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아내를 부둥켜 안고.
산후우울증에 힘들어 울고 있는 아내를 부둥켜 안고,
오늘 나는 나만의 오랜 비밀을 털어 놓았다.
이건 비밀인데,
당신이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미래에서 왔어.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하지못한 것들에 대한 후회를 많이 하거든.
힘들어하던 너에게 더 힘이 되어주지 못한것들,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 걱정하던 날들,
공중에 떠다니는 행복을 보지못하고,
늘 불안에 떨며 초조함으로 행복을 소모하던 날들.
그 순간을 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를 사느라 우울했던 과거의 나를,
난 이미 미래에서 후회해 봤거든.
몇 번이고 새벽에 우는 아이를 달래면서 비몽사몽 하다가
바로 3센티미터 앞에서 환하게 웃는 봄이를 본 오늘 아침.
아이볼에 내 볼을 부비며,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이 소중한 순간이 아까워서 어쩔줄을 몰랐어.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어떤 시간이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이라는 사실과
뒤돌아보면 그 시간은 빛보다도 빠른 속도로 흘러 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야.
시간은 생각보다 더 놀랄만큼 빠르게 지나갈거야.
생각해봐 벌써 이십여 년이 지났는데도
어제일처럼 생생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말이야.
곧 50살이되고, 60살이 되고, 70, 80이 되었을때,
오늘을 보면서 뭐라고 할까.
당신이 얼마나 힘든지 너무 잘 알아.
지금 이순간 당신보다 힘든 사람은 없어.
하지만 당신도 내일이 되면 알게될거야,
오늘의 당신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내가 미래에서 왔기 때문에 특별히 알려주는거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