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처음부터 펜타킬 하면 재밌지 않을까?
어제저녁, 공원에서 데이트를 했다.
내려서 걷기 전에 차를 세워두고 어둑어둑한 공간에서 잠시 대화를 나눴다.
학창 시절, 롤모델, 부모님과의 관계, 현재의 우리까지 이리저리 대화가 흘렀는데,
왜 때문인지 짝꿍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너 : "아직 6개월밖에 안됐잖아. 그걸로 뭘 알 수 있겠어."
나 : ".....(알 수 있는 시간 아닌가...? 내가 인지능력 딸려서 못하고 있는 거 같은데...ㅠ)"
너 : "처음부터 잘하면 재미없지 않을까? 자만하게 될 수도 있고. 게임하는데 처음부터 만렙이라고 생각해봐. 재미없지 않아?"
나 : "펜타킬 10번 하고 다니면 좋지 않을까?ㅎㅎ"
너 : "아;; 음 그럼 이 비유 말고, 게임 시작하려는데 로딩 창 2% 채워져 있는 거야. 그럼 어떤 생각 들어?"
나 : "답답하지"
너 : "내 말은, 진짜 얼마 안 되는 부분이라는 거야. 우리가 앞으로 30년 더 일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시간은 2% 정도밖에 안된다는 거지. 아직 그거밖에 안됐다고."
나 : "그건 그렇지"
너 : "나중에 못하는 게 부끄러운 거야. 지금 못하는 건 당연한 거고."
나 : (여전히 객관적으로 내가 딸린다고 생각하지만 위로하고 지지해주려는 것에 감동 받음)
대충 이런 대화..
매일매일 난 왜 이렇게 모자랄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지간히 찡찡거렸나보다..
그럴 시간에 하면 되는뎅..
어쨌든 진심으로 위로와 지지를 보내 주는 짝꿍 덕에 나만의 땅굴에 갇혀있지 않고 그나마 희미하게 빛을 본 느낌이다.
나중에 못하는 게 부끄러운 거다 라는 말에 넘나 공감했다.
못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못하는 나를 만들어버리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딱 그러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못하겠으면, 왜 못하겠는지 질문하면 된다.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면 그 답을 해결하기 위해 시도해야 한다.
누가 대신해줄 수 없다.
지금 못해봐야 잘할 수도 있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