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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 Jul 20. 2021

스마트폰이 없던 여행

2010년 여행을 되돌아보다가 문득

조금 과장을 하면 역사를 기원전과 서기로 나눌 만큼의 차이로 

여행을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을 계획하고 경험하는 방식 모두 아주 크게 바뀌었으니까


스마트폰이 있는 여행은

이미 여행 전에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다

새로운 길을 만들 기회가 적다

구글맵이 가라는 대로 가고

에어비엔비 혹은 숙소 예약 앱으로 숙소를 미리 다 보고 후기도 다 보고 묵는다


2010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에 배낭여행을 했었다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면 역에서 지도부터 챙겼다

'인터넷 카페'에서 숙소를 예약하거나 그게 안되면 도착해서 이 골목 저 골목 숙소를 찾아다녔다 

숙소에 여행자들이 기록해놓은 방명록을 보고 여행 정보를 얻었다

어느 식당에 뭐가 맛있더라 어느 식당 아저씨가 친절하고 어디 시장에 뭐가 신선하더라

어디 가려면 어디서 무엇을 타는 게 교통비가 저렴하더라 방명록에 쓰여 있었다

어떤 건 인터넷에서 본 정보보다 최신 정보였다.

오늘 체크아웃한 여행자가 바로 어제 갔던 곳의 후기를 써놓은 것도 있었으니까

자신이 가본 곳의 위치를 표시해놓은 동네 약도로 그려놓은 사람도 있었고 나도 그중에 한 명이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아니라 

사람에게 물었다. 

숙소 직원, 다른 여행자, 지나가는 

사람에게 말은 걸었다.


요즘은 일부러 스마트폰 없이 여행하는 여행자들도 있다고 한다. '디지털 디톡스', '힙함' 이런 말과 함께.

새로운 것을 탐험해보고 싶은 욕망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끌고 갈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탐험하고 싶은'을 한 단어로 하면 그게 바로 '여행'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동네 산책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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