 않자 일본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일 것이다. 이런 현상을 대해 불과 2-3년 전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금지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 제품불매운동을 잊었냐며 이렇게 하니 일본이 우리를 깔본다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국가 간의 싸움은 국민 간의 싸움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이권 싸움이라 생각한다. 정치인들끼리의 싸움을 바깥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어 자신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기 위해 국민들이 그들 싸움의 도구로 만든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가까운 나라끼리 친해지기 어렵다. 어떤 이유로든 분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 시스템이 존재하는한 그 속에 국민이 소속되어 있어 그 정치인들의 이권다툼의 결과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의 자유와 복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의 결정을 따르고 참여할 수밖에 없기는 하다. 선한 지도자가 나오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의 태도를 보면 햇갈릴 때가 많다. 보수적이어야할 정당은 굴종적이라 하더라도 비굴한 만남을 애걸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피부와 민족에 열린 입장을 보일 것 같은 진보적인 정당은 국가간의 화해를 거부하고 있으니 말이다(물론 진보적 입장의 정당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없는 무조건적 화해에 대한 반대이긴 하다). 아마 이는 우리 보수는 정치적 보수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 사수를 위해 모인 집단이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 저런 이유로 나는 일본의 수출 금지 조치는 일본의 완패로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 나라의 국민들은 아무 미움도 원한도 갖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물론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대다수가 그렇다는 뜻). 어떤 지역이든 그 나라 농촌이나 산골에서 그 지역들의 사람들을 만나 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안물안궁 했겠지만 일본여행을 죄책감 없이 가게된 명분을 좀 길게 설명하게 됐다.     

후쿠오카는 아내, 아들 둘과 함께 가족 여행을 15년 전쯤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느낌이었다. 깨끗하고 정리되어 있는 나라, 뭔지 모르게 자그마한 시스템이 기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국가란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는 깨끗하고 친절하고 시스템적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들이 부러웠다면 지금은 조금 답답하고 인위적으로 느껴졌다. 뭔가 잘 짜여진 프로그램 속에서 움직이는 로봇이라고 표현하면 좀 심한 표현일까?     


반면에 이번 여행을 도와준 가이드는 최고였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고 서두가 길었다. 평소 우리가 패키지 여행을 하면서 접하는 보통 가이드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딱 한 가지가 우리를 감동시켰다. 이번에는 우리 부부 10명의 여행을 도와주기 위해 나온 가이드는 남녀 2사람이었다. 원래 10명 이상 근무하던 여행사였는데 코로나로 모두 해산되다시피 되어 2명만 6개월 전부터 다시 열심히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가이드가 하는 일은 비슷하다. 일정에 맞춰 여행객들을 데리고 여행지로 이동하는 동안 설명하고, 식사 장소에서 편하게 식사하고 그리고 숙박장소에 가서 잘 쉬도록 해주는 일이다. 두 사람은 대표라고 소개한 여성분은 일정에 따라 해당 지역 필요한 예약과 티케팅을 하고, 남성분을 이동 간 여행지를 설명하고 여행지에서 여행객들을 에스코트하는 일로 분담했다.     


이번 여행을 최고로 꼽는 것은 그들의 '진정성' 때문이었다. 진정성은 그냥 느끼는 것이지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진정성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도 진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진정성은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야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다. 이 두 사람으로부터 우리는 진정으로 배려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직업과 생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는 여행객의 성향을 파악해서 여행객에 맞춤식으로 안내 서비스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섞여 있다면 더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만난 가이드들은 우리들의 입장이 되어 가이드를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첫 번째는 여행 시작과 동시에 잠자게 만들어 준 점이었다. 패키지여행을 가면 보통 이동시에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관광객은 잠을 잔다. 그래서 집중 시간은 3-4분 밖에 되지 않는데 마치 숙제라도 하듯 꾸역꾸역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가이드들이 흔하다. 우리들은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서 9시 경에 공항에 도착한 상태였다.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 밥 먹고 좀 잤으면 좋겠다는 우리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생각대로 해줬다.   


  


밥 먹을 시간이 아직 멀었는데 11시 경에 밥부터 먹이고(?), 온다고 고생했다는 말과 이동하면서 알아야할 몇 가지 얘기를 빠르게 전달하고서는 수면 안대를 나눠줬다. 이동하는 동안 부족한 수면을 취하란 얘기다. 빛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착용하면 따뜻해지는 수면 안대를 착용하자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목적지에 다다를 때 쯤 관광지역 설명을 간단히 해줬다. 설명 내용도 간략하면서도 핵심 위주로 해줬다. 말짱하고 상쾌한 상태에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여행기간 중 수시로 구하기 힘든 지역 특산물을 무료로 제공해 줬다. 많은 인원이 이동하면서 해당 관광지의 특산품을 사먹으려면 대기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기다리면서 사 먹는 재미도 있겠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여행을 하는 패키지여행에는 사치스런 얘기다. 그런 상황이 되면 기대하기 전에 먼저 준비해서 맛보게 해줬다. 마치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알아서 챙겨주듯이...     


그뿐 아니다. 식사를 할 때면 좌석배치도 편안하게 챙겨줬고 어려운 부탁도 진심으로 해결해 줬다. 동료 중 축하를 위한 케익이 필요하다고 하자, 산골지역에 위치한 숙소 주변에서 구하기 힘든 치즈케익을 가져와서 서비스해 줬다. 그것도 무료로...     


그리고 지역에 대한 정보도 아주 넘치지 않을 만큼만 잘 전달해 줬다. 소화도 못하는 음식을 들이 붓듯이 설명하는 가이드분들이 많은 데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우리 일행들이 느끼기에 적당한 수준의 꼭 필요한 정보를 또렷한 말로 잘 전달해 줬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리 설명해서 그들의 진정성 설명이 잘 안된다. 그래서 진정성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냥 느끼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애써 쓰면서 그들의 노력을 적고 있는 이유도 그들의 진정성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보여준 그들의 진정성이 우리 여행을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줬다.

     

이 자릴 빌어 두 분에게 감사드리고 많이 많이 발전하기를 바래 본다.





일본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께 정보 드립니다... 여행가는길 010 8545 7511(대표 신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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