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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점휴업 Sep 09. 2022

#3 제품을 만든거야 책을 쓴거야

: 당신도 할 수 있다 생애 첫 전자책 출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 책을 냈다. 내가 책은 낸 과정과 배운 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출판 경험은커녕 글을 돈 받아 파는 경험 자체가 드물었는지라 모든 절차가 생경했다. 내가 글을 쓰는 방법은 으레 출판계에서 말하는 글 쓰는 단계와는 달랐던 듯하다. 오히려 글쓰기에 디지털 환경에서 제품을 끌어가는 방식을 얹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그러니까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따끈따끈한 첫 책 <오늘부터 프로덕트 매니저> 에도 많은 관심을
판매처: 예스24알라딘교보문고리디북스


<당신도 할 수 있다 생애 첫 전자책 출판> 

1) 기획 https://brunch.co.kr/@milkonrocks/34

2) 작성 https://brunch.co.kr/@milkonrocks/35/

3) 교정, 교열과 윤문 + 4) 편집 https://brunch.co.kr/@milkonrocks/36

5) 판매와 유통

6) 홍보


(안물안궁 tmi) 2편 말미에 이야기 했던 출판 기획서가 실제로 채택이 되고 출판사와 계약을 해서 공저자 2명을 더 섭외하여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계기로해서 괜한 용기가 나서 역자 제안도 출판사에 해보았는데 이것도 수용되어서 번역도 함께 하고 있다. 왠지 나 스스로도 갑작스럽게 작업했던 전자책 출판이 실제로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이라 기분이 묘하다. 더불어 이 포스팅이 조금 더 의미롭도록 풍부한 정보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신난다.


그럼 다시 본론으로


계속 이어지는 글과 무관하지만 내가 찍은 사진


나는 작가를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거니와 이 책은 경력 10년을 맞아서 스스로 정리하는 회고의 목적도 있으므로 쓰는 과정 자체가 고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프로덕트 매니저를 하면서 배운 점이 하나 있다면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 없고(그래서 잘잘못을 따지는 사람도 없다) 완벽하게가 아니라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인생은 바쁘고 할일은 많으니 완벽하기까지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얼렁뚱땅 하자는 컨셉에 맞추어 스스로 만들었던 기한까지 원고를 우선 다 썼다. 하지만 14,900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책을 읽는 독자가 최소한 대단히 뛰어난 명문은 아닐지언정 정돈된 가독성 높은 글을 읽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지금 설명하려는 단계에 공을 들였다. 우선 단어 뜻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1. 교정(校訂) : 남의 문장 또는 출판물의 잘못된 글자나 글귀 따위를 바르게 고침.

2. 교열(校閱) : 문서나 원고의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함.

3. 윤문(潤文) : 글을 윤색함.

4. 윤색(潤色) : 윤이 나도록 매만져 곱게 함.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으나 각각은 중첩되거나 사람마다 다른 의미로 쓰이는 때마다 물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야매로 시작된 전자책 출판이기 때문에 이 3가지 과정을 모두 합쳐서 진행했다. 중이 제 머리를 못 깎으니 이 과정을 도와줄 지인 2명의 도움을 구했다.


- 이 책이 다루는 업계/직무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내용에 대한 조언을 줄 수 있는가?

- 나보다 꼼꼼한 관점으로 까다롭게 글을 고칠 수 있는가?


물론 지인에게 원고를 넘기기 전에 맞춤법 검사기는 모두 돌려보고 넘겼지만 그대로 긴장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MBTI로 따지자면야 나도 J이지만 생계형 J이기 때문에 입금 전 자아는 P이기 때문에 엉성한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실제로 이 과정을 지인이랑 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업계 지인이기 때문에 내가 일에 대해서 또는 이 책을 쓰기까지의 맥락에 대해서 이해했기 때문에 다양한 피드백을 주었고 맞춤법 및 고쳐쓰기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Google Docs 댓글로 달았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댓글이 900개 가까이 달렸던 기억이다. 책을 써서 수익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나에게 중요한 사건에 지인의 흔적이 남는다는 것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한가지 과정을 더 덧붙였는데 베타리딩(Beta Reading)이다. 실제 출판 업계에서는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완성된 원고를 먼저 주변 주니어에게 읽어달라 부탁한 것은 홍보 문구를 뽑을 때 실제 독자층에게 가장 와닿는 문구를 뽑아내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강할 내용이 있을지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무척 IT 업계 사람의 접근이 아닐 수 없달까나.


