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직원
뉴욕 금융회사에서 문제 인재로 분류되는 기준은 반드시 낮은 성과에 있지 않다. 오히려 업무력이 높고 실적이 좋아도, 조직에 치명적인 리스크(Risk)가 된다면 회사는 언제든 그를 관리 대상으로 올린다.
그 판단의 중심에는 오너십(Ownership), 즉 '책임의 소재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니어들과 함께 일하게 됐다. 그중 한 주니어는 팀에서 가장 오래 일해 업무 지식도 풍부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명확하고 위험한 행동 패턴이 있었다.
프로젝트는 네 파트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주니어의 파트는 항상 데드라인을 넘겼다. 지각으로 아침 9시, 10시 미팅에는 노쇼 (No-Show)가 잦았고, 부서 행사로 팀 업무가 예기치 않게 오후로 밀린 날은, 대부분의 팀원들은 남아서 그날 업무의 데드라인을 맞추는데, 그 주니어는 오후 5시가 되면 아무 말 없이 그냥 퇴근해 버렸다.
프로젝트 책임자로서 일대일 미팅을 제안했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 말 못 할 고민이 있는지" 묻는 나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당신은 내 직속 상사가 아니니, 내 업무에 대해 상의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대화 후, 나는 결국 프로젝트의 '잠재적 레드 플래그(Potential Red Flag)'로 직속상사에게 보고했다.
조직에서 Ownership이 없는 직원은 "이 일은 내 일이다"라는 심리적 인식, 즉 Psychological Ownership이 결여 상태다. 문제가 생기면 팀 탓, 일정 탓, 환경 탓을 하며 책임의 끝을 항상 자신 바깥에 둔다. 따라서 책임자와 업무 담당자간의 문제 관련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팀을 운영하는 매니저 입장에서 이런 팀원은 단순한 '불성실함'을 넘어 팀과 회사에 세 가지 리스크를 안긴다.
실행 리스크(Execution Risk): 한 사람의 지연이 전체 프로젝트의 속도를 늦춘다.
운영 리스크(Operational Risk): 예측 불가능한 행동 패턴이 협업 비용을 폭증시킨다.
성과 리스크(Performance Risk): 결국 프로젝트 책임자와 팀 전체의 평가를 갉아먹는다.
글로벌 조직은 정교하게 맞물린 톱니바퀴와 같다. 한 사람이 본인의 역할을 방기 하면 그 타격은 개인을 넘어 팀 전체의 실행력을 마비시킨다.
HR은 이를 단순한 성과(Performance) 문제가 아닌 조직적 리스크(Organizational Risk)로 간주한다.
이런 문제가 보고되면 매니저는 즉시 상급자(Skip Level) 및 인사부와 공조를 시작한다. 이때부터 관련자들은 해당 직원의 행동, 태도, 업무 패턴을 철저히 문서화(Documentation)한다. 소위 'HR 케이스'가 열리는 것이다. 뉴욕 금융가에서 문서화가 시작되었다는 건, 조직이 그를 더 이상 '함께 갈 동료'로 보지 않는다는 강력한 첫 번째 신호다.
뉴욕에서 Ownership의 정의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맡은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진다는 태도다. 소속된 팀의 프로젝트에 데드라인을 엄수하고, 상황 변화를 팀과 먼저 공유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밖에서 찾기 전에 자신의 역할을 먼저 돌아보는 것. 그것이 Ownership의 본질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개인의 행동이 조직 안에서 어떻게 해석되는지, 특히 윗선과 HR에서 어떤 냉정한 대화가 오가는지 공유하고 싶었다.
뉴욕이라는 거친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화려한 스펙이나 업무력만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그 단단한 태도. 그것이 그들을 지켜주는 하나의 전략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