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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tos]약점을 자산으로 바꾼 역발상 마케팅

치토스의 넷플릭스 콜라보 사례

by 서양수


과자를 먹다가 손가락에 잔뜩 과자 부스러기가 묻는 다면 어떨까. 짜증 나지 않나? 키보드를 치려다가, 혹은 폰을 만지려는 순간. "아차" 하게 되는 그 경험, 모두들 한번 정도는 있을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불편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TMI이지만 난 젓가락을 사용해 과자를 먹는다. 물론 과자 회사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이는 게 맞다.



손가락에 묻은 부스러기가 브랜드 아이콘이 되기까지


그런데 치토스는 이 '단점'을 마케팅 소재로 부드럽게 승화시켜 버린다. 치토스의 단점은 명확했다. 다른 과자에 비해 유난히 손에 더 많이 묻는 오렌지색 치즈 양념 파우더. 먹고 나면 손가락이 온통 주황색으로 변하는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치토스는 이걸 단점으로 생각하기보단, 브랜드 고유의 특징으로 삼기로 결정해 버린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한다. 먼저 이 손가락에 묻는 부스러기에 이름(?)을 지어줬다. 바로 Cheetle(치들)이라는 이름이다. 그리고 상표등록까지 해 공식 캐릭터처럼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치토스를 먹을 때 Cheetle을 닦아 버리기 좋은 앞치마와 옷을 만들기도 했다. 캐나다 ‘치들’이라는 곳에는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Cheetle’ 조각상을 세우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치토스의 Cheetle에 대한 애정은 찐이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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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치토스는 Cheetle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에 집중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손'이다! 주황색 Cheetel이 듬뿍 묻은 바로 그 손 말이다. 그러다 보니 광고 모델을 섭외해서도 손가락만 찍겠다는 스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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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웬즈데이'와의 찰떡 콜라보



그리고 마침내 치토스의 '손 집착'은 완벽한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바로 넷플릭스 드라마 '웬즈데이'에 등장하는 Thing이다. Thing은 웬즈데이에 등장하는 '손' 캐릭터인데. 그냥 손이 아니라 인격을 가진 손이다. 소통가능 하고, 심지어 술도 마신다는 후문이 있을 정도다. 주인공 웬즈데이 다음으로 가장 비중이 높은 씬스틸러가 바로 이 손가락, Thing이다. 치토스는 이 Thing을 자사의 새로운 대변인(?)으로 발표한다. 손가락에 묻는 Cheetle을 강조해 온 브랜드와, 손 그 자체가 캐릭터인 Thing의 만남. 그야말로 찰떡 콜라보다.


결국, Thing은 뉴욕의 타임스퀘어 DOOH 스크린에 등장했다. Thing이 Spotify, 게토레이 등 대형 디지털 광고판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모습이 공개된 것이다. Thing은 캐리커처 작가의 그림, 가짜 뉴욕 포스트, 그리고 타임스퀘어의 유명 공연가들까지... 곳곳에 주황색 지문을 남기며 돌아다녔다. 마치 Cheetle이 묻은 손가락이 세상 모든 곳을 만지고 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웬즈데이의 새로운 시즌이 공개되는 시점과 맞물리며 더 많은 상상과 호기심을 만들어 냈다.




과자 부스러기와 그게 손가락에 묻은 모습을 스스로 희화화시키고, 아이콘화시켜서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이 똑똑한 전략. 사실 치토스의 '손에 대한 집착'과 Cheetle을 브랜드 아이콘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멕시코에서 공개된 Cheetos와 웬즈데이의 콜라보 영상을 보자. 한 손 밖에 없는 Thing이 치토스 봉지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피식하고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계속 보자 있다면 치토스 한 봉지 시원하게 뜯고 싶어 진다.





생각해 볼거리


우리는 보통 브랜드의 단점을 숨기려고 한다. 아니면 조금이라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당연한 접근이다. 그런데 치토스는 정반대의 길로 갔다. 단점을 오히려 전면에 내세우고, 이름을 붙이고 상표등록을 하며, 조각상을 세우고, 타임스퀘어 광고판을 장악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웃으면서 이 '불편함'을 브랜드의 재미있는 특징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아닐까. "치토스 먹으면 손가락에 Cheetle 묻잖아"라는 게 이제는 불평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의 일부가 된 거다.


여러분 브랜드에도 숨기고 싶은 단점이 있나? 혹시 그게 오히려 브랜드만의 독특한 특징이 될 수 있진 않을까. 치토스처럼 단점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용기. 그게 때로는 가장 똑똑한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손가락에 묻은 주황색 가루가 브랜드 아이콘이 되기까지. 치토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평범한 생각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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