이 사진은 세종수목원에서 찍은 것인데 금호였던 기억이다


이 과정까지 마치고 나면 드디어 편집이다. 우선 이 단계에서 2가지를 함께 진행했다. 책 표지에 대한 디자인을 포함하여 시각적인 요소에 대한 작업과 준비된 원고를 가독성 높게 담아낼 텍스트에 대한 편집이다. 이 역시도 주로 디지털 환경의 제품을 디자인하는 지인을 동원하여 작업을 했다. 재밌었던 점은 이 책은 모두 출판에 대한 문외한인 IT 업계 사람이 모여서 작업했기 때문에 디자인도 그 특색이 반영되었다. 이 과정에서 고민했던 지점은 아래와 같다.


- Google Docs 로 작성된 문서를 pdf 또는 epub으로 출간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이 책에 어울리는 색상과 그에 맞는 브랜딩/메세징은 무엇인가?

- 이 책을 읽는 독자에 맞도록 편집을 하려면 어떤 요소가 감안되야 하는가?


2편에서도 다루었던 이야기이지만 Google Docs를 사용할 때의 장점도 명확하지만 Sigil 등의 전자책 집필 프로그램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곧장 사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Google Docs 로 작업하는 경우, epub 으로 내보내기 하고난 다음 추가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실제 문서에서는 동일하게 보이는 스타일도 내보내기 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르게 인코딩 되어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봐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igil 은 상대적으로 Google Docs 보다 서비스적인 업데이트가 잘 되어있지 않으므로 이용이 불편하다. 출판하는 것만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Google Docs 를 사용했다. epub과 pdf 의 기로에 놓인 지인과 나는 또 IT 업계 사람다운 결정을 했다 1) 출판이 먼저니까 pdf 로 내보내고 이 형식을 지원하는 출판사에 먼저 책을 배포한 다음 2) 그 사이에 epub 작업을 해서 추가 플랫폼에 내보내자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 협업하고 있는 출판사 편집인이라면 뜯어 말릴 일 같다. 하지만 역시 모르면 용감하달까나 그와 같은 순서로 작업했다.


책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고를 때도 우선 각자 원하는 스타일의 레퍼런스 책과 왜 각각의 책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는지를 조사해 와서 의견을 공유했다. 이미 내용 자체가 딱딱하게 쓰이지는 않았으므로 폰트 역시 꾸밈이 적은 폰트를 사용하여 가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이 컨셉에 맞추어 색상도 정했다. 그리고 책의 제목을 정할 때도 제품의 이름 또는 앱스토어에 앱을 올릴 때와 같은 이치로 최대한 검색어에 많이 걸리고 이 책의 예상독자가 검색할만한 키워드를 넣었다. '포트폴리오 작성부터 면접 팁까지, 현업 10년 경험을 담은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그 고민의 집약이다. 선택한 색상도 재미있는데 보통 종이책 출판 시에는 고르지 않는 색상이다.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인 사람들이 구성해서 그런지 오히려 광고 배너 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것이 오히려 다양한 책 가운데 있으니 더 안목을 끌었다는 생각이 이제 든다.


마지막으로 편집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신경 썼던 부분은 간지를 추가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도 업계 도서의 독자로서 책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훑어 보다가 눈을 끌거나 재밌는 발췌가 있으면 그 책을 앞뒤로 보고 그 다음에서야 실제로 책을 다시 읽어볼 이유를 발견하면 처음부터 꼼꼼히 읽는다. 이 과정은 사실 제품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 처음부터 제품을 결제할 마음으로 들어오는 사용자는 그 제품에 대한 니즈가 확실한 경우이다. 이를테면 운전면허를 준비하는 사람이 책을 산다고 생각하자. 그 사람을 책을 살 준비가 이미 되어 있다. 그렇다면 가장 눈에 띄는 책이 선택을 받겠지만 나의 책은 딱히 그런 것도 아니므로 검색 했을 때 책 미리보기를 통해 보는 페이지 중에 눈에 띄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어야 독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주로 장마다 시선을 끌어잡을 만한 문구를 간지로 빼서 작업을 해서 편집을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원고 작성만큼이나 공을 들인 작업을 모두 마쳤다. 왠지 지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지인이 없다고 해도 전혀 문제될게 없다. 숨고, 크몽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단건 용역을 계약하면 무척 저렴한 비용으로 위 작업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출판 디자인', '교정, 교열'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자.


편집본까지 작업을 마쳤을 때 무척 설렜던 기억이다. 몇 권이나 팔릴지 모르겠지만 또 IT 업계 사람은 잘 만든 제품이어야 팔린다고도 생각하지만 팔면 팔린다는 마음으로도 일하기 때문에 이제 잘 팔아 보도록 한다.



이제와 찾아 보니 책을 낸지 1년이 지난 지금 300권 정도 팔렸다.

그리고 책에 대한 별점도 모두 내 예상(5점 만점 2점)을 뛰어넘어서 무척 기쁘다.

조금 부끄럽지만 정성스러운 후기는 모두 스크린샷으로 보관했다가 종이책 쓰기 싫을 때 읽어 보곤 했다.

내 방식대로 또 새로운 익명의 사람들을 만나서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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