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
누구나 아는 비밀 (Everybody knows, 2018)
브런치 무비패스 #20
감독 아쉬가르 파라리
주연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TMI
줄거리를 전혀 모르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주연 페넬로페 크루즈와 하비에르 바르뎀은 실제로 부부 사이
71회 칸 영화제 개막작
줄거리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고향 스페인으로 돌아온다. 결혼식 파티 중 라우라의 딸이 갑작스레 사라진다. 범인들은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게 되고, 라우라의 가족과 그의 오랜 친구 파코는 딸을 찾으려 애쓴다. 딸을 찾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숨겨진 비밀과 마음속 깊이 묵혀둔 감정들이 서서히 드러난다.
인물의 관계가 흥미로웠던 영화 (스포 주의)
영화의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았다. 이미 영화의 제목이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달까. 다만 배우들의 연기와 감독의 연출, 예상을 비트는 감독의 서사 전개 방식에 초점을 두고 보면 더욱 재미있을 영화.
주된 사건은 라우라의 딸이 실종되면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보통의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가 아이의 생사, 부모의 고군분투를 촘촘하게 담는 반면 이 영화는 아이의 실종사건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드러나게 되는 인물의 숨겨진 과거나 관계들에 더 집중하는 듯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아이가 어떻게 됐을까 보다는 어느 누구도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아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 모두를 의심하게 만드는 혼돈스러운 상황으로 빠지게 한다. 그런 관객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영화는 예상보다 무척 단순하고 명쾌하고 다소 허망하게 범인을 드러냄으로써 관객의 궁금증을 단번에 해소한다. 하지만 범인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또 다른 비밀을 가진 인물이 생기게 되고 결국 순환하는 누구나 아는 비밀이 또 하나 만들어지게 된다.
딸이 돌아오고 난 이후에 등장인물들은 범인이 누군지 알아내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이후 곱씹게 되는 장면들은 실종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나 대화에서 드러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라우라-파코, 파코-베아, 라우라-베아 등 인물들 간의 티키타카와 그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들에 주목하면 재미있을 영화다.
영화가 다소 지루하다는 평이 많은 것 같다. 이 영화를 미리 본 입장에서 내용이 다소 뻔하고 지루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독특한 배경의 예상치 못한 전개를 기대하면 꽤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