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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해 Oct 20. 2019

너를 와락 안고 싶지만.

연해

가슴이 뛰는 일은 아무리 길어도 3년을 넘기지 못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던 시간에 매달려 울고 의지가 바닥을 치고 스스로는 일어설 수조차 없어 절망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하얀 알약의 도움을 받고 약을 먹는 무기력한 시간조차도 이제는 멀어졌다.

그리고 그 시간보다 그 사람은 더 멀리 있다.

눈가가 짓물러서 쓰라릴 정도로 그를 위해 쏟아내던 눈물은 이제 아무리 노력해도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10년 혹은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고 우리 자신을 속였다.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미칠 듯이 서로에게 뛰었고 전부를 다 던질 듯이 상대를 몰았다.


오늘 내가 또 다른 인연 앞에 침묵하며 한 발도 다가가지 않고 가만히 기도만 하는 것은 시간의 틀에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서이다. 내가 사랑하려고 하면 할수록 상대는 멀어졌다.


네가 아무리 반짝거리고 예뻐도 두발을 꽁꽁 묶어 저만치 걸어오는 너를 와락 안지 않을 거야. 너에게로 향하는 나의 눈빛이 들킬까 봐 조마조마해서 고개를 자꾸만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해.

지금 너를 위해 흘리는 눈물은 고통의 눈물이 아니라 기대와 소망이 담겨있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가슴이 뛰는 것이 멈췄을  때 멈춘 가슴에 안달하며 흘리는 눈물과는 다른 고귀함이라고 쓰다듬는다. 너는 몰라도 된다고 입술로 말해서 사실은 알아주길 바라던 사심을 담은 거짓의 입술도 닫는다. 어떤 표정, 몸짓, 흔적, 마음을 담지 않기로 한다.
꼭 그래야 한다. 가장 순결하고 고결한 눈물의 절정이 유리 빛처럼 투명하게 진짜 사랑을 알려줄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
'안녕. 창조주가 지은 너 참 예쁘구나.!'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고 사라질 인연이라도.
그래서 조바심이 나고 애가 타도 그냥 바라봐 주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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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언제까지 애틋할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래도 이 시간을 온 힘을 다해 살아낼 것이다.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글이 되어 한 권 분량의 책이 될지 나는 작가의 길을 계속 이어가게 될지 아무런 확신도 없지만 너를 바라보는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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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내가 걸어온 길에서 혼자 해온 것 하나 없고 하루하루의 삶이 기적으로 가득했기에.
다가올 미래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확신할 수 없지만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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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에 매일 쓰이는 자음과 모음의 조합이 볼품없고 조악하지만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은 어차피 나의 영역은 아니나 물을 떠 나르는 일조차 하지 않는다면 또 10년이 지난 후 나는 변명조차 할 수 없어서 부끄러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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