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도 할 수 있다 생애 첫 전자책 출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 책을 냈다. 내가 책은 낸 과정과 배운 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출판 경험은커녕 글을 돈 받아 파는 경험 자체가 드물었는지라 모든 절차가 생경했다. 내가 글을 쓰는 방법은 으레 출판계에서 말하는 글 쓰는 단계와는 달랐던 듯하다. 오히려 글쓰기에 디지털 환경에서 제품을 끌어가는 방식을 얹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러니까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따끈따끈한 첫 책 <오늘부터 프로덕트 매니저> 에도 많은 관심을
판매처: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리디북스
1) 기획 https://brunch.co.kr/@milkonrocks/34
2) 작성 https://brunch.co.kr/@milkonrocks/35/
3) 교정, 교열과 윤문 + 4) 편집
5) 판매와 유통
6) 홍보
2. 작성
이제는 피할 수 없다. 원고를 써야 한다. 공부하라면 책상 정리하고 문구류를 갑자기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바로 나다. 그래서 원고를 쓰기 전에 어떤 툴에 쓸지부터 고민했다. 나는 Google Docs에 작성했다. 다음은 Google Docs에 원고를 작성할 때의 장점이다.
(1) pdf, epub, doc 등의 다양한 양식으로 문서를 내보낼 수 있다
(2) 원고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여러 명에게 받을 수 있다
(3) 피드백을 반영 완료 여부에 따라 구분하여 관리할 수 있다
(4) 수정 단계별로 문서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파일에 버전으로 저장할 수 있다
(5) 온라인에 저장하는 파일이기 때문에 유실이나 잘못된 파일 버전에 대한 걱정이 없다
(6) Google Docs에서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기를 쉽게 돌려볼 수 있다
(7) 무료이다
나는 통상의 종이책 출판을 거친 적이 없으므로 어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지 잘 모른다. 아마 hwp로 출판 기획서도 배포하는 것으로 보아 한글로 추정된다. 물론 한글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러한 경우에는 특정 환경에서만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아울러 오프라인으로 작업하는 경우, 작성했던 버전의 파일을 매번 최종 버전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터넷 접근이 확보되는 환경에 있다면 Google Docs로 쓰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공동으로 편집하는 과정이 있다면 각자의 차례를 기다리거나 불편하게 병합을 하는 것보다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린 Google Docs가 좋다.
툴도 정했고 정말 최후까지 미루어서 이제 글을 써야 하는 차례이다. 참 이상하지. 하라는 사람 없이 자처해서 하는 일도 막상 하려면 싫다. 그래도 힘을 내서 도전 해본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다양한 버릇이 묻어 있다. 그래서 내가 한 방법이 반드시 맞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나와 같이 사실과 정보를 전달하는 양식의 글을 쓰고자 한다면 꼭 몇 가지 강조해서 말하고픈 팁이 있다.
(1) 목차를 먼저 작성하고 가장 상세하게 작성하자
(2) 목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초안을 완성하지 말고 글 전체에 살을 붙이며 진행하자
(3) 정해진 시간 동안 글을 작성해서 초안을 완성할 마감 날짜를 정하자
(4) 전체 분량과 목차의 각 항목별로 대략의 분량을 정하자
실용서라면 단연코 목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차를 작성하지 못하는 말은 말하면서 강약을 조절하지만 글은 다르다. 그리고 더욱이나 책과 같이 긴 글은 더더욱 다르다. 강약 조절보다는 맥락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말이 모두 들어 갔는지와 그 배치는 적당한지 살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각 제목이 직관적으로 작성 되어 책의 내용을 가늠하고 독자로 하여금 궁금하게 할 수 있는지 점검 해보자. 실용서를 처음부터 끝까지는 읽는 사람은 드물고 오히려 끊어서 읽기 때문에 매 장마다 힘을 최대한 넣어서 정보를 전달하려고 했다. 하나의 장을 작성하다 보면 그다음 장과의 맥락이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전체 목차를 두고 어떤 부분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정리한다.
그리고 문학과는 다르게 흐르는 흐름에 따라 쓴다기보다는 명확하게 장 단위로 끊어지는 부분이 있으므로 하나의 장을 초안에 가까운 완성도로 쓰기보다는 목차를 전체적으로 계속 발전시켰다. 예를 들자면 1장 2장 3장에 각기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 정한 뒤에 1장부터 써내려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를 1장 2장 3장 모두 한 번 더 구체화하는 것이다. 더 이상 구체화할 것 없고 각 장에서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정했다면 그때 문장으로 이어준다. 이렇게 작업하면 전체 분량 중 각 장이 얼마 나의 분량을 차지하는지 조절할 수 있다. 한 장을 한 번에 써버리면 어떤 장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매우 상세하게 서술하고 또 다른 장은 매우 추상적으로 마무리 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용서의 핵심은 글과 어조의 균일한 느낌과 온도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감일자 역시 이렇게 잡으면 더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기한이 넉넉하게 남은 1장을 빽빽하게 쓰고 2장부터는 맥 빠지는 글 그리고 마감에 다가오는 마지막 장은 엉성하다면 좋은 글이 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 팁은 모든 원고에 해당하는 내용은 아닐 수 있다.
(5) 실용서라면 종이책 기준으로 분량은 A4 200장을 목표로
(6) 원고를 어느 정도 썼다면 출판기획안을 완료해서 출판사에 보내 보자
분량에 대해서는 A4 기준 여백 상하좌우 1cm, 폰트 사이즈 12pt로 200장이면 무난히 종이책 출판이 가능한 듯하다. 혼자서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이 이 분량을 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전자책 시장 더욱이나 최근의 트렌드는 다른 결이 있다. 우선 사람들은 사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산다. 글을 쓰는 노동에 대하여 그 어느 때보다 평가가 박하다. 하지만 현직자와의 20분 대화가 1만 4천 원에 판매되고 1:1 멘토링은 10만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나는 IT 업계 10년 차 현직자로서 후배에게 비대면으로 만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을 모두 적은 책을 냈다. 종이책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가치일 수 있으나 내가 책정한 책의 가격은 기준이 애당초에 달랐다. 하지만 출판시장 자체의 흐름은 언제나 종이책 중심이므로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나의 최종 원고를 130장 분량으로 14,900원으로 책정했다. 책의 가격이 더 싸거나 책의 분량이 더 많으면 더 잘 팔렸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희소성에 집중하자. 팔리는 이야기가 팔린다. 긴 이야기가 팔리는 게 아니다.
이 원고를 마치는 과정에서 친구들의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근자감 심어주기이다. "이 정도면 종이책 쓸만하지 않냐", "왜 구태여 자비출판만 작게 하냐"는 말을 들다. 그래서 뭣도 모르고 투고를 위한 기획안을 써서 심지어 더 겁도 없이 아주 큰 출판사에만 보냈다. 그것도 보내고 나서 알았다. 운 좋게 보낸 5개의 출판사 중에서 3개에서 답변이 왔고 대부분 원고의 분량이 짧아 이에 대한 작업을 해서 내자는 식이었다. 우선 전자책은 내둔 상태이고 이 원고에 더 살을 붙여 종이책으로 낼 계획을 하고 있다. 기회는 역시 구하는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어차피 책을 쓰기 위해 글을 100장 이상 썼다면 출판 기획서도 써보자. 기획할 때 모두 정리한 내용이니 얼마 걸리지 않는다.
원고를 마치기까지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낼 사람에게 응원을 보낸다
다음 글에서 계속
전자책 출판 및 유통을 대행하는 유페이퍼에서 2주 연속 주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자비 출판을 위한 손익분기점을 이제야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