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석 Dec 10. 2021

호기심, 끈기, 그리고 성취경험

일을 잘 하는 사람을 채용하기 어렵다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좋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1. 호기심


호기심이 중요한 이유는, 호기심을 가르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산소가 없으면 불이 붙지 않듯이 호기심이 없으면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시작점을 찾기가 어렵다. 


무엇인가를 본다.

본 것에서 특이한 점을 찾아낸다.

왜 그럴까를 생각한다.

원래는 어떤 모습이었어야 할까를 떠올려본다.

그 상태로 변경하려면 무엇을 하면 될 지를 궁리한다.


호기심은 이렇게 문제를 발견하고, 해석하고, 개선해 나가는데 있어서 ' 발화'의 역할을 한다. 반면에, 호기심이 없다면 현상은 그냥 현상인 채로 끝난다.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은 늘 무엇인가를 보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본 모든 것을 해석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려면 아마도 뇌가 터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인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본 것에서 평소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인지하고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시작이 바로 호기심이다.


2. 끈기(Grit)


호기심은 많은데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운이 따르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끈기가 부족한 경우가 더 많다. 운에 있어서는 매번 성공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매번 실패하기도 어렵다. 반면 끈기가 부족한 경우라면 어쩌다 한번 마주치는 운을 제외하면 반복적으로 실패하게 된다. 


어떤 문제를 풀려고 방법을 냈다고 하자. 성공할 확률이 10%라면, 실패할 확률은 90%가 된다. 만약 기회가 한 번만 있다면 기도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학교가 아니다. 세상에서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도전할 수 있는 경우가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이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


한 번 해서 실패할 확률은 90%였다.

두 번 연속 실패할 확률은 (1-10%) x (1-10%) = 81%이다.

세 번 연속 실패할 확률은 (1-10%)를 세 번 곱한 73%이다.

네 번 연속 실패할 확률은 65%이다.

다섯 번 연속 실패할 확률은 60%이다.

...

---

실패했을 때, 다시 해결할 방법을 찾을 때마다 계속해서 실패할 확률은 매우 내려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연속해서 실패할 확률이 10%가 된다. 즉, 그 과정에서 한 번이라도 성공할 확률이 반대로 90%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실패할 확률이 90%인 경우의 이야기였다. 만약 실패할 확률이 80%였다면 성공을 위해서 거듭해야 하는 실패의 횟수도 적다. 여러가지 상황,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록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와 해결의 단서를 찾는 스킬은 더욱 늘어간다. 도전에 따라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 수록, 반복해서 실패할 확률은 그 이상으로 줄어든다. 


한 번에 문제를 푸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쉽게 풀리는 문제가 재미있지도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했을 때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왜 세상이 자신을 버리는가'를 고민하는 대신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이번엔 어떻게 해보면 될까를 생각하는 자세에 있다.


그것이 Grit이다.


3. 성취경험


호기심을 갖고 문제를 발견하고, Grit을 갖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보면 사람은 성공의 경험을 하게 된다. 작은 성공일 수도 있고, 스스로 믿을 수 없이 큰 성공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공의 경험들은 그 자체로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뭔가를 노력해서 성취해본 적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는 크다.


노력해도 되겠어?

충분히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을텐데, 나는 그것을 정말로 원하는 걸까?


이 둘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더 잘 먹는다고,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본 사람은 다른 문제를 풀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다.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의 스킬도 스킬이지만,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문제를 푸는데 더 큰 영향을 준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하나의 문제를 풀면 더 큰 문제를 풀 수 있다. 성취경험은 그 자체로 자산이 된다.


--


성취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생각보다 덜 고민한다. 충분히 집중하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를 풀 수 있을까 하는 것보다는 그 문제가 풀고 싶은가,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어떤 요소가 부족하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요소를 가지고 싶은가 하는 것들을 더 고민하게 된다.


충분히 노력하면 어떤 문제든 풀 수 있다고 해서 아무 문제나 풀려고 드는 사람은 없다. 그건 사람이 아니라 문제풀이 계산기일 뿐이다. 


모든 것은 기회비용을 가진다. 무엇이든 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 자신이 가장 풀고 싶은 문제를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 풀고 싶은 문제들을 어떻게 발견하게 될 것인가? 


다시 호기심으로 돌아온다. 풀고 싶은 것을 발견하게 하는 힘은 호기심으로부터 온다. 그 문제를 풀기 전에 얼마나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생각한다. Grit의 영역이다. 성취경험은 노하우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다른 성취를 부른다.


호기심, 끈기, 성취경험은 이렇게 이어지며 강화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