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과 지금의 우리
2023.05.30.
다음 주에 Y를 본다. S와 H까지, 작심 멤버들을 오랜만에 볼 생각에 살짝 설렌다.
글 쓰는 거 외에는 같이 한 활동이 딱히 없음에도 내겐 이 친구들이 참 소중하다. 그리고 항상 응원하게 된다. 내가 만든 모임의 참여자이기 때문도 있겠지만, 본인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멋지기 때문이다. 친구나 회사 동료들 중에서도 점점 더 멋있어지는 사람이 많지만, 그 과정을 속속들이 알 수 없어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작심에서는 글을 통해 멤버들이 가진 고민과 감정을 날 것으로 볼 수 있었고 그 과정을 매주 함께 지켜 보다 보니 더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경우 글을 쓰다 보면 미처 깨닫지 못 했던 생각이나 감정이 정리되어 개운함이 든다. 작심 초기에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는다는 생각에 숨기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나’를 위해서 글에서만큼은 솔직해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차마 보여주지 못 할 내용을 참 자세하게 썼다. 아마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우리는 글을 쓰고 나서도 대화를 많이 했다. 서로 이런 저런 생각을 나누고 배우고, 응원도 하고 뼈 아픈 조언도 해주는 그런 깊은 대화였다. 덕분에 일요일 오전 서너 시간의 여운이 참 길었다. 그 이후는 각자의 몫이지만 서로 어떤 일주일을 보냈는지 - 고민 끝에 내린 결정과 이후 행보, 감정의 변화를 물어보며 또 한 주, 또 한 주를 보냈다. 글을 통해 쌓아온 시간이 수 년 - 서로의 ‘과정'을 지켜보며 응원의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작심 글을 읽을 때면, 그 글을 쓸 때와는 다른 예전 모습이 떠오른다. 20대에 만나 30대 중반에 서있는 우리는 참 많이 달라졌다. 그 때 Y는 이랬지, S는 이런 고민이 있었지. H가 그 일로 한창 바빴지. 각자가 치열하게 보낸 시간을 알기에 이렇게나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 된 걸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Y가 도전했던 일을 그만 두고 쉰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간을 잘 보내고 또 다른 도전을 할 거고, 그게 또 새로운 Y를 만들어줄거란 믿음이 있다. 미약하나마 내가 도울 게 있다면 도와주고, 그게 아니더라도 또 응원해주어야지. 소중한 친구들의 내일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