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몰 이용자들 좌담회 참관하기
회사에서 진행한 FGD를 참관하고 왔다.
FGD는 특정 그룹의 심층 좌담회 같은 건데,
내가 참관한 FGD는 장보기몰(마켓컬리, 오아시스, 이마트몰 등) 소비자들 6~7명을 대상으로 장보기 전반적인 행태, 관련 어플에 대한 인식 등을 사회자의 리딩 아래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이끄는 사람이 있고,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어떤 주제의 질문을 던질 것인지)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2시간가량 6~7명이 대화 나누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허리도 너무 아프고, 참관하는 장소가 너무 더웠다ㅠㅠ
그래도 최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려 했고, 증발되기 전에 짧게라도 기록해두려 한다.
1. '가격'은 Default
전반적인 구매 행동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격'은 역시나 중요한 요소였다.
상승하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해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행사와 쿠폰 적극 활용하기, 여러 장보기몰 가격 비교하기, 대체 물품 구입하기, 대량으로 구매하기, 새로운 플랫폼 뚫기 등 배달음식만 시켜먹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귀찮게 느껴지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앱을 켠 후 기획전 행사들을 먼저 살펴보고, 앱 푸시로 들어오는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구매 전 여러 몰의 가격을 비교하는 등, 합리적인 가격을 위한 탐색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Default값으로 있었다.
2. 이 품목은 여기!
그렇다고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좌담회에 참석한 소비자들은 특정 품목의 상품을 어느 몰이 잘 제공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그에 맞는 구매행동을 하고 있었다.
‘잘 제공한다’는 판단 안에 물론 가격도 있었지만 위에서 말했듯 가격비교는 디폴트이고, 품목에 따라 그보다 우선되는 요소가(신선도, 맛, 다양성) 있고 이를 잘 충족시켜주는 곳을 찾았다.
예를 들어 계란은 오아시스, 과일은 이마트몰, 소스류는 마켓컬리 이런 식으로 품목에 따라 구매 채널을 결정하고 있었다.
3. 집 근처 오프라인 마트
오프라인 마트에서의 경험이 나쁘지 않았다면, 온라인으로도 자연스럽게 구매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참가한 소비자들은 롯데마트 앱을 이용하는 게, 이마트몰 앱을 이용하는 게 "그냥 집 근처에 이마트가, 롯데마트가 있어서요!"라고 대답하기도 했는데, '그냥 집 근처에 있어서요'라는 게 결국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경험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됐다.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던 상품의 품질과 가격이 기본도 돼먹지 못했더라면 ㅋㅋ 온라인에서 역시 선택받지 못했을 거다.
코로나로 온라인 구매의 편리함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마트를 간다. 소량 구매하려는데 배송비가 아까워서, 당장 자녀가 먹고 싶다는 것을 사기 위해서, 상품의 품질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수산물은 온라인으로 잘 안 사게 된다고 했다) 등등 오프라인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온라인 경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온오프라인 포인트 연동이 되어서 좋다고 한 분도 있었는데, 온오프를 잘 연결한다는 게 결국 이런 기능들을 통해서 소비자가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인 것 같다.
4. 있으면 더 좋은 것들
어느 채널을 통해 구매할 것인지 선택할 때 주요한 요건은 가격, 품목, 사용성 정도로 보였고, 그 외 부가적인 요건은 패키징, 세세한 옵션, 상세한 상품정보 등이 있었다.
패키징은 얼마나 쓰레기가 덜 나오는지, 냉매제가 친환경적인지 등을 말하고, 세세한 옵션은 정육 상품의 두께를 정하는 등 커스텀 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상세한 상품정보는 말 그대로 상품 상세에서 얼마나 정보를 잘 전달해주고 있는지…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달리 상품 판단에 감각 이용이 제한되니, 소비자가 디테일하게 예상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 친환경은 뭐 이제 가격처럼 디폴트인 것 같고… 개인적으로 정말 개인이 환경을 엄청 생각한다기보다는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생각해야 마땅하지!처럼 마치 주부들 사이의 교양 같은 느낌이었다.
짧게 복기하면 이 정도고, 우리 몰에 뭘 어떻게 구현하면 좋을지도 생각해봐야 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