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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점휴업 Jul 14. 2023

<러브드> 번역후기

: 제가 어쩌다 이 존잘님 글을 번역하게 되었는지요

<인스파이어드>, <임파워드>에 이어 SVPG의 책인 <러브드(원제: LOVED: How to Rethink Marketing for Tech Products)>를 번역했다.


알라딘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0595034

예스 24 :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0227845

교보문고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3108865


“이렇게 성실하게 사는데 블로그까지 성실하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에 대충 한다. 하지만 마지막 사이드 프로젝트 글을 보고 조금 부끄러워졌다. 마지막이 전자책 출판에 대한 글인데 심지어 완성을 못했고 (훗) 2년이 지난 지금은 그 전자책을 바탕으로 종이책도 냈고 그 사이에 번역서도 냈다. 아마 다음 번역서도 잠정적으로 정해진 듯하다. 생각해 보면 어마어마하게 부지런히 시간을 보낸 것일 수도? 전자책 출판 과정에 대한 글을 이어서 쓰면 좋겠지만 그전에 지금의 감정을 몰아 번역서 출판 경험부터 먼저 글로 정리해본다.


직접 책을 쓸 때보다 좋은 점

    • 이미 출판된 글이라 읽기가 수월하고 글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 글을 쓸 때는 단계를 나눠서 하면 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문장 자체에 천착하는 동시에 내용을 정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 그런 의미에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작업할 수 있다. 직접 책을 쓸 때도 공부를 하지만 전달하기 위한 공부라면 번역의 공부도 전달을 해야 하지만 내가 소화하는 게 먼저다.

    • 시작하기 전에는 꾸준히 하면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패턴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지는 조금 다른 문제이지만 말이다.


직접 책을 쓸 때보다 아쉬운 점

    • 맥락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할 때 직접 물어볼 수 없다. 말은 말이다.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도 있을 수 있는데 맥락상 불분명한 문장이 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거예요?”하고 물어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기 때문에 추정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 이럴 줄 알았겠지만 당연히 기대처럼 안된다 마지막에 폭풍 같은 벼락치기를 거쳐야만 완성이 된다. 그래서 수학의 정석처럼 맨 앞장만 뛰어난 글이 될 수 있어서 부러 중간 챕터부터 시작해서 하는 방식을 선택했었다. 그래야 온도감이 전반적으로 잘 맞으니까.

    • 편집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적다. 직접 책을 쓰는 동안에는 그야말로 주에 한 번은 편집자와 이야기한다는 정도의 온도감으로 탈고를 했었는데 번역은 아무래도 그렇지가 못하다 보니 혼자 벽 보고 작업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두 카테고리 안에 안 들어가는 이야기

    • 책의 내용 자체에서 위안을 받았다. 말에 주술적인 힘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나는 이 직업으로 은퇴하고 싶다. 가능하면 좋은 결과물을 내고 싶고 지치지 않고 오래 이 일을 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주변을 둘러봤을 때 그런 사람이 적다. 스타트업에서 같이 20대를 불태웠던 친구들은 “이제 그러지 않을래”라고 하거나 사업을 하러 떠났다. 일은 일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기분으로 이제 업계 도서를 본다.

    • <인스파이어드>의 경우에는 원체 한국에서 국민(일리가 업계) 도서로 자리 잡아서 마티 케이건이 내한을 했다고 한다. 그때 번역자도 식사를 따로 했다고 했는데 그 경험을 너무 해보고 싶었다. 역자의 경험에 아무래도 몰입해서 더더욱 그렇겠지만 나중에 그런 일이 정말로 생긴다면 무척 기쁠 것 같다.

    •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하면 정말로 해외에서 일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요새 커리어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을 정하자면 1) 좋은 플랫폼이나 커리큘럼을 발굴해서 강의 콘텐츠 만들고 전자책 계속 찍기 2) 해외에서 일하기 2가지 정도이다. 번역은 2)를 돕는 과정이다.


다음 책 번역할 때

    • 편집자 분과 통화도 해본 적이 없고 오직 카톡과 메일로 아주 드물게 연락했는데 협업이 잘되었다. 내가 너무 다음 책을 하고 싶어 하기도 했고 편집자 분과 함께 해서 좋다고 해서인지 출판사 대표님께 다음책을 같이하고 싶다고 이야기하신다 하니 협력을 계속 잘해보면 좋을 거 같다.

    • 용어집을 미리 만들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용어를 하나의 표현으로 모으고 그 과정에서 고민한 맥락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나도 몇 가지 표현은 번역을 할지 영어를 그대로 적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 원어로 두 번 정도는 읽어보자. 한 번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디서 힘줄 지를 위해서, 두 번은 그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더 읽는다면 추가적으로 리서치를 하거나 고민해 볼 만한 부분 있는지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 번역하면서가 정말 공부를 더 많이 한 거 같은데 그 공부한 내용 그 자체도 아티클로 써서 내도 좋을 거 같다. 매번 글감이랑 내용 찾아 헤맸는데 아주 짧아도 상관없다 생각하고 적어보기.

    • 내가 번역하고 싶은 책을 발굴해서 출판사에 제안해도 좋을 거 같다. 이건 굳이 내가 직접 읽지 않더라고 PM 추천 책은 꾸준히 팔로업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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