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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ea] 주목받는 메시지는 뭐가 다를까

이케아 캠페인 사례

by 서양수

주목의 전쟁터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6,000~10,000개의 광고에 노출된다고 한다. 온라인 배너, 유튜브 프리롤, 거리의 옥외광고까지.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A. Simon)은 이미 1971년에 주의력을 "인간 사고의 병목지점"이라 정의했다.* 그의 말대로, 정보의 풍요는 곧 주의력의 빈곤을 의미한다.


광고업계는 주의력이라는 이 희소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인다. 비주얼 쇼크, 거액의 모델 출연료, 강렬한 음악과 비트. 본능을 자극하는 유머나 19금 코드까지. 그러나 모두가 소리치는 곳에서 고객은 오히려 귀를 닫는다. 그것들은 어찌 보면 소음일 뿐 그 어느 것 하나 집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연구들은 이 위기를 수치로 입증한다. 2024년 Amplified Intelligence의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의 85%가 2.5초의 '주의-기억 임계값'을 통과하지 못한다. 브랜드가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Kantar의 Media Reactions 2024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광고에 주목하는 사람이 전년 대비 43%에서 31%로 급감했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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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에게 고객의 주목을 얻는 것은 오래된 숙제이자 미해결 난제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아무리 놀라운 프로모션도, 메시지를 쳐다보지 않는 사람에게는 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의 주의(Attention)를 이끌어내는 것은 광고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이케아의 캠페인이 그중 하나의 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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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를 넘어볼까


이케아 노르웨이의 최근 캠페인은 광고에서 흔히 등장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쩌면 금기일지도 모를 주제를 말이다. 광고의 시작을 보면 이렇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카메라는 삶의 한가운데를 비춘다. 그리고 조용히 이동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삶이 예기치 않게 흘러가는 서사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곁에는 언제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이케아 제품들이 있다. 실제로 한 편의 영상을 보자.



광고 속 카피는 이렇다.


"커피잔. 그녀는 차를 더 좋아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요즘 들어 그는 조금씩 잊어간다. 그리고 유난히 더 잊는 날이면, 그는 여전히 그녀의 찻잔을 식탁 위에 놓는다. coffee cup. She preferred tea. It's been years since she passed away now, but lately he has started to forget a little, and on the days he forgets a little more than other days, he still sets out her tea cup."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애도와 망각의 이야기다. 다른 영상은 불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 의자를 너무 일찍 사버렸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걸 치울 용기가 없다. 혹시나 해서 그냥 두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미신 같은 마음으로. 그래도 어쩌면, 행운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음 시도를 위한 주사기가 상자 속에서 조용히 그날을 기다리고 있을 때처럼. Kid’s chair bought a bit too early, but which neither of them dares to stow away. Maybe it’s superstition to leave it out, but you also need all the luck you can get when the shots for the next attempt sit ready in a storage box."



우리 삶의 진짜 모습은 인스타그램 피드 속 사진과 많이 다르다. 이케아는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진짜 삶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리고 그러한 진짜 삶 속에 언제나 이케아가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렇듯 이케아는 광고에서 다루지 않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과감히 선택한다. 이런 의외성을 통해 사람들은 이야기에 주목하게 된다. 물론 잔잔한 음악과 시네마틱 한 구도의 원테이크 촬영이 주목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시끄럽고 자극적이며 화려한 모습으로 가득 찬 광고들 속에서, 조용하게 삶을 비추며 이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케아 광고는 어쩌면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10여 년을 관통하는 일관된 목소리


사실 이케아가 광고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를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Where Life Happens' 캠페인을 통해 이케아는 이혼과 치매 같은 문제를 과감하게 다뤘다. 첫 번째 영상 "Every Other Week"는 이혼한 아버지가 격주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이케아 가구로 예전 집과 똑같은 방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광고는 2016년 에피카 금상을 수상했고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2023년 'Life is not an Ikea catalogue' 캠페인에서는 삶이 절대 아름답지만은 않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러한 인생의 크고 작은 시련 속에도 이케아는 항상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이케아는 삶이 때로는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주제일 수 있는 것들을 10여 년간 일관된 목소리로 이야기해 온 것에서 브랜드의 진심과 철학을 읽을 수 있다.




마케터를 위한 인사이트


주목의 전쟁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히 크게 소리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Dentsu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주목도를 5%만 높여도 광고 인지 효과는 40%까지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어떻게 그 주목을 얻느냐이다.


이케아의 전략은 역설적이다. 모두가 화려함으로 주목을 끌려할 때, 이들은 조용함을 선택한다. 모두가 완벽한 삶을 보여줄 때, 이들은 불완전함을 드러낸다. 모두가 회피하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이것이 효과적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진정성이다. 사람들은 광고의 과장과 허구에 익숙하다. 그리고 그런 익숙함을 극혐 한다. 그러나 이케아는 우리가 실제로 겪지만 말하기 꺼려하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그 진솔함이 방어벽을 낮춘다. 둘째, 의외성이다. 광고에서 기대하지 않은 이야기는 패턴을 깨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불임, 사별, 이혼 같은 주제는 우리 삶과 너무도 가까이 있으면서도 광고에서는 금기시되어 왔다. 이 간극이 주목을 만든다. 셋째, 공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그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브랜드는 드물다. 이케아의 광고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을 준다. 그리고 그 순간, 제품이 아닌 브랜드가 기억된다.


주목도의 전쟁은 누가 더 크게 소리치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누가 더 진실되게, 더 의미 있게, 더 공감을 이끌어내느냐의 싸움일 수 있다.


시끄러운 광고 홍수 속에서, 때로는 침묵이 가장 큰 소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케아는 보여준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진짜 삶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 아닐까. 우리 브랜드가 말할 수 있는 진짜 이야기는 어디 있을까. 이 글을 통해 잠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참고자료


* Simon, H. A. (1971). "Designing Organizations for an Information-Rich World" in M. Greenberger (Ed.), Computers, Communications, and the Public Interest (pp. 38-52). Baltimore: Johns Hopkins Press.

https://knowen-production.s3.amazonaws.com/uploads/attachment/file/2005/DESIGNING%2BORGANIZATIONS%2Bfor%2BInformation-Rich%2Bworld%2B--%2BSImon.pdf


** Why does this threshold even matter? (Over 80% of ads don’t reach the 2.5 second attention-memory threshold)

https://www.amplified.co/insight/why-does-the-attention-memory-threshold-matter


*** Kantar’s Media Reactions 2024

https://www.kantar.com/Campaigns/Marketing-Trends


**** Marketing in 2025: winning in the attention economy

(The importance of attention is further emphasised by Dentsu’s Attention Economy study, which demonstrates that even a modest 5% increase in attention can lead to a 40% boost in in-market ad awareness.)

https://www.marketingweek.com/attention-economy-media-quality-creative-effectiv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